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살 빼준다” 여고생에 마약 투약

입력 2011.07.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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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다지만 어쩌다 이런 충격적인 일까지 다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고생이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하는 것도 모자라,조직폭력배를 만나 필로폰까지 맞았습니다.

마약에 취해 차마 입에 담기어려운 일들을 벌였는데요.

정수영 기자, 경찰이 조사해보니 겉보기엔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이었다고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두 여자 청소년 모두 부모 형제가 있는 겉보기에 평범한 가정 출신이었습니다.

가출을 한 뒤 숙식비를 벌기 위해 유흥업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조직폭력배와 가까워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30대 폭력배는 여자 청소년들에게 살을 빼준다는 달콤한 말로 필로폰에 손을 대게 만들었습니다.

환각상태에서 혼숙하기를 일삼았습니다.

순식간에 마약에 중독됐고 번 돈을 모두 마약 사는데 쏟아붓고 말았습니다.

부산 모 고등학교 2학년 이모 양은 동갑내기 친구인 자퇴생 최모 양과 올해 초 가출했습니다.

이 양 등은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 괴정동 일대에서 이른바 노래방 도우미로 유흥업소 접대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주간에는 학교에 가고 야간에는 가방 안에 교복을 넣어 와 노래주점에서 도우미로 (나갔습니다.) 한 학생은 아예 가출했기 때문에 바로 출근했습니다."

이 양 등은 노래방에서 자주 어울리던 조직폭력배 33살 김모 씨와 가까워졌고 함께 모텔까지 드나들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3월초 세 사람은 함께 모텔에 투숙했고 김 씨는 이 양 등에게 솔깃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평소 몸매에 불만을 느껴오던 이 양에게 살이 빠지는 약이라며 필로폰을 들이밀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이 모양이 좀 뚱뚱한 편입니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서 김 씨가 히로뽕을 꺼내서 살도 빠지고 맞으면 기분이 상당히 좋아진다, 잠도 안 오고 상당히 좋다(고 권했습니다)"

이 양 등은 호기심을 떨치지 못한 나머지 순순히 팔을 내밀었고 김 씨는 서슴없이 필로폰을 투약했습니다.

김 씨는 두 여자 청소년을 환각상태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번갈아가며 성관계마저 가졌습니다.

김 씨는 이후 두 차례 더 이 양 등에게 필로폰을 투약하도록 유도했고 번번히 모텔을 함께 드나들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두 여고생은) 마약 투약 경험이 없습니다. 그런 학생들한테 한 3회 정도 마약을 투약하면 중독이 됩니다."

이 양 등은 세 차례 마약을 투약한 뒤 순식간에 중독됐고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해 줄 것을 김 씨에게 부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공짜로 필로폰 투약해 주기를 거듭하던 김 씨는 태도를 돌변해 마약 값을 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마약을 주면서 환심을 샀을 것이고 그리고 중독에 이르렀을 때 (김씨)가 또 판매하기 쉬웠겠느냐 그래 싶습니다."

이 양 등은 한 차례 필로폰을 투약할 때마다 김 씨에게 10만 원을 내야 했고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해가며 번 돈을 마약 사는 데 쏟아부었습니다.

밤에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고 낮에는 학교를 다니던 여고생 이 양은 필로폰 투약 뒤 환각 상태가 채 깨지 않은 채 학교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그날도 아침에 수면제를 먹고 와서 너무 졸리다, 이런 식으로 얘기해서 그런 걸로 상담을 받았거든요."

스스로 필로폰을 투약할 수 없었던 이양 등은 마약이 간절할 때마다 김 씨를 모텔로 불러냈고 필로폰을 사들여 환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자기들도 기분이 좋고 붕 뜨고 그런 진술을 했고 지금도 주사기를 보면 하고 싶다는 이런 말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동안 이 양 등은 노래방 도우미로 번 돈 120만 원을 김 씨에게 고스란히 건넸고 12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0.03그램이 보통 추산은 1회 투약분량입니다. 그럼 4그램 같은 경우는 한 130회 정도 되는데 서서히 중독이 돼가니까 처음에는 0.03그램 1회 투약을 하다가 나중에는 좀 투약량을 늘려갔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필로폰에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이 양 등은 투약량을 점점 늘려간 끝에 많게는 3~4회 투약량을 한 번에 맞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마약 중독에 빠진 이 양은 필로폰 투약 후유증에 시달린 끝에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여고생이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하며 필로폰을 투약하고 있다는 첩보가 경찰 귀에 들어갔고 즉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탐문 수사 끝에 마약에 중독된 이양 등을 찾아냈고 필로폰을 공급하던 김 씨를 붙잡았습니다.

<녹취> 김 모씨(피의자) : "제가 잘못했습니다. 죗값은 받겠습니다."

