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남북 입맛 통일한 ‘냉면’
입력 2011.08.13 (10:14)
수정 2011.08.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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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곳은 서울의 한 평양냉면 집 앞입니다.
<인터뷰> 김광은(서울시 쌍문동) : "날씨도 덥고, 시원하게 먹으려고 왔습니다. 물냉면은 사계절 인기지만 특히 여름이 제철입니다.
<인터뷰> 공숙영(서울시 장충동) :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국수 같아요."
비빔냉면 역시 계절에 관계없이 인기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터뷰> 김용석(경기도 광명시) : "내가 70인데, 35년 째 가끔 와요."
손님들은 비빔냉면의 매콤하고 깔끔한 맛에 푹 빠져듭니다.
<인터뷰> 김종숙(경기도 김포시) : "그냥 밍밍하지 않고 아주 상큼하게 뭔가 시원한 맛이 나는 거."
냉면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그 차이를 아시나요?
<인터뷰> 김무원(서울시 반포동) : "그냥 가면 항상 물냉면 시켜서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뷰> 이가희(경기도 성남시) : "면발 차이라고 들은 기억이 언뜻 나는 거 같네요."
<인터뷰> 이복순(서울시 노량진) :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이고 평양냉면은 물냉면.다른 게 그거 아냐."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가장 큰 차이는 재료입니다.
평양냉면은 평안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메밀이 주성분입니다.
보통 메밀과 전분을 5대 1의 비율로 섞습니다.
면발이 비교적 굵고 잘 끊기기 때문에 비빔보다는 물냉면으로 많이 먹습니다.
<인터뷰> 이애란 경인여자대학 교수(평안도 출신 탈북자) : "동치미 국물이 아주 쫑한 맛을 내는 그 맛이랑 그 육수의 소고기 육수에 맛이 잘 어우러져서 왜 그 음식은 제가 보니까 조화에요. "
함흥냉면은 함경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감자 가루, 즉 전분이 주성분입니다.
면발이 가늘고 질겨서 비빔냉면이 발달했습니다.
<인터뷰> 안미옥 북한음식전문가(함경도 출신 탈북자) : "북한에 이제 함흥냉면은 감자 전분가지고 기본적으로 하는 냉면이기 때문에 면 자체가 하야면서도 그 이제 아주 질겨요."
함흥 지역에서는 가자미와 명태와 같은 생선회를 얹어 먹는 회냉면을 주로 먹습니다.
<인터뷰>
이병태(함흥냉면 주방장) : "이북에서는 가자미를 쓰고 남한에서는 가자미가 흔치, 많지 않으니까 양이 많지 않으니까 홍어회를 대신 사용하게 됐겠죠."
<녹취> 조선중앙tv (2004. 6. 24) : "평양냉면은 우리나라에서 12세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인민들이 즐겨 먹어온 전통적인 민족음식이었습니다."
평양냉면은 조선시대부터 이북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혔습니다.
조선후기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는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먹는 냉면을 겨울철 절식으로 기록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화를 보면 사람의 무게로 면을 뽑아내는 기구가 있을 정도로 냉면은 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음식이었습니다.
냉장고의 등장은 냉면을 사계절 음식, 특히 여름 음식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평안도 지방에서 즐겨먹던 냉면이 남쪽으로 진출한 것은 일제 강점기 시절입니다.
1920년대에는 이미 서울에 냉면집 여러 곳 문을 열 정도로 별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함경도 지역 위주로 먹던 회국수, 함흥냉면이 남쪽에 보급된 건 6.25 전쟁 때입니다.
전쟁통에 피난 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함흥냉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대동강변에 위치한 옥류관은 하루에 냉면을 만 그릇 이상 팔 정도로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외국 관광객들도 반드시 들르는 곳입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옥류관은 북한이 굉장히 자랑하는 식당이고, 또 옥류관 냉면이 자랑하는 또 음식입니다. 사실은 외부 사람들뿐만아니라 북한 주민들도 평양을 가게 되면은 일종의 필수 방문 코스같이 옥류관 냉면을 먹습니다. "
2000년 6월 분단 후 반세기 만에 남북의 정상이 만났습니다.
