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카다피도 무너졌다…중동 민주화 향방은?

입력 2011.08.24 (22:19) 수정 2011.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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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장기독재 체제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고물가, 실업률을 견디다 못한 국민들이 민주화 시위에 연달아 뛰어 들어선데, 유독 리비아만큼은 서방국가가 처음으로 무력 개입까지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먼저 런던 박장범 특파원이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반 카다피 세력의 봉기로 리비아가 내전에 빠지자, 서방국가들은 기다렸다는 듯 군사공격에 나섭니다.

유럽 전역에서 전투기가 출격했고, 지중해의 함정에서는 미사일이 발사됩니다.

최대 명분은 독재에 맞서 싸우는 리비아 국민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녹취> 사르코지(프랑스 대통령)

서방의 군사개입을 비난하던 중국도 리비아 재건사업을 지원하겠다며 슬그머니 시민군쪽으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민주주의 확산을 명분으로 군사력을 동원한 서방국가들은 경제적 실리라는 전리품을 챙기기위해 리비아의 미래 권력과 발빠르게 접촉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석유 산유국'이기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는 얘긴데.

실제로 중동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국제유가도 춤을 췄습니다.

임종빈 기자가 그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답변>

지난해 말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는 두 달 만에 전 아랍권으로 번졌습니다.

튀니지 민주화 시위 당시 유가는 배럴당 91달러였는데, 순식간에 100달러를 돌파합니다.

리비아 내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군사 행동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유가는 수직 상승하게 되는데요.

전문가들은 특히 리비아 정유시설 쟁탈전 때 유가가 가장 많이 움직였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시기에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석유수출국기구 소속국 가운데 4%, 7위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다른 중동국가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세계적인 석유 위기가 닥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석유의 힘 때문에 국제 사회는 아랍권 민주화 이후의 패권 구도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특히 미국의 영향력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 이춘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집트에 민주화 시위가 불붙고 있었지만 미국은 처음부터 애매한 입장만 보였습니다.

<녹취> 오바마

그러나 리비아 사태에서는 이와 달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중인데도 급히 카메라앞에 나서 카다피 몰락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 "카다피 정권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친미 정권과 반미 정권, 국익과 민주화 사이에서 미국의 고민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미 동맹인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고 예멘,바레인의 친미 정권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알카에다에 적대적이었던 카다피가 사라지면서 이슬람 테러조직의 발호도 미국의 새로운 걱정거립니다.

이런 상황을 간파한듯 공습을 주도한 유럽은 카다피 이후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고 중국,러시아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중동은 미국의 일방적인 패권 지위가 흔들리고 강대국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랍권 민주화 시위는 이제 어디까지 확산될 지, 특히 석유 매장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리비아 벵가지에서 이영석 특파원이 전망해 봅니다.

<리포트>

카다피의 요새가 함락됐다는 소식에 시민군의 근거지인 벵가지는 축제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주민들은 차량 경적을 울리고 허공에 총을 쏘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인터뷰> 미프타흐(벵가지 주민) : "아주 아주 행복한 소식입니다. 시민군이 바브 알 아지지야에 진입했고 카다피가 도망쳤다고 합니다."

리비아 사태가 사실상 마무리 되면서 관심은 다른 중동 국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정권 퇴진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시리아의 경우 리비아의 성공에 자극받아 반정부 투쟁을 지도할 국가위원회 설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관심은 중동의 중심국가 사우디 아라비아입니다.

사우디의 전 세계 원유 생산량 점유율은 12%.

이집트의 0.9%,리비아의 2%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 리비아의 시민 혁명 성공이 미칠 파장은 어디까지인지, 특히 중동 내 석유 부국에 끼칠 영향에 세계가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리비아 벵가지에서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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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카다피도 무너졌다…중동 민주화 향방은?
    • 입력 2011-08-24 22:19:25
    • 수정2011-08-25 09: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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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장기독재 체제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고물가, 실업률을 견디다 못한 국민들이 민주화 시위에 연달아 뛰어 들어선데, 유독 리비아만큼은 서방국가가 처음으로 무력 개입까지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먼저 런던 박장범 특파원이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반 카다피 세력의 봉기로 리비아가 내전에 빠지자, 서방국가들은 기다렸다는 듯 군사공격에 나섭니다. 유럽 전역에서 전투기가 출격했고, 지중해의 함정에서는 미사일이 발사됩니다. 최대 명분은 독재에 맞서 싸우는 리비아 국민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녹취> 사르코지(프랑스 대통령) 서방의 군사개입을 비난하던 중국도 리비아 재건사업을 지원하겠다며 슬그머니 시민군쪽으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민주주의 확산을 명분으로 군사력을 동원한 서방국가들은 경제적 실리라는 전리품을 챙기기위해 리비아의 미래 권력과 발빠르게 접촉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석유 산유국'이기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는 얘긴데. 실제로 중동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국제유가도 춤을 췄습니다. 임종빈 기자가 그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답변> 지난해 말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는 두 달 만에 전 아랍권으로 번졌습니다. 튀니지 민주화 시위 당시 유가는 배럴당 91달러였는데, 순식간에 100달러를 돌파합니다. 리비아 내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군사 행동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유가는 수직 상승하게 되는데요. 전문가들은 특히 리비아 정유시설 쟁탈전 때 유가가 가장 많이 움직였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시기에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석유수출국기구 소속국 가운데 4%, 7위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다른 중동국가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세계적인 석유 위기가 닥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석유의 힘 때문에 국제 사회는 아랍권 민주화 이후의 패권 구도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특히 미국의 영향력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 이춘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집트에 민주화 시위가 불붙고 있었지만 미국은 처음부터 애매한 입장만 보였습니다. <녹취> 오바마 그러나 리비아 사태에서는 이와 달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중인데도 급히 카메라앞에 나서 카다피 몰락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 "카다피 정권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친미 정권과 반미 정권, 국익과 민주화 사이에서 미국의 고민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미 동맹인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고 예멘,바레인의 친미 정권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알카에다에 적대적이었던 카다피가 사라지면서 이슬람 테러조직의 발호도 미국의 새로운 걱정거립니다. 이런 상황을 간파한듯 공습을 주도한 유럽은 카다피 이후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고 중국,러시아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중동은 미국의 일방적인 패권 지위가 흔들리고 강대국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랍권 민주화 시위는 이제 어디까지 확산될 지, 특히 석유 매장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리비아 벵가지에서 이영석 특파원이 전망해 봅니다. <리포트> 카다피의 요새가 함락됐다는 소식에 시민군의 근거지인 벵가지는 축제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주민들은 차량 경적을 울리고 허공에 총을 쏘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인터뷰> 미프타흐(벵가지 주민) : "아주 아주 행복한 소식입니다. 시민군이 바브 알 아지지야에 진입했고 카다피가 도망쳤다고 합니다." 리비아 사태가 사실상 마무리 되면서 관심은 다른 중동 국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정권 퇴진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시리아의 경우 리비아의 성공에 자극받아 반정부 투쟁을 지도할 국가위원회 설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관심은 중동의 중심국가 사우디 아라비아입니다. 사우디의 전 세계 원유 생산량 점유율은 12%. 이집트의 0.9%,리비아의 2%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 리비아의 시민 혁명 성공이 미칠 파장은 어디까지인지, 특히 중동 내 석유 부국에 끼칠 영향에 세계가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리비아 벵가지에서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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