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 “가수, 노래에 자기 삶 투영 시켜야”

입력 2011.09.26 (08:52) 수정 2011.09.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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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데뷔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얼굴 없는 그룹'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 음반과 공연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며 소리없이 강하게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멤버 중 나얼은 이미 '브라운아이즈' 활동으로 유명한 상태고 정엽은 솔로 음반과 MBC TV '나는 가수다'를 통해 인지도를 쌓았지만 나머지 두 멤버인 성훈과 영준은 얼굴조차 알리지 못했다.



최근 성훈(31)이 솔로 1집 '리릭스 위딘 마이 스토리(Lyrics Within My Story)'를 내고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음반에는 17트랙이 담겼다. 미니, 싱글 음반이 대세인 상황에서 17트랙을 빼곡히 채운 건 시장 흐름의 역행이다.



최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그는 "난 음악을 앨범 단위로 생각하는 고지식한 사람"이라며 "기승전결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었고 그에 맞춰 담다보니 트랙 수가 많아졌다. 2003년부터 쓴 곡들인데 한번에 다 뱉어내야 다음 음반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옛날 사람'이라고 칭한 그는 평소 오선지 수첩을 들고 다니며 불현듯 멜로디가 떠오를 때마다 틈틈이 음표를 그려넣었다고 한다. 집에서 건반을 치며 살을 붙였고 20-30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 컴퓨터에 미디(MIDI) 파일로 저장해뒀다.



이런 방식으로 한곡을 뺀 나머지 16곡을 직접 작사, 작곡한 1집의 구성은 꽤 치밀하다.



"7번 트랙인 인터루드에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공테이프에 동요를 녹음한 육성을 담았어요. 그 트랙을 기준으로 앞에는 비트가 강하고 다크한 음악, 뒤에는 서정적인 음악을 채웠죠. 또 삶에서 좋은 일과 힘든 일이 한번씩 오듯이, 말랑한 곡과 강한 곡을 징검다리 식으로 교차시켰고요."



그러나 음반 작업을 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노랫말이다. 그래서 음반 제목도 '리릭스 위딘 마이 스토리'라고 붙였다.



"가수는 노래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기 보다, 노래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켜야 하는 사람이죠. 노래를 통해 희로애락이 보여지는 가수가 되고 싶어 가사에 주안점을 뒀어요. 연인과의 사랑 이야기인 타이틀곡 '메리 미(Merry Me)'와 어머니를 향한 고마움을 담은 '디어 맘(Dear. Mom)' 등 연인, 부모님, 하나님을 향한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음반 사운드는 브라운아이드소울 때와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그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솔 음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그룹이지만 내 음악은 재즈, 블루스 적인 색채가 강하다"며 "복고적인 느낌의 내 음색에 현대적인 비트를 풀어내 개량된 재즈에 가깝다. 내 음악의 뿌리는 사실 어린 시절 몸담은 교회 성가대지만 고교시절 서울재즈아카데미에 다니면서부터 대중음악에 눈을 돌린 덕택이다"고 소개했다.



정엽의 솔로 음반 성공으로 인한 부담은 없을까.



"정엽 형의 솔로 음반이 자극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겠죠. 형의 솔로 음반이 잘 됐기에 막내인 제 차례도 왔다고 생각해요. 홀로 작업하며 의구심이 들 때마다 멤버 형들이 '멜로디를 어떻게 바꿔라' '이 곡은 음악 색깔과 맞지 않으니 빼라' 등의 조언을 해줬고요. 이 음반의 결과에 대해서는 집착하지 않으려고요. 하하."



이어 정엽처럼 '나는 가수다'의 출연 제안이 온다면 나설 수 있느냐고 묻자 "난 은둔형이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걸 힘들어한다"며 "하지만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용기를 내기 힘들 것 같아 이번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일상적인 삶은 심약한데 무대 담력은 있으니 어떤 무대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에둘러 답했다.



올해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이 각개 전투를 하는 해다. 내년에는 다시 모일 생각이란다.