두 정상의 첫 대화 소재는 냉면이었습니다.
<녹취> 편치 않지 않습니까? (예, 냉면도 먹고.)냉면이 이제 아침 오전 회담이 너무 느단한데급하게 자시면 국수가 원래 맛없습니다.
지난 2007년, 두번째 정상회담에서도 옥류관이 대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녹취> 옥류관에 갔었어요? (예.)음주 잘 하십니까? (예.)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첫 번째 대화 시작이 냉면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두 번 다 정상회담하기 전날 저희 그 대통령께서 가셔서 옥류관에 가서 냉면을 드셨고, 냉면 맛을 이야기 하시면서 정상회담을 시작했었죠."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남측 기자들도 가장 먼저 옥류관을 찾았습니다.
냉면은 50년 넘게 분단된 채 살아가던 남쪽과 북쪽사람 사이에서 소통의 매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실향민들은 냉면 한 그릇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랩니다.
<인터뷰> 신혜자(서울 당산동) : "여기 오면 고향 생각이 문득문득 나요. 갈 수 없으니까 이렇게 와 가지고 고향 생각을 많이하죠."
<인터뷰> 이택수(서울 당산동) : "가 가지고 먹고 싶은 생각 간절하지요. 물론 빨리 통일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는데."
분단 이후 60년이 흘렀지만 남한에서 냉면을 우리 음식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대성(평양면옥 사장) : "옛날에는 냉면하면 이북사람들 음식, 이북 사람들이 먹는 것 했는데. 지금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할 것 없이 한국인의 음식이 돼 버렸죠."
휴전선은 여전히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고 남북관계는 꽉 막혀있지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오래 전부터 남북의 입맛을 통일했습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문화적인 이해고 사람 에 대한 이해로도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굉장히 중요한, 화해협력 과정에서는 중요한 어떤 수단이고 매개체가 될 걸로보고 있습니다. 관계가 원활해지면 남쪽 음식도 또 북쪽에 가서 북한 사람들이 남쪽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통로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평양이나 함흥이 낯설어진 건 60년에 불과합니다.
분단 이전에는 평양이나 함흥은 부산이나 광주처럼 친숙한 지명이었죠.
하지만 냉면을 먹을 때만큼은 평양이나 함흥이 손에 닿을 듯이 친숙한 곳이 되는데요.
남북간의 교류가 활발해져서 냉면을 먹을 때처럼 북한이 친숙해진다면 통일도 금세 다가오지 않을까요?
<인터뷰> 김광은(서울시 쌍문동) : "날씨도 덥고, 시원하게 먹으려고 왔습니다. 물냉면은 사계절 인기지만 특히 여름이 제철입니다.
<인터뷰> 공숙영(서울시 장충동) :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국수 같아요."
비빔냉면 역시 계절에 관계없이 인기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터뷰> 김용석(경기도 광명시) : "내가 70인데, 35년 째 가끔 와요."
손님들은 비빔냉면의 매콤하고 깔끔한 맛에 푹 빠져듭니다.
<인터뷰> 김종숙(경기도 김포시) : "그냥 밍밍하지 않고 아주 상큼하게 뭔가 시원한 맛이 나는 거."
냉면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그 차이를 아시나요?
<인터뷰> 김무원(서울시 반포동) : "그냥 가면 항상 물냉면 시켜서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뷰> 이가희(경기도 성남시) : "면발 차이라고 들은 기억이 언뜻 나는 거 같네요."
<인터뷰> 이복순(서울시 노량진) :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이고 평양냉면은 물냉면.다른 게 그거 아냐."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가장 큰 차이는 재료입니다.
평양냉면은 평안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메밀이 주성분입니다.
보통 메밀과 전분을 5대 1의 비율로 섞습니다.
