법원 “경위서 작성 거부는 징계 사유”

<앵커 멘트>

직장인들이 회사에 다니다 보면 경위서를 쓰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잘못이 없다는 생각에 경위서 작성 요구를 거부하면 징계 사유가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회사원들이 상관에게서 경위서를 작성하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인터뷰> 김현우(회사원) : "요구죠 강요, 일종의 압박. 거부할 수 있으면 거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인터뷰> 유기택(회사원) : "우선은 거부하는 것보다는 내 입장을 설명하는 게 낫잖아요?"

버스 운전기사 이모 씨는 지난 2009년 회사로부터 경위서 작성을 요구받았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전화통화를 하거나 다른 기사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회사가 개인적인 일에 대해 경위서까지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를 거절했고, 회사는 이씨를 업무 명령 위반으로 해고했습니다.

이에 이씨는 회사의 해고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습니다.

재판부는 "경위서 작성 요구가 양심과 다른 의사 표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정당한 업무 명령"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경위서는 있는 그대로의 사건의 전말을 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위서를 쓰게 하는 것이 개인의 양심이나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 만큼 잘못이 없다는 생각에 경위서 작성을 거부하기보다는 이를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