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해군기지 건설 갈등…천정산 사태 재연?

입력 2011.08.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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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7월 불굴의 의지 훈련당시 한미 연합군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의 위용입니다.



이런 대규모 전단이 정박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들어서는 중이죠. 그런데 지난해 6월 시작된 공사가 물리적 충돌로 번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먼저, 제주 현지에서 유용두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해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반대 주민들과 경찰 사이에 거센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공사 재개를 위해 시공업체가 대형 크레인을 조립하자 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이 항의했고 충돌이 일어난 겁니다.



<녹취>경찰 : "뒤에 계신 분은 더 이상 방해하시면 안됩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경찰은 연행한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현장대응이 미흡한 책임을 물어 서귀포경찰서장을 교체했습니다.



4년 전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로 결정된 뒤 계속된 찬반갈등은 최근 들어 더 심해졌습니다.



반대 주민들은 올해 초부터는 시민단체와 공사현장에 농성천막을 치고 공사 저지에 나섰습니다.



<인터뷰>강동균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 : "잘못된 여론조사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채택했다는 것과 여론조사가 진정한 이해당사자인 강정마을을 대상으로 이뤄 지지 않았다."



해군은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고 이달 말 법원 결정에 따라 공권력이 투입될 수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해군기지 찬반으로 갈라진 마을주민들도 상처를 입었습니다.



<인터뷰>정영희 (강정마을 주민) : "일도 찬반 나눠서 해야 되고 경조사도 찬반 나눠서 해야 되고, 이게 무슨 동네입니까?"



제주도민들은 해군기지 갈등이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질문>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지난 1993년에 처음 제기됐습니다. 벌써 20년 가까이 돼 가는데 이영현 기자 우여곡절이 많았죠?



<답변>



그렇습니다. 국책사업이 그렇듯 공론화 예산 확보, 지역 선정 과정에만 14년이 걸렸습니다.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7년 제주 강정 마을 유치가 확정돼 지난해 6월 공사가 시작됐는데 일부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가세해 결정 번복을 요구하며 공사를 막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군은 더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계속해서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파제의 기초가 될 대형 구조물을 만드는 현장입니다.



항만 조성을 위해 가장 바쁘게 돌아가야 할 곳이지만, 높이 20미터가 넘는 대형 구조물들이 미완성 상태로 방치돼있습니다.



2백 명이 넘는 인부와 중장비들은 철수한 지 오래입니다.



점거농성으로 인해, 지난 4월 공사에 들어간 지 두 달만에 모든 작업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다른 현장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공사가 중단돼, 정부가 부담하는 손실금은 매달 60억 원에 이른다는 게 국방부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은국(대령/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 :" 적법한 절차와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을 추진했음에도 공사가 중단돼 국가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금이 쌓여서 더이상 공사를 지체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부지매입과 보상이 끝났고, 반대측에서 제기한 3건의 행정소송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만큼,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즉시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입니다.



<녹취> 김관진(국방부 장관) : "(이달 말에)판결이 나면 바로 조치할 예정입니다. 판결이 나면 그러면 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공사현장 주변에는 현재, 농성자 해산 작전 명령에 대비해 경찰병력 수백명이 상시 대기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기자 정부와 군이 제주기지를 서두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뭡니까?



<답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먼저 제주 마라도에서 149km떨어진 이어도 해역에 대해 최근 중국의 영유권 주장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여차하면 신형 항공모함 발야그를 투입할 기세인데 우리의 경우 전력은 둘째치고 대응 시간으로 볼 때 제주기지가 14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원유나 천연가스 등 물동량의 95% 이상이 오가는 제주 남방항로에 대한 보호 활동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천연가스나 지하자원이 풍부한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한 감시와 보호가 당장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이지만 갈등을 조정해야 될 정치권이 찬반으로 나눠져 제주기지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참여정부 때 확정된 사업이지만 야권은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사업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산 배정 당시 약속한 대로 ’민군 복합형 기항지’가 아닌 군항 위주로 건설되고 있다는 게 한 이유였습니다.



이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여야 원내대표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이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조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이 합의가 곧 공사 중단을 뜻하는 지에서부터 이견이 불거졌습니다.



<녹취>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 : "공사를 강행하지 않는 것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정신에 부합한다. "



<녹취> 이두아 (한나라당 원내대변인) : "공사중단은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이 아니고 합의한 바도 없다."



소위원회에 군 출신 인사가 너무 많다는 야당의 반발에 소위 명단조차 원내대표 합의 이후 20일 만인 오늘에서야 확정됐습니다.



여야는 오는 29일 첫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이른 시일 안에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합니다.