면발이 비교적 굵고 잘 끊기기 때문에 비빔보다는 물냉면으로 많이 먹습니다.
<인터뷰> 이애란 경인여자대학 교수(평안도 출신 탈북자) : "동치미 국물이 아주 쫑한 맛을 내는 그 맛이랑 그 육수의 소고기 육수에 맛이 잘 어우러져서 왜 그 음식은 제가 보니까 조화에요. "
함흥냉면은 함경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감자 가루, 즉 전분이 주성분입니다.
면발이 가늘고 질겨서 비빔냉면이 발달했습니다.
<인터뷰> 안미옥 북한음식전문가(함경도 출신 탈북자) : "북한에 이제 함흥냉면은 감자 전분가지고 기본적으로 하는 냉면이기 때문에 면 자체가 하야면서도 그 이제 아주 질겨요."
함흥 지역에서는 가자미와 명태와 같은 생선회를 얹어 먹는 회냉면을 주로 먹습니다.
<인터뷰>
이병태(함흥냉면 주방장) : "이북에서는 가자미를 쓰고 남한에서는 가자미가 흔치, 많지 않으니까 양이 많지 않으니까 홍어회를 대신 사용하게 됐겠죠."
<녹취> 조선중앙tv (2004. 6. 24) : "평양냉면은 우리나라에서 12세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인민들이 즐겨 먹어온 전통적인 민족음식이었습니다."
평양냉면은 조선시대부터 이북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혔습니다.
조선후기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는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먹는 냉면을 겨울철 절식으로 기록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화를 보면 사람의 무게로 면을 뽑아내는 기구가 있을 정도로 냉면은 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음식이었습니다.
냉장고의 등장은 냉면을 사계절 음식, 특히 여름 음식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평안도 지방에서 즐겨먹던 냉면이 남쪽으로 진출한 것은 일제 강점기 시절입니다.
1920년대에는 이미 서울에 냉면집 여러 곳 문을 열 정도로 별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함경도 지역 위주로 먹던 회국수, 함흥냉면이 남쪽에 보급된 건 6.25 전쟁 때입니다.
전쟁통에 피난 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함흥냉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대동강변에 위치한 옥류관은 하루에 냉면을 만 그릇 이상 팔 정도로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외국 관광객들도 반드시 들르는 곳입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옥류관은 북한이 굉장히 자랑하는 식당이고, 또 옥류관 냉면이 자랑하는 또 음식입니다. 사실은 외부 사람들뿐만아니라 북한 주민들도 평양을 가게 되면은 일종의 필수 방문 코스같이 옥류관 냉면을 먹습니다. "
2000년 6월 분단 후 반세기 만에 남북의 정상이 만났습니다.
두 정상의 첫 대화 소재는 냉면이었습니다.
<녹취> 편치 않지 않습니까? (예, 냉면도 먹고.)냉면이 이제 아침 오전 회담이 너무 느단한데급하게 자시면 국수가 원래 맛없습니다.
지난 2007년, 두번째 정상회담에서도 옥류관이 대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녹취> 옥류관에 갔었어요? (예.)음주 잘 하십니까? (예.)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첫 번째 대화 시작이 냉면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두 번 다 정상회담하기 전날 저희 그 대통령께서 가셔서 옥류관에 가서 냉면을 드셨고, 냉면 맛을 이야기 하시면서 정상회담을 시작했었죠."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남측 기자들도 가장 먼저 옥류관을 찾았습니다.
냉면은 50년 넘게 분단된 채 살아가던 남쪽과 북쪽사람 사이에서 소통의 매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실향민들은 냉면 한 그릇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랩니다.
<인터뷰> 신혜자(서울 당산동) : "여기 오면 고향 생각이 문득문득 나요. 갈 수 없으니까 이렇게 와 가지고 고향 생각을 많이하죠."
<인터뷰> 이택수(서울 당산동) : "가 가지고 먹고 싶은 생각 간절하지요. 물론 빨리 통일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는데."