경찰 조 사 결과 이 양 등은 부모 형제가 있는 평범한 가정 자녀였고 사건이 적발된 뒤 부모에게 넘겨졌습니다.
경찰은 이 양 등에게 필로폰을 공급하고 성관계까지 벌인 조직폭력배 33살 김모 씨를 구속하고 미성년자를 유흥업소에 취업시킨 노래방 업주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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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살 빼준다” 여고생에 마약 투약
    • 입력 2011-07-15 08: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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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다지만 어쩌다 이런 충격적인 일까지 다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고생이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하는 것도 모자라,조직폭력배를 만나 필로폰까지 맞았습니다. 마약에 취해 차마 입에 담기어려운 일들을 벌였는데요. 정수영 기자, 경찰이 조사해보니 겉보기엔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이었다고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두 여자 청소년 모두 부모 형제가 있는 겉보기에 평범한 가정 출신이었습니다. 가출을 한 뒤 숙식비를 벌기 위해 유흥업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조직폭력배와 가까워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30대 폭력배는 여자 청소년들에게 살을 빼준다는 달콤한 말로 필로폰에 손을 대게 만들었습니다. 환각상태에서 혼숙하기를 일삼았습니다. 순식간에 마약에 중독됐고 번 돈을 모두 마약 사는데 쏟아붓고 말았습니다. 부산 모 고등학교 2학년 이모 양은 동갑내기 친구인 자퇴생 최모 양과 올해 초 가출했습니다. 이 양 등은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 괴정동 일대에서 이른바 노래방 도우미로 유흥업소 접대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주간에는 학교에 가고 야간에는 가방 안에 교복을 넣어 와 노래주점에서 도우미로 (나갔습니다.) 한 학생은 아예 가출했기 때문에 바로 출근했습니다." 이 양 등은 노래방에서 자주 어울리던 조직폭력배 33살 김모 씨와 가까워졌고 함께 모텔까지 드나들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3월초 세 사람은 함께 모텔에 투숙했고 김 씨는 이 양 등에게 솔깃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평소 몸매에 불만을 느껴오던 이 양에게 살이 빠지는 약이라며 필로폰을 들이밀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이 모양이 좀 뚱뚱한 편입니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서 김 씨가 히로뽕을 꺼내서 살도 빠지고 맞으면 기분이 상당히 좋아진다, 잠도 안 오고 상당히 좋다(고 권했습니다)" 이 양 등은 호기심을 떨치지 못한 나머지 순순히 팔을 내밀었고 김 씨는 서슴없이 필로폰을 투약했습니다. 김 씨는 두 여자 청소년을 환각상태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번갈아가며 성관계마저 가졌습니다. 김 씨는 이후 두 차례 더 이 양 등에게 필로폰을 투약하도록 유도했고 번번히 모텔을 함께 드나들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두 여고생은) 마약 투약 경험이 없습니다. 그런 학생들한테 한 3회 정도 마약을 투약하면 중독이 됩니다." 이 양 등은 세 차례 마약을 투약한 뒤 순식간에 중독됐고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해 줄 것을 김 씨에게 부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공짜로 필로폰 투약해 주기를 거듭하던 김 씨는 태도를 돌변해 마약 값을 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마약을 주면서 환심을 샀을 것이고 그리고 중독에 이르렀을 때 (김씨)가 또 판매하기 쉬웠겠느냐 그래 싶습니다." 이 양 등은 한 차례 필로폰을 투약할 때마다 김 씨에게 10만 원을 내야 했고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해가며 번 돈을 마약 사는 데 쏟아부었습니다. 밤에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고 낮에는 학교를 다니던 여고생 이 양은 필로폰 투약 뒤 환각 상태가 채 깨지 않은 채 학교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그날도 아침에 수면제를 먹고 와서 너무 졸리다, 이런 식으로 얘기해서 그런 걸로 상담을 받았거든요." 스스로 필로폰을 투약할 수 없었던 이양 등은 마약이 간절할 때마다 김 씨를 모텔로 불러냈고 필로폰을 사들여 환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자기들도 기분이 좋고 붕 뜨고 그런 진술을 했고 지금도 주사기를 보면 하고 싶다는 이런 말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동안 이 양 등은 노래방 도우미로 번 돈 120만 원을 김 씨에게 고스란히 건넸고 12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습니다. <인터뷰> 윤병욱(경위/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0.03그램이 보통 추산은 1회 투약분량입니다. 그럼 4그램 같은 경우는 한 130회 정도 되는데 서서히 중독이 돼가니까 처음에는 0.03그램 1회 투약을 하다가 나중에는 좀 투약량을 늘려갔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필로폰에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이 양 등은 투약량을 점점 늘려간 끝에 많게는 3~4회 투약량을 한 번에 맞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마약 중독에 빠진 이 양은 필로폰 투약 후유증에 시달린 끝에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여고생이 유흥업소 접대부로 일하며 필로폰을 투약하고 있다는 첩보가 경찰 귀에 들어갔고 즉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탐문 수사 끝에 마약에 중독된 이양 등을 찾아냈고 필로폰을 공급하던 김 씨를 붙잡았습니다. <녹취> 김 모씨(피의자) : "제가 잘못했습니다. 죗값은 받겠습니다." 경찰 조 사 결과 이 양 등은 부모 형제가 있는 평범한 가정 자녀였고 사건이 적발된 뒤 부모에게 넘겨졌습니다. 경찰은 이 양 등에게 필로폰을 공급하고 성관계까지 벌인 조직폭력배 33살 김모 씨를 구속하고 미성년자를 유흥업소에 취업시킨 노래방 업주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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