정치 공방 속에 극심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했던 새만금, 천성산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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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8-25 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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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7월 불굴의 의지 훈련당시 한미 연합군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의 위용입니다.

이런 대규모 전단이 정박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들어서는 중이죠. 그런데 지난해 6월 시작된 공사가 물리적 충돌로 번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먼저, 제주 현지에서 유용두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해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반대 주민들과 경찰 사이에 거센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공사 재개를 위해 시공업체가 대형 크레인을 조립하자 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이 항의했고 충돌이 일어난 겁니다.

<녹취>경찰 : "뒤에 계신 분은 더 이상 방해하시면 안됩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경찰은 연행한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현장대응이 미흡한 책임을 물어 서귀포경찰서장을 교체했습니다.

4년 전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로 결정된 뒤 계속된 찬반갈등은 최근 들어 더 심해졌습니다.

반대 주민들은 올해 초부터는 시민단체와 공사현장에 농성천막을 치고 공사 저지에 나섰습니다.

<인터뷰>강동균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 : "잘못된 여론조사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채택했다는 것과 여론조사가 진정한 이해당사자인 강정마을을 대상으로 이뤄 지지 않았다."

해군은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고 이달 말 법원 결정에 따라 공권력이 투입될 수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해군기지 찬반으로 갈라진 마을주민들도 상처를 입었습니다.

<인터뷰>정영희 (강정마을 주민) : "일도 찬반 나눠서 해야 되고 경조사도 찬반 나눠서 해야 되고, 이게 무슨 동네입니까?"

제주도민들은 해군기지 갈등이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질문>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지난 1993년에 처음 제기됐습니다. 벌써 20년 가까이 돼 가는데 이영현 기자 우여곡절이 많았죠?

<답변>

그렇습니다. 국책사업이 그렇듯 공론화 예산 확보, 지역 선정 과정에만 14년이 걸렸습니다.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7년 제주 강정 마을 유치가 확정돼 지난해 6월 공사가 시작됐는데 일부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가세해 결정 번복을 요구하며 공사를 막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군은 더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계속해서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파제의 기초가 될 대형 구조물을 만드는 현장입니다.

항만 조성을 위해 가장 바쁘게 돌아가야 할 곳이지만, 높이 20미터가 넘는 대형 구조물들이 미완성 상태로 방치돼있습니다.

2백 명이 넘는 인부와 중장비들은 철수한 지 오래입니다.

점거농성으로 인해, 지난 4월 공사에 들어간 지 두 달만에 모든 작업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다른 현장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공사가 중단돼, 정부가 부담하는 손실금은 매달 60억 원에 이른다는 게 국방부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은국(대령/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 :" 적법한 절차와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을 추진했음에도 공사가 중단돼 국가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금이 쌓여서 더이상 공사를 지체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부지매입과 보상이 끝났고, 반대측에서 제기한 3건의 행정소송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만큼,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즉시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입니다.

<녹취> 김관진(국방부 장관) : "(이달 말에)판결이 나면 바로 조치할 예정입니다. 판결이 나면 그러면 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공사현장 주변에는 현재, 농성자 해산 작전 명령에 대비해 경찰병력 수백명이 상시 대기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기자 정부와 군이 제주기지를 서두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뭡니까?

<답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먼저 제주 마라도에서 149km떨어진 이어도 해역에 대해 최근 중국의 영유권 주장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여차하면 신형 항공모함 발야그를 투입할 기세인데 우리의 경우 전력은 둘째치고 대응 시간으로 볼 때 제주기지가 14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원유나 천연가스 등 물동량의 95% 이상이 오가는 제주 남방항로에 대한 보호 활동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천연가스나 지하자원이 풍부한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한 감시와 보호가 당장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이지만 갈등을 조정해야 될 정치권이 찬반으로 나눠져 제주기지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참여정부 때 확정된 사업이지만 야권은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사업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산 배정 당시 약속한 대로 ’민군 복합형 기항지’가 아닌 군항 위주로 건설되고 있다는 게 한 이유였습니다.

이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여야 원내대표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이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조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이 합의가 곧 공사 중단을 뜻하는 지에서부터 이견이 불거졌습니다.

<녹취>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 : "공사를 강행하지 않는 것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정신에 부합한다. "

<녹취> 이두아 (한나라당 원내대변인) : "공사중단은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이 아니고 합의한 바도 없다."

소위원회에 군 출신 인사가 너무 많다는 야당의 반발에 소위 명단조차 원내대표 합의 이후 20일 만인 오늘에서야 확정됐습니다.

여야는 오는 29일 첫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이른 시일 안에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합니다.

정치 공방 속에 극심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했던 새만금, 천성산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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