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실물경제도 불안…글로벌 위기 해법은?

입력 2011.09.2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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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의 불똥이 이제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경제는 해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주요 기업들은 내년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 철강업, 포스코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원회의를 비상경영대책회의로 바꿨습니다.



<녹취> 정준양(포스코 회장) :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STX 그룹은 갑자기 인수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국내 대기업들마다 번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만약에 대비해 회사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올 들어 급증한 10대 재벌의 사내 유보금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정선섭(재벌닷컴 대표) : "세계 경제가 위기 국면에 처하면서 대기업들이 대부분 현금을 우선 확보하자는 그런 쪽에 치중한 것같고요."



중소기업의 위기의식은 더 큽니다.



주문량이 줄어든 데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값이 20% 넘게 올라 경영난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원기연(포장재 업체 대표) : "각국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니까 어려운 거죠. 거래처에서 제때 인상을 안 해주니까 우리는 경영 압박이 누적되는 거죠."



세계 경제 위기에 우리 경제의 저성장 전망까지, 국내 기업들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습니다.



<질문>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로 번지는 양상인데요.



실제로 우리 경제가 어떤 충격파를 받고 있는지, 디지털 스튜디오의 조현진 기자를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답변>



네,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매달 10억 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하던 무역수지가 지난달 5억 달러 이하로 급감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1년 8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회복될 것이라던 반도체와 LCD 패널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내수도 부진합니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량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가계부채와 높은 물가가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시아의 용은 옛말이고,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올해보다 내년이 더 문제라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민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년 전 리먼사태 때는 각국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살렸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릅니다.



위기의 근원이 금융이 아니라 국가 재정이기 때문에 돈 풀기가 여의치 않고 오히려 긴축을 해야할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은 벌써부터 재정긴축에 들어갔고 미국도 당장 내년부터 10년 동안 2조 달러의 재정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금융위기와 재정 긴축은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신민영(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경우에는 적어도 2,3년, 유럽의 경우에는 3년 내지 5년 정도의 위축상황이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2천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4분기 경기전망조사에서 지수가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진 것도 앞으로의 경기 하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IMF와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이 잇따라 내년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고물가까지 겹쳐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성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내년에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70년대 오일쇼크 때, 한국 경제는 끝났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발상으로 중동의 오일 머니를 벌어들임으로써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경쟁국도 함께 겪는 이번 위기 역시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리포트>



3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혁신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세계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구글은 수십 건의 인수합병을 통해 영역을 크게 확장했습니다.



현대기아차도 해외 설비 투자를 적극 확대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위기 때 움츠리지 않고 필요한 곳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들입니다.



<인터뷰>주원(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 "위기 때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수요를 찾아서 만들어내었던 그런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국내 문제로 주춤한 사이 중동과 남미,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면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금융,의료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강화해 취약한 내수 기반을 확대하는 등 경제 체질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인터뷰>김주훈(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 "서비스에 관한 복지 산업이 형성이 되고 거기서 취업이 늘어나면서 그분들의 구매력이 늘어나서 다시 또 소비로 연결되는, 그러면 우리의 내수기반 영역이 확장될 수 있는 것이겠죠."



위기에 주저 앉느냐, 아니면 거센 도전의 기회로 삼아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한국 경제가 다시 기로에 섰습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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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실물경제도 불안…글로벌 위기 해법은?
    • 입력 2011-09-26 22:07:33
    뉴스 9
<앵커 멘트>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의 불똥이 이제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경제는 해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주요 기업들은 내년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 철강업, 포스코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원회의를 비상경영대책회의로 바꿨습니다.

<녹취> 정준양(포스코 회장) :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STX 그룹은 갑자기 인수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국내 대기업들마다 번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만약에 대비해 회사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올 들어 급증한 10대 재벌의 사내 유보금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정선섭(재벌닷컴 대표) : "세계 경제가 위기 국면에 처하면서 대기업들이 대부분 현금을 우선 확보하자는 그런 쪽에 치중한 것같고요."

중소기업의 위기의식은 더 큽니다.

주문량이 줄어든 데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값이 20% 넘게 올라 경영난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원기연(포장재 업체 대표) : "각국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니까 어려운 거죠. 거래처에서 제때 인상을 안 해주니까 우리는 경영 압박이 누적되는 거죠."

세계 경제 위기에 우리 경제의 저성장 전망까지, 국내 기업들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습니다.

<질문>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로 번지는 양상인데요.

실제로 우리 경제가 어떤 충격파를 받고 있는지, 디지털 스튜디오의 조현진 기자를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답변>

네,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매달 10억 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하던 무역수지가 지난달 5억 달러 이하로 급감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1년 8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회복될 것이라던 반도체와 LCD 패널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내수도 부진합니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량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가계부채와 높은 물가가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시아의 용은 옛말이고,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올해보다 내년이 더 문제라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민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년 전 리먼사태 때는 각국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살렸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릅니다.

위기의 근원이 금융이 아니라 국가 재정이기 때문에 돈 풀기가 여의치 않고 오히려 긴축을 해야할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은 벌써부터 재정긴축에 들어갔고 미국도 당장 내년부터 10년 동안 2조 달러의 재정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금융위기와 재정 긴축은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신민영(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경우에는 적어도 2,3년, 유럽의 경우에는 3년 내지 5년 정도의 위축상황이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 2천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4분기 경기전망조사에서 지수가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진 것도 앞으로의 경기 하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IMF와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이 잇따라 내년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고물가까지 겹쳐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성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내년에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70년대 오일쇼크 때, 한국 경제는 끝났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발상으로 중동의 오일 머니를 벌어들임으로써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경쟁국도 함께 겪는 이번 위기 역시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리포트>

3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혁신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세계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구글은 수십 건의 인수합병을 통해 영역을 크게 확장했습니다.

현대기아차도 해외 설비 투자를 적극 확대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위기 때 움츠리지 않고 필요한 곳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들입니다.

<인터뷰>주원(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 "위기 때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수요를 찾아서 만들어내었던 그런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국내 문제로 주춤한 사이 중동과 남미,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면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금융,의료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강화해 취약한 내수 기반을 확대하는 등 경제 체질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인터뷰>김주훈(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 "서비스에 관한 복지 산업이 형성이 되고 거기서 취업이 늘어나면서 그분들의 구매력이 늘어나서 다시 또 소비로 연결되는, 그러면 우리의 내수기반 영역이 확장될 수 있는 것이겠죠."

위기에 주저 앉느냐, 아니면 거센 도전의 기회로 삼아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한국 경제가 다시 기로에 섰습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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