"멤버들이 각자 활동하지만 그 중심에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이 있어요. 제가 솔로 활동을 하는 원천도 브라운아이드소울 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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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훈 “가수, 노래에 자기 삶 투영 시켜야”
    • 입력 2011-09-26 08:52:14
    • 수정2011-09-26 13:42:54
    연합뉴스
2003년 데뷔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얼굴 없는 그룹'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 음반과 공연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며 소리없이 강하게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멤버 중 나얼은 이미 '브라운아이즈' 활동으로 유명한 상태고 정엽은 솔로 음반과 MBC TV '나는 가수다'를 통해 인지도를 쌓았지만 나머지 두 멤버인 성훈과 영준은 얼굴조차 알리지 못했다.

최근 성훈(31)이 솔로 1집 '리릭스 위딘 마이 스토리(Lyrics Within My Story)'를 내고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음반에는 17트랙이 담겼다. 미니, 싱글 음반이 대세인 상황에서 17트랙을 빼곡히 채운 건 시장 흐름의 역행이다.

최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그는 "난 음악을 앨범 단위로 생각하는 고지식한 사람"이라며 "기승전결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었고 그에 맞춰 담다보니 트랙 수가 많아졌다. 2003년부터 쓴 곡들인데 한번에 다 뱉어내야 다음 음반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옛날 사람'이라고 칭한 그는 평소 오선지 수첩을 들고 다니며 불현듯 멜로디가 떠오를 때마다 틈틈이 음표를 그려넣었다고 한다. 집에서 건반을 치며 살을 붙였고 20-30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 컴퓨터에 미디(MIDI) 파일로 저장해뒀다.

이런 방식으로 한곡을 뺀 나머지 16곡을 직접 작사, 작곡한 1집의 구성은 꽤 치밀하다.

"7번 트랙인 인터루드에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공테이프에 동요를 녹음한 육성을 담았어요. 그 트랙을 기준으로 앞에는 비트가 강하고 다크한 음악, 뒤에는 서정적인 음악을 채웠죠. 또 삶에서 좋은 일과 힘든 일이 한번씩 오듯이, 말랑한 곡과 강한 곡을 징검다리 식으로 교차시켰고요."

그러나 음반 작업을 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노랫말이다. 그래서 음반 제목도 '리릭스 위딘 마이 스토리'라고 붙였다.

"가수는 노래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기 보다, 노래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켜야 하는 사람이죠. 노래를 통해 희로애락이 보여지는 가수가 되고 싶어 가사에 주안점을 뒀어요. 연인과의 사랑 이야기인 타이틀곡 '메리 미(Merry Me)'와 어머니를 향한 고마움을 담은 '디어 맘(Dear. Mom)' 등 연인, 부모님, 하나님을 향한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음반 사운드는 브라운아이드소울 때와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그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솔 음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그룹이지만 내 음악은 재즈, 블루스 적인 색채가 강하다"며 "복고적인 느낌의 내 음색에 현대적인 비트를 풀어내 개량된 재즈에 가깝다. 내 음악의 뿌리는 사실 어린 시절 몸담은 교회 성가대지만 고교시절 서울재즈아카데미에 다니면서부터 대중음악에 눈을 돌린 덕택이다"고 소개했다.

정엽의 솔로 음반 성공으로 인한 부담은 없을까.

"정엽 형의 솔로 음반이 자극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겠죠. 형의 솔로 음반이 잘 됐기에 막내인 제 차례도 왔다고 생각해요. 홀로 작업하며 의구심이 들 때마다 멤버 형들이 '멜로디를 어떻게 바꿔라' '이 곡은 음악 색깔과 맞지 않으니 빼라' 등의 조언을 해줬고요. 이 음반의 결과에 대해서는 집착하지 않으려고요. 하하."

이어 정엽처럼 '나는 가수다'의 출연 제안이 온다면 나설 수 있느냐고 묻자 "난 은둔형이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걸 힘들어한다"며 "하지만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용기를 내기 힘들 것 같아 이번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일상적인 삶은 심약한데 무대 담력은 있으니 어떤 무대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에둘러 답했다.

올해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이 각개 전투를 하는 해다. 내년에는 다시 모일 생각이란다.

"멤버들이 각자 활동하지만 그 중심에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이 있어요. 제가 솔로 활동을 하는 원천도 브라운아이드소울 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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