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유럽 위기

입력 2011.09.1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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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셋째주 특파원현장보고, 꺼지지 않는 유럽 경제위기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로 얼룩진 태국 남부 지역 취재했습니다.

중국 신장 텐산 자락에서 살아가는 위그르족의 이야기와, 미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투쟁하는 하와이 사람들의 소식도 준비했습니다.

유럽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주에도 세계는 그리스 위기의 진행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봐야 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나서면서 당장의 부도 사태는 면했습니다.

한고비는 넘겼다지만 그리스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남유럽에서 유럽 다른 나라로, 그리고 세계로 위기가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파리 이충형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이 특파원, 일단은 반가운 소식인데, 유럽 중앙은행이 유로존 은행들에 달러화를 공급하기로 했죠?

<답변>
네, 재정 위기로 인해 돈 가뭄에 시달리는 유럽 은행들이 다소 숨통을 트게 됐습니다. 유럽 중앙은행은 유로존 은행들에 달러를 푸는 등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이어, 유로존 은행들이 신용 경색 조짐을 보이자 재빨리 선제 조치에 나선 겁니다.

유럽 중앙은행은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과 공조해 달러화의 유동성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로써 위기 타개 노력이 한층 높아진 걸로 분석했습니다. 때문에 세계 금융시장도 불안감이 크게 진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질문>
IMF, 국제통화기금이 선진국들에 과감한 조치 취할 것을 주문했군요. 각국의 재정 부실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인식 때문이겠죠?

<답변>
네, 세계 경제가 위험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보다 집단적이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게 IMF의 주문입니다. 지난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주요 연설에 나선 라가르드 IMF 총재.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주문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우 국가 부채를 줄일수 있는 획기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라가르드(IMF 총재):“유로존 채무 위기는 악화일로이고 금융 경색도 높아졌습니다. 집단적이고 대담한 조치가 없으면 주요 경제국들이 전진하기 보다는 후퇴할 위험이 있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은 더뎌지고, 신흥 시장은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제회복의 길은 있다며, 각국이 정치적 결단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질문>
최악의 경우 그리스가 국가부도 사태를 맞고 유로존에서도 떨어져나간다는 시나리오가 나돌았는데요.. 유로존 체제를 지키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죠?

<답변>
네, 벼랑 끝에 몰린 그리스를 구해야한다, 유로존 탈퇴는 안된다며 프랑스와 독일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그리스가 오늘 내일, 쓰러질지 모른다는 다급한 상황이었는데요, 긴급히 정상회의를 열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유로존의 울타리 안에서 끝까지 지키겠다는 선언입니다.

며칠전,무디스가 그리스에 자금이 물려 있는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는 등 위기가 확산되자 이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합니다. 다만, '재정긴축안을 잘 이행한다면' 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습니다.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도 뉴욕에서 열린 회견에서 '유럽에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질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로존의 공동 채권인 유로본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됐죠?

<답변>
네, 유럽연합이 위기 앞에서 경제 통합을 오히려 강화하는 근본적인 조치를 내놓기로 했습니다.

유로존의 공동 채권인 유로 본드를 도입하자고 했는데요, 현재 유로존 17개 회원국이 각자 독자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이를 포기하고 유로존 단위의 단일 채권을 발행하는 겁니다.

유로본드가 도입되면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 불량 국가들이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수 있어 재정 위기를 완화할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인터뷰>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집행위가 유로채권 도입과 관련된 방안들을 곧 선보일 것임을 확인해드립니다. 일부는 현행 조약하에서 이행할수 있는 것이며,나머지는 조약 변경이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독일 등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한 나라들은 손실이 불가피해 실제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유럽연합과 IMF,유럽중앙은행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을 위한 실사도 다시 벌이기로 했습니다.

<질문>
하지만 그리스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답변>
네,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한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이달 말 예정된 80억 유로의 구제 금융을 받지 못하면 디폴트,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는데요, 이렇게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구제금융을 쏟아붓고, 위기 때마다 땜질 처방으로 고비를 넘길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쓰러질 거란 비관론이 여전합니다.

그리스 내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긴축에 대한 반발 시위가 이어지고, 정부 또한 빚을 갚을 능력도, 경제를 되살릴 정책도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세계 각국이 그리스의 디폴트를 준비할수 있는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그리스가 부도에 빠지면 이미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을 포함해 유로존 전체가 도미노식 충격파에 휩싸이게 됩니다.

