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존슨, 남자 110m 허들의 ‘전설’

입력 2011.08.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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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23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제9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또 하나의 '전설'이 탄생했다.

미국의 스프린터 앨런 존슨(40·당시 32)이 남자 110m 허들 정상에 올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통산 4번째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이 대회 결승에서 존슨은 13초12 만에 결승선을 끊어 테렌스 트래멀(미국·13초20)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995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첫 세계 정상의 감격을 맛본 존슨은 1997년 아테네 대회와 2001년 에드먼턴 대회에 이어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존슨은 1983년부터 1991년까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던 그레그 포스터(미국)의 기록을 뛰어넘으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110m 허들 선수로 우뚝 섰다.

사실 존슨은 육상의 '만능선수'다.

애초 10종 경기 선수로 육상을 시작한 존슨은 멀리뛰기와 높이뛰기 등으로 여러 차례 종목을 바꾸다가 커티스 프라이어 코치를 만나면서 허들로 전향했다.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존슨에게 허들은 최고의 무대였다.

1994년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존슨은 1995년 실내·야외 세계선수권대회를 동시에 제패하면서 화려한 선수 생활의 꽃을 피웠다.

2010년 공식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존슨은 1996년 올림픽을 제패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선수 생활 동안 존슨은 무려 11번이나 12초대의 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존슨을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라이벌 콜린 잭슨(영국)이다.

2006년 류샹(중국)이 등장하기 전까지 110m 허들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잭슨은 1990년대 중반부터 존슨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육상 팬들을 트랙으로 불러모았다.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존슨이 잭슨을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했고 존슨이 부상으로 기권했던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는 잭슨이 가볍게 우승했다.

잭슨이 무려 44연승을 달리며 최강을 구가하던 2001년 대회에서는 다시 존슨이 맞수의 연승을 저지하고 정상에 복귀하는 등 두 선수의 라이벌전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콜린 잭슨은 앨런 존슨이 2010년 은퇴를 선언하자 "트랙 위에서 존슨은 가장 어려운 상대였지만 밖에서는 최고로 멋진 사람이었다"면서 "그는 지난 15년간 가장 위대한 챔피언이며 우리는 영원히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만큼 존슨은 경기장 밖에서 동료 선수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한몸에 받는 진정한 스타였다.

선수 생활 말년에 찾아온 부상을 이겨내고 서른다섯의 나이에 트랙에 복귀, 2006년 월드컵에서 12초96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존슨은 39살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해 '투혼'의 상징이 됐다.

존슨은 199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10m 허들 우승을 차지한 이후 미국팀 동료에게 휴식 시간을 주기 위해 1,600m 계주 예선에 주자로 나서기도 하는 등 자신보다 팀을 앞에 놓는 희생정신으로 감동을 안겼다.

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딴 직후에는 2살배기 딸을 안고 성조기를 흔들며 트랙을 돌더니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100주년 기념광장에서 폭발사고로 숨진 희생자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하는 성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도 수많은 어린 스프린터들은 자신의 롤 모델로 존슨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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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런 존슨, 남자 110m 허들의 ‘전설’
    • 입력 2011-08-13 07:01:09
    연합뉴스
2003년 8월23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제9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또 하나의 '전설'이 탄생했다. 미국의 스프린터 앨런 존슨(40·당시 32)이 남자 110m 허들 정상에 올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통산 4번째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이 대회 결승에서 존슨은 13초12 만에 결승선을 끊어 테렌스 트래멀(미국·13초20)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995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첫 세계 정상의 감격을 맛본 존슨은 1997년 아테네 대회와 2001년 에드먼턴 대회에 이어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존슨은 1983년부터 1991년까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던 그레그 포스터(미국)의 기록을 뛰어넘으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110m 허들 선수로 우뚝 섰다. 사실 존슨은 육상의 '만능선수'다. 애초 10종 경기 선수로 육상을 시작한 존슨은 멀리뛰기와 높이뛰기 등으로 여러 차례 종목을 바꾸다가 커티스 프라이어 코치를 만나면서 허들로 전향했다.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존슨에게 허들은 최고의 무대였다. 1994년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존슨은 1995년 실내·야외 세계선수권대회를 동시에 제패하면서 화려한 선수 생활의 꽃을 피웠다. 2010년 공식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존슨은 1996년 올림픽을 제패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선수 생활 동안 존슨은 무려 11번이나 12초대의 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존슨을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라이벌 콜린 잭슨(영국)이다. 2006년 류샹(중국)이 등장하기 전까지 110m 허들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잭슨은 1990년대 중반부터 존슨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육상 팬들을 트랙으로 불러모았다.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존슨이 잭슨을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했고 존슨이 부상으로 기권했던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는 잭슨이 가볍게 우승했다. 잭슨이 무려 44연승을 달리며 최강을 구가하던 2001년 대회에서는 다시 존슨이 맞수의 연승을 저지하고 정상에 복귀하는 등 두 선수의 라이벌전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콜린 잭슨은 앨런 존슨이 2010년 은퇴를 선언하자 "트랙 위에서 존슨은 가장 어려운 상대였지만 밖에서는 최고로 멋진 사람이었다"면서 "그는 지난 15년간 가장 위대한 챔피언이며 우리는 영원히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만큼 존슨은 경기장 밖에서 동료 선수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한몸에 받는 진정한 스타였다. 선수 생활 말년에 찾아온 부상을 이겨내고 서른다섯의 나이에 트랙에 복귀, 2006년 월드컵에서 12초96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존슨은 39살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해 '투혼'의 상징이 됐다. 존슨은 199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10m 허들 우승을 차지한 이후 미국팀 동료에게 휴식 시간을 주기 위해 1,600m 계주 예선에 주자로 나서기도 하는 등 자신보다 팀을 앞에 놓는 희생정신으로 감동을 안겼다. 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딴 직후에는 2살배기 딸을 안고 성조기를 흔들며 트랙을 돌더니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100주년 기념광장에서 폭발사고로 숨진 희생자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하는 성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도 수많은 어린 스프린터들은 자신의 롤 모델로 존슨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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