분단 이후 60년이 흘렀지만 남한에서 냉면을 우리 음식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대성(평양면옥 사장) : "옛날에는 냉면하면 이북사람들 음식, 이북 사람들이 먹는 것 했는데. 지금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할 것 없이 한국인의 음식이 돼 버렸죠."
휴전선은 여전히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고 남북관계는 꽉 막혀있지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오래 전부터 남북의 입맛을 통일했습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문화적인 이해고 사람 에 대한 이해로도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굉장히 중요한, 화해협력 과정에서는 중요한 어떤 수단이고 매개체가 될 걸로보고 있습니다. 관계가 원활해지면 남쪽 음식도 또 북쪽에 가서 북한 사람들이 남쪽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통로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평양이나 함흥이 낯설어진 건 60년에 불과합니다.
분단 이전에는 평양이나 함흥은 부산이나 광주처럼 친숙한 지명이었죠.
하지만 냉면을 먹을 때만큼은 평양이나 함흥이 손에 닿을 듯이 친숙한 곳이 되는데요.
남북간의 교류가 활발해져서 냉면을 먹을 때처럼 북한이 친숙해진다면 통일도 금세 다가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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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남북 입맛 통일한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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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08-13 10:14:48
- 수정2011-08-13 10:18:23
점심시간,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곳은 서울의 한 평양냉면 집 앞입니다.
<인터뷰> 김광은(서울시 쌍문동) : "날씨도 덥고, 시원하게 먹으려고 왔습니다. 물냉면은 사계절 인기지만 특히 여름이 제철입니다.
<인터뷰> 공숙영(서울시 장충동) :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국수 같아요."
비빔냉면 역시 계절에 관계없이 인기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터뷰> 김용석(경기도 광명시) : "내가 70인데, 35년 째 가끔 와요."
손님들은 비빔냉면의 매콤하고 깔끔한 맛에 푹 빠져듭니다.
<인터뷰> 김종숙(경기도 김포시) : "그냥 밍밍하지 않고 아주 상큼하게 뭔가 시원한 맛이 나는 거."
냉면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그 차이를 아시나요?
<인터뷰> 김무원(서울시 반포동) : "그냥 가면 항상 물냉면 시켜서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뷰> 이가희(경기도 성남시) : "면발 차이라고 들은 기억이 언뜻 나는 거 같네요."
<인터뷰> 이복순(서울시 노량진) :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이고 평양냉면은 물냉면.다른 게 그거 아냐."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가장 큰 차이는 재료입니다.
평양냉면은 평안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메밀이 주성분입니다.
보통 메밀과 전분을 5대 1의 비율로 섞습니다.
면발이 비교적 굵고 잘 끊기기 때문에 비빔보다는 물냉면으로 많이 먹습니다.
<인터뷰> 이애란 경인여자대학 교수(평안도 출신 탈북자) : "동치미 국물이 아주 쫑한 맛을 내는 그 맛이랑 그 육수의 소고기 육수에 맛이 잘 어우러져서 왜 그 음식은 제가 보니까 조화에요. "
함흥냉면은 함경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감자 가루, 즉 전분이 주성분입니다.
면발이 가늘고 질겨서 비빔냉면이 발달했습니다.
<인터뷰> 안미옥 북한음식전문가(함경도 출신 탈북자) : "북한에 이제 함흥냉면은 감자 전분가지고 기본적으로 하는 냉면이기 때문에 면 자체가 하야면서도 그 이제 아주 질겨요."
함흥 지역에서는 가자미와 명태와 같은 생선회를 얹어 먹는 회냉면을 주로 먹습니다.
<인터뷰>
이병태(함흥냉면 주방장) : "이북에서는 가자미를 쓰고 남한에서는 가자미가 흔치, 많지 않으니까 양이 많지 않으니까 홍어회를 대신 사용하게 됐겠죠."
