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제] 화폐 대신 금?

입력 2011.07.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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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럽의 금융강국 스위스가 금을 화폐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큰 달러화에 기대기보다는 안정자산인 금을 통화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이른바 금 본위제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국제부 임종빈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임 기자, 스위스는 이미 스위스 프랑을 쓰고 있는데, 금화를 함께 쓰겠다는 건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유럽연합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유로화를 쓰지 않고 프랑을 쓰고 있죠.

여기에 별도로 금 통화를 도입해 이른바 골드 프랑을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최대 정당인 우파의 스위스 국민당이 이른바 건전한 통화 캠페인을 후원하고 있는데요.

금화를 공식 도입하자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금융전문지 마켓워치가 보도했습니다.

배경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목됐는데요.

달러나 유로의 변동성이 심화됐고, 인플레이션 압박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금을 살 수 있는 최소 단위가 우리 돈 12만원정도인 100스위스프랑인데요.

골드 프랑이 만들어지면 금 함유율 0.1g짜리 동전을 지금의 금값 기준으로 5 스위스 프랑 정도면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질문> 스위스는 달러나 유로를 쓰지 않아서 금융 위기 여파가 덜 했을텐데, 굳이 금화를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요?

<답변>

스위스에서 사용되는 프랑의 가치 또한 최근 급등하면서 변동성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유럽 내 금융 위기 때문에 스위스 프랑이 이른바 안전 자산이 됐기 때문입니다.

프랑의 가치는 올해 초부터 유로대비 24%, 달러 대비 12%나 뛰어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기준으로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 저널은 프랑 대비 유로 실적이 유럽 부채 위기에 대한 통화 투자자들의 우려를 나타내는 지표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자금이 그리스와 같은 취약 지대에서 빠져나오면서 프랑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월가의 한 전문가느 프랑 대비 유로 가치 변동이 가장 컸던 때는 유럽 부채 위기와 정확히 일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금화를 도입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나요?

<답변>

금화를 도입하겠다는 건 금의 가치에 맞게 화폐가치를 정하는, 이른바 금 본위제를 도입한다는 겁니다.

금 본위제는 20세기 중반 세계 모든 나라에서 폐지가 됐지만, 최근에 다시 도입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유타주에서는 지난 3월부터 금과 은이 통화로 사용되고 있구요.

테네시와 뉴햄프셔 등 12개 주가 유사 법안 제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 본위제는 각 나라의 정부가 가진 지폐의 가치만큼 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원칙인데요.

이렇게 되면 각국이 통화를 마구 찍어내는 현상이 사라지면서 화폐 가치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도 진정됩니다.

다른 나라 통화와의 교환 가치에 불안정성도 사라져 원칙적으로는 외환 위기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질문> 그렇다고 금 본위제를 전 세계가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겠죠?

<답변>

앞서 말씀 드렸듯 국가가 찍어내는 화폐만큼 금을 보유해야 합니다.

일단, 스위스의 경우에는 금 보유고가 세계 7위에 이르고 중국과 맞먹을 만큼 양은 많습니다.

반대로 금이 충분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쉽사리 금 본위제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 됩니다.

금 본위제를 반대하는 사람이 닥터둠 루비니 교수인데요.

현실적으로 대부분 중앙은행의 금 보유 규모는 필요한 양의 2%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또, 통화가 안정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유연성도 그만큼 경직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에 대해 상황에 맞는 대처를 하지못해서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겁니다.

최근엔 세계 은행 총재도 금 본위제의 회귀를 제안했지만 루비니 교수는 끔찍한 일이 될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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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경제] 화폐 대신 금?
    • 입력 2011-07-12 16: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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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럽의 금융강국 스위스가 금을 화폐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큰 달러화에 기대기보다는 안정자산인 금을 통화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이른바 금 본위제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국제부 임종빈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임 기자, 스위스는 이미 스위스 프랑을 쓰고 있는데, 금화를 함께 쓰겠다는 건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유럽연합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유로화를 쓰지 않고 프랑을 쓰고 있죠. 여기에 별도로 금 통화를 도입해 이른바 골드 프랑을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최대 정당인 우파의 스위스 국민당이 이른바 건전한 통화 캠페인을 후원하고 있는데요. 금화를 공식 도입하자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금융전문지 마켓워치가 보도했습니다. 배경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목됐는데요. 달러나 유로의 변동성이 심화됐고, 인플레이션 압박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금을 살 수 있는 최소 단위가 우리 돈 12만원정도인 100스위스프랑인데요. 골드 프랑이 만들어지면 금 함유율 0.1g짜리 동전을 지금의 금값 기준으로 5 스위스 프랑 정도면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질문> 스위스는 달러나 유로를 쓰지 않아서 금융 위기 여파가 덜 했을텐데, 굳이 금화를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요? <답변> 스위스에서 사용되는 프랑의 가치 또한 최근 급등하면서 변동성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유럽 내 금융 위기 때문에 스위스 프랑이 이른바 안전 자산이 됐기 때문입니다. 프랑의 가치는 올해 초부터 유로대비 24%, 달러 대비 12%나 뛰어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기준으로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 저널은 프랑 대비 유로 실적이 유럽 부채 위기에 대한 통화 투자자들의 우려를 나타내는 지표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자금이 그리스와 같은 취약 지대에서 빠져나오면서 프랑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월가의 한 전문가느 프랑 대비 유로 가치 변동이 가장 컸던 때는 유럽 부채 위기와 정확히 일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금화를 도입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나요? <답변> 금화를 도입하겠다는 건 금의 가치에 맞게 화폐가치를 정하는, 이른바 금 본위제를 도입한다는 겁니다. 금 본위제는 20세기 중반 세계 모든 나라에서 폐지가 됐지만, 최근에 다시 도입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유타주에서는 지난 3월부터 금과 은이 통화로 사용되고 있구요. 테네시와 뉴햄프셔 등 12개 주가 유사 법안 제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 본위제는 각 나라의 정부가 가진 지폐의 가치만큼 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원칙인데요. 이렇게 되면 각국이 통화를 마구 찍어내는 현상이 사라지면서 화폐 가치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도 진정됩니다. 다른 나라 통화와의 교환 가치에 불안정성도 사라져 원칙적으로는 외환 위기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질문> 그렇다고 금 본위제를 전 세계가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겠죠? <답변> 앞서 말씀 드렸듯 국가가 찍어내는 화폐만큼 금을 보유해야 합니다. 일단, 스위스의 경우에는 금 보유고가 세계 7위에 이르고 중국과 맞먹을 만큼 양은 많습니다. 반대로 금이 충분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쉽사리 금 본위제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 됩니다. 금 본위제를 반대하는 사람이 닥터둠 루비니 교수인데요. 현실적으로 대부분 중앙은행의 금 보유 규모는 필요한 양의 2%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또, 통화가 안정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유연성도 그만큼 경직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에 대해 상황에 맞는 대처를 하지못해서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겁니다. 최근엔 세계 은행 총재도 금 본위제의 회귀를 제안했지만 루비니 교수는 끔찍한 일이 될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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