때문에 다음주, 워싱턴에서 G 20, 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이 모이는데 유로존 해법의 또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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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꺼지지 않는 유럽 위기
    • 입력 2011-09-18 08:57:4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셋째주 특파원현장보고, 꺼지지 않는 유럽 경제위기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로 얼룩진 태국 남부 지역 취재했습니다. 중국 신장 텐산 자락에서 살아가는 위그르족의 이야기와, 미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투쟁하는 하와이 사람들의 소식도 준비했습니다. 유럽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주에도 세계는 그리스 위기의 진행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봐야 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나서면서 당장의 부도 사태는 면했습니다. 한고비는 넘겼다지만 그리스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남유럽에서 유럽 다른 나라로, 그리고 세계로 위기가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파리 이충형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이 특파원, 일단은 반가운 소식인데, 유럽 중앙은행이 유로존 은행들에 달러화를 공급하기로 했죠? <답변> 네, 재정 위기로 인해 돈 가뭄에 시달리는 유럽 은행들이 다소 숨통을 트게 됐습니다. 유럽 중앙은행은 유로존 은행들에 달러를 푸는 등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이어, 유로존 은행들이 신용 경색 조짐을 보이자 재빨리 선제 조치에 나선 겁니다. 유럽 중앙은행은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과 공조해 달러화의 유동성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로써 위기 타개 노력이 한층 높아진 걸로 분석했습니다. 때문에 세계 금융시장도 불안감이 크게 진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질문> IMF, 국제통화기금이 선진국들에 과감한 조치 취할 것을 주문했군요. 각국의 재정 부실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인식 때문이겠죠? <답변> 네, 세계 경제가 위험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보다 집단적이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게 IMF의 주문입니다. 지난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주요 연설에 나선 라가르드 IMF 총재.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주문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우 국가 부채를 줄일수 있는 획기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라가르드(IMF 총재):“유로존 채무 위기는 악화일로이고 금융 경색도 높아졌습니다. 집단적이고 대담한 조치가 없으면 주요 경제국들이 전진하기 보다는 후퇴할 위험이 있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은 더뎌지고, 신흥 시장은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제회복의 길은 있다며, 각국이 정치적 결단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질문> 최악의 경우 그리스가 국가부도 사태를 맞고 유로존에서도 떨어져나간다는 시나리오가 나돌았는데요.. 유로존 체제를 지키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죠? <답변> 네, 벼랑 끝에 몰린 그리스를 구해야한다, 유로존 탈퇴는 안된다며 프랑스와 독일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그리스가 오늘 내일, 쓰러질지 모른다는 다급한 상황이었는데요, 긴급히 정상회의를 열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유로존의 울타리 안에서 끝까지 지키겠다는 선언입니다. 며칠전,무디스가 그리스에 자금이 물려 있는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는 등 위기가 확산되자 이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합니다. 다만, '재정긴축안을 잘 이행한다면' 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습니다.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도 뉴욕에서 열린 회견에서 '유럽에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질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로존의 공동 채권인 유로본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됐죠? <답변> 네, 유럽연합이 위기 앞에서 경제 통합을 오히려 강화하는 근본적인 조치를 내놓기로 했습니다. 유로존의 공동 채권인 유로 본드를 도입하자고 했는데요, 현재 유로존 17개 회원국이 각자 독자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이를 포기하고 유로존 단위의 단일 채권을 발행하는 겁니다. 유로본드가 도입되면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 불량 국가들이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수 있어 재정 위기를 완화할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인터뷰>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집행위가 유로채권 도입과 관련된 방안들을 곧 선보일 것임을 확인해드립니다. 일부는 현행 조약하에서 이행할수 있는 것이며,나머지는 조약 변경이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독일 등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한 나라들은 손실이 불가피해 실제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유럽연합과 IMF,유럽중앙은행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을 위한 실사도 다시 벌이기로 했습니다. <질문> 하지만 그리스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답변> 네,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한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이달 말 예정된 80억 유로의 구제 금융을 받지 못하면 디폴트,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는데요, 이렇게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구제금융을 쏟아붓고, 위기 때마다 땜질 처방으로 고비를 넘길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쓰러질 거란 비관론이 여전합니다. 그리스 내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긴축에 대한 반발 시위가 이어지고, 정부 또한 빚을 갚을 능력도, 경제를 되살릴 정책도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세계 각국이 그리스의 디폴트를 준비할수 있는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그리스가 부도에 빠지면 이미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을 포함해 유로존 전체가 도미노식 충격파에 휩싸이게 됩니다. 때문에 다음주, 워싱턴에서 G 20, 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이 모이는데 유로존 해법의 또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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