<녹취> 조선중앙tv (2004. 6. 24) : "평양냉면은 우리나라에서 12세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인민들이 즐겨 먹어온 전통적인 민족음식이었습니다."
평양냉면은 조선시대부터 이북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혔습니다.
조선후기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는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먹는 냉면을 겨울철 절식으로 기록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화를 보면 사람의 무게로 면을 뽑아내는 기구가 있을 정도로 냉면은 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음식이었습니다.
냉장고의 등장은 냉면을 사계절 음식, 특히 여름 음식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평안도 지방에서 즐겨먹던 냉면이 남쪽으로 진출한 것은 일제 강점기 시절입니다.
1920년대에는 이미 서울에 냉면집 여러 곳 문을 열 정도로 별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함경도 지역 위주로 먹던 회국수, 함흥냉면이 남쪽에 보급된 건 6.25 전쟁 때입니다.
전쟁통에 피난 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함흥냉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대동강변에 위치한 옥류관은 하루에 냉면을 만 그릇 이상 팔 정도로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외국 관광객들도 반드시 들르는 곳입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옥류관은 북한이 굉장히 자랑하는 식당이고, 또 옥류관 냉면이 자랑하는 또 음식입니다. 사실은 외부 사람들뿐만아니라 북한 주민들도 평양을 가게 되면은 일종의 필수 방문 코스같이 옥류관 냉면을 먹습니다. "
2000년 6월 분단 후 반세기 만에 남북의 정상이 만났습니다.
두 정상의 첫 대화 소재는 냉면이었습니다.
<녹취> 편치 않지 않습니까? (예, 냉면도 먹고.)냉면이 이제 아침 오전 회담이 너무 느단한데급하게 자시면 국수가 원래 맛없습니다.
지난 2007년, 두번째 정상회담에서도 옥류관이 대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녹취> 옥류관에 갔었어요? (예.)음주 잘 하십니까? (예.)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첫 번째 대화 시작이 냉면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두 번 다 정상회담하기 전날 저희 그 대통령께서 가셔서 옥류관에 가서 냉면을 드셨고, 냉면 맛을 이야기 하시면서 정상회담을 시작했었죠."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남측 기자들도 가장 먼저 옥류관을 찾았습니다.
냉면은 50년 넘게 분단된 채 살아가던 남쪽과 북쪽사람 사이에서 소통의 매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실향민들은 냉면 한 그릇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랩니다.
<인터뷰> 신혜자(서울 당산동) : "여기 오면 고향 생각이 문득문득 나요. 갈 수 없으니까 이렇게 와 가지고 고향 생각을 많이하죠."
<인터뷰> 이택수(서울 당산동) : "가 가지고 먹고 싶은 생각 간절하지요. 물론 빨리 통일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는데."
분단 이후 60년이 흘렀지만 남한에서 냉면을 우리 음식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터뷰> 김대성(평양면옥 사장) : "옛날에는 냉면하면 이북사람들 음식, 이북 사람들이 먹는 것 했는데. 지금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할 것 없이 한국인의 음식이 돼 버렸죠."
휴전선은 여전히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고 남북관계는 꽉 막혀있지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오래 전부터 남북의 입맛을 통일했습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문화적인 이해고 사람 에 대한 이해로도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굉장히 중요한, 화해협력 과정에서는 중요한 어떤 수단이고 매개체가 될 걸로보고 있습니다. 관계가 원활해지면 남쪽 음식도 또 북쪽에 가서 북한 사람들이 남쪽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통로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평양이나 함흥이 낯설어진 건 60년에 불과합니다.
분단 이전에는 평양이나 함흥은 부산이나 광주처럼 친숙한 지명이었죠.
하지만 냉면을 먹을 때만큼은 평양이나 함흥이 손에 닿을 듯이 친숙한 곳이 되는데요.
남북간의 교류가 활발해져서 냉면을 먹을 때처럼 북한이 친숙해진다면 통일도 금세 다가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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