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남·북·러 가스관 연결…남북 관계도 연결?

입력 2011.08.18 (22:10) 수정 2011.08.1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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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러시아 하바롭스키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가스관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 가스관이 북한을 지나, 우리나라까지 잇는남-북-러 3국 프로젝트가 곧 현실이 될 듯 한데요.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송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백색 설원 군데군데 뿜어 나오는 불기둥.



이 시베리아 가스를 북한을 거치는 가스관으로 한국으로 보내는 사업에 최근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직접 나섰습니다.



지난 광복절 축전에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 가스, 에너지 등 분야에서 남북러 3자 협력을 확대하자는 뜻을 전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도 러시아가 만전을 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다음주쯤 열릴 북-러 경제위원회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북한 협상 주체를 확정하는 문제가 집중 논의됩니다.



당초 한러 간 합의보다 다소 늦춰진 2017년부터 가스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한 러시아대사관 무역대표부 : "내년 초까지는 북과 MOU 맺어야 한다.."



북러 정상 회담 가능성도 나옵니다.



다음달 중순 사할린-블라디보스톡을 잇는 가스관 준공 행사가 열릴 때, 김정일 위원장이 이곳을 찾아 푸틴 총리와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경우, 가스관 프로젝트의 큰 틀을 타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로서는 한국이라는 안정적 가스 공급처를 얻을 수 있다는 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한반도 구도에서 중국을 견제하며 동시에 일정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다목적 카드인 셈입니다.



<질문>



2015년부터 30년 동안 연간 750만톤을 들여오니까 국내 들여오는 자원 규모로는 최고 수준인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서지영 기자, 구제적으로 어디 어디를 거치는건가요?



<답변>



우리나라로 직접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스의 생산 기지는 야쿠츠크 센터와 사할린 센터입니다.



가스 생산 기지에서 출발한 천연가스는 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북한을 경유한 가스관을 통해 우리나라 안방까지 전달되게 됩니다.



북한을 통과할 경우 액화시켜 배로 운반할 때보다 수송료가 3분의 1수준으로 절감된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북한 역시 외화 획득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경제 봉쇄의 탈출구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소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한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은 희천 발전소를 2012년까지 완공하겠다며 김정일 위원장까지 나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5월) :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희천발전소 건설자들이야말로 말로써가 아니라 육탄(몸)으로..."



이처럼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게 가스관 사업은 천금과 같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스관 통과 비용으로 해마다 1억 달러 이상의 통과료를 챙길 수 있는데다, 공사 과정에서 물자와 인력 제공을 통해 사업비를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또 가스관 협상 과정에서 식량과 원유 등을 긴급 지원 형식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가스관과 함께 동시베리아와 남북을 연결하는 송전선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북한에게 별도의 에너지 확보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러시아와 손을 잡음으로써 정치, 경제적으로 중요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또 유엔 대북 제재가 사실상 무력화되게 돼 경제 봉쇄로 허덕이던 북한 경제에 활로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점이 북한을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질문>



되기만 한다면야,이점이 많아보이지만 남-북이 엮인 사업이 막판에 삐그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걱정인데요.



서기자 어떤 난관을 넘어야 할까요.



<답변>



네,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두가지 쟁점은 ’가격’ 과 ’남북 관계’입니다.



가스 공급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사업성 제고가 우선 관건이고요.



그다음 북한에 제공할 대가와 함께 불안정한 남북 관계도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가스관 연결은 남북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인 만큼, 남북 관계의 큰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있는 현 정부의 마지막 돌파구로 보입니다.



이재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남북과 러시아를 잇는 삼각 경제 협력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 CEO 시절부터 관심을 기울인 사업입니다.



2008년 한·러 정상회담에서도 가스관 연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정상간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녹취> 한·러 정상회담(2008.9.29) : "러시아 천연 가스를 파이프 라인으로 한반도에 공급하고"



북한도 막대한 현금 수입에다가 가스관 건설 과정에서 사회기반시설까지 구축할 수 있어 거절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성학(박사/대외경제정책연구원) : "동해안 쪽에 도로 철도 인프라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 사업이 추진되게 되면 이쪽에 많은 어떤 도로가 생기고 새로운 물류 항만개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사실상 대규모 지원, 즉 그랜드 바겐이 이뤄지는 만큼 북한이 핵과 관련된 상응하는 조치들을 내 놓을지 여부입니다.



<인터뷰> 문정인(연세대 교수) :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를 동시에 움직여나가면서 6자 회담 재개와 북한의 비핵화에 우리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업 과정에서 남북이 공사와 재원 조달 협상을 주도할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 정상이 나서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은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현 정부가 천안함 연평도 도발로 얽힌 남북 경색을 넘어서고 핵협상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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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남·북·러 가스관 연결…남북 관계도 연결?
    • 입력 2011-08-18 22:10:06
    • 수정2011-08-18 22:10:38
    뉴스 9
<앵커 멘트>

러시아 하바롭스키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가스관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 가스관이 북한을 지나, 우리나라까지 잇는남-북-러 3국 프로젝트가 곧 현실이 될 듯 한데요.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송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백색 설원 군데군데 뿜어 나오는 불기둥.

이 시베리아 가스를 북한을 거치는 가스관으로 한국으로 보내는 사업에 최근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직접 나섰습니다.

지난 광복절 축전에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 가스, 에너지 등 분야에서 남북러 3자 협력을 확대하자는 뜻을 전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도 러시아가 만전을 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다음주쯤 열릴 북-러 경제위원회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북한 협상 주체를 확정하는 문제가 집중 논의됩니다.

당초 한러 간 합의보다 다소 늦춰진 2017년부터 가스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한 러시아대사관 무역대표부 : "내년 초까지는 북과 MOU 맺어야 한다.."

북러 정상 회담 가능성도 나옵니다.

다음달 중순 사할린-블라디보스톡을 잇는 가스관 준공 행사가 열릴 때, 김정일 위원장이 이곳을 찾아 푸틴 총리와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경우, 가스관 프로젝트의 큰 틀을 타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로서는 한국이라는 안정적 가스 공급처를 얻을 수 있다는 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한반도 구도에서 중국을 견제하며 동시에 일정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다목적 카드인 셈입니다.

<질문>

2015년부터 30년 동안 연간 750만톤을 들여오니까 국내 들여오는 자원 규모로는 최고 수준인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서지영 기자, 구제적으로 어디 어디를 거치는건가요?

<답변>

우리나라로 직접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스의 생산 기지는 야쿠츠크 센터와 사할린 센터입니다.

가스 생산 기지에서 출발한 천연가스는 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북한을 경유한 가스관을 통해 우리나라 안방까지 전달되게 됩니다.

북한을 통과할 경우 액화시켜 배로 운반할 때보다 수송료가 3분의 1수준으로 절감된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북한 역시 외화 획득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경제 봉쇄의 탈출구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소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한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은 희천 발전소를 2012년까지 완공하겠다며 김정일 위원장까지 나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5월) :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희천발전소 건설자들이야말로 말로써가 아니라 육탄(몸)으로..."

이처럼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게 가스관 사업은 천금과 같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스관 통과 비용으로 해마다 1억 달러 이상의 통과료를 챙길 수 있는데다, 공사 과정에서 물자와 인력 제공을 통해 사업비를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또 가스관 협상 과정에서 식량과 원유 등을 긴급 지원 형식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가스관과 함께 동시베리아와 남북을 연결하는 송전선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북한에게 별도의 에너지 확보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러시아와 손을 잡음으로써 정치, 경제적으로 중요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또 유엔 대북 제재가 사실상 무력화되게 돼 경제 봉쇄로 허덕이던 북한 경제에 활로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점이 북한을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질문>

되기만 한다면야,이점이 많아보이지만 남-북이 엮인 사업이 막판에 삐그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걱정인데요.

서기자 어떤 난관을 넘어야 할까요.

<답변>

네,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두가지 쟁점은 ’가격’ 과 ’남북 관계’입니다.

가스 공급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사업성 제고가 우선 관건이고요.

그다음 북한에 제공할 대가와 함께 불안정한 남북 관계도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가스관 연결은 남북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인 만큼, 남북 관계의 큰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있는 현 정부의 마지막 돌파구로 보입니다.

이재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남북과 러시아를 잇는 삼각 경제 협력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 CEO 시절부터 관심을 기울인 사업입니다.

2008년 한·러 정상회담에서도 가스관 연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정상간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녹취> 한·러 정상회담(2008.9.29) : "러시아 천연 가스를 파이프 라인으로 한반도에 공급하고"

북한도 막대한 현금 수입에다가 가스관 건설 과정에서 사회기반시설까지 구축할 수 있어 거절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성학(박사/대외경제정책연구원) : "동해안 쪽에 도로 철도 인프라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 사업이 추진되게 되면 이쪽에 많은 어떤 도로가 생기고 새로운 물류 항만개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사실상 대규모 지원, 즉 그랜드 바겐이 이뤄지는 만큼 북한이 핵과 관련된 상응하는 조치들을 내 놓을지 여부입니다.

<인터뷰> 문정인(연세대 교수) :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를 동시에 움직여나가면서 6자 회담 재개와 북한의 비핵화에 우리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업 과정에서 남북이 공사와 재원 조달 협상을 주도할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 정상이 나서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은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현 정부가 천안함 연평도 도발로 얽힌 남북 경색을 넘어서고 핵협상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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