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7개월…“남은 건 고통 뿐”

입력 2011.09.2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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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월 영업정지 된 부산저축은행에는, 예금 피해자들의 점거 농성이 7개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지난주 피해자들은 점거 농성을 풀고 예금보험공사의 실사를 허용했지만,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농성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 저축은행에 맡긴 돈을 찾게 해달라며, 상경 투쟁에 나선 예금 피해자들.

<녹취> "밀지 마세요! 다칩니다!"

억울한 심경을 달랠 곳 없어 거리에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녹취> "피와 땀, 내 목숨 같은 돈이다! 돈 내놔라..."

30년 넘게 고물을 주워 1억 4천만 원을 예금한 양필환 할아버지.

은행 이자가 노부부의 유일한 생계비였지만, 떼일 처지에 놓이면서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인터뷰> 양필환(82세/부산저축은행 피해자) : "우리가 무슨 돈이 있다고...뼈 아프게 벌어가지고 아끼고 남은 돈을 이자 좀 더 준다고 넣어놨더니..."

17차례나 상경해 노숙투쟁을 했던 故 장의태 씨.

장애가 있는 아들 생활비와 아내 수술비로 쓸 돈을 되찾으려다, 지병이 악화 돼 결국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장영호(故 장의태 씨 아들) : "매일 등산 다니시고, 건강 챙기셨는데...저축은행 사건 터지고, 한 번도 안 빠지고 (농성장에) 나가셨거든요."

사태 해결에 기약 없는 나날만 흐르고.

200여 명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한 피해자들은, 교대로 농성장에서, 주먹밥과 빵 1조각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이렇다 보니 고령의 피해자 20여 명이 건강이 나빠져 병원 신세를 졌고 지금까지 2명이 숨졌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7개월, 점거 농성 130여 일째.

당국의 피해 구제책 추진 약속에 그동안 걸어 잠근 문을 열고 예금보험공사의 실사를 허용했지만, 불안한 피해자들은 점거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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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저축은행 7개월…“남은 건 고통 뿐”
    • 입력 2011-09-27 07:13:44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지난 2월 영업정지 된 부산저축은행에는, 예금 피해자들의 점거 농성이 7개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지난주 피해자들은 점거 농성을 풀고 예금보험공사의 실사를 허용했지만,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농성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 저축은행에 맡긴 돈을 찾게 해달라며, 상경 투쟁에 나선 예금 피해자들. <녹취> "밀지 마세요! 다칩니다!" 억울한 심경을 달랠 곳 없어 거리에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녹취> "피와 땀, 내 목숨 같은 돈이다! 돈 내놔라..." 30년 넘게 고물을 주워 1억 4천만 원을 예금한 양필환 할아버지. 은행 이자가 노부부의 유일한 생계비였지만, 떼일 처지에 놓이면서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인터뷰> 양필환(82세/부산저축은행 피해자) : "우리가 무슨 돈이 있다고...뼈 아프게 벌어가지고 아끼고 남은 돈을 이자 좀 더 준다고 넣어놨더니..." 17차례나 상경해 노숙투쟁을 했던 故 장의태 씨. 장애가 있는 아들 생활비와 아내 수술비로 쓸 돈을 되찾으려다, 지병이 악화 돼 결국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장영호(故 장의태 씨 아들) : "매일 등산 다니시고, 건강 챙기셨는데...저축은행 사건 터지고, 한 번도 안 빠지고 (농성장에) 나가셨거든요." 사태 해결에 기약 없는 나날만 흐르고. 200여 명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한 피해자들은, 교대로 농성장에서, 주먹밥과 빵 1조각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이렇다 보니 고령의 피해자 20여 명이 건강이 나빠져 병원 신세를 졌고 지금까지 2명이 숨졌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7개월, 점거 농성 130여 일째. 당국의 피해 구제책 추진 약속에 그동안 걸어 잠근 문을 열고 예금보험공사의 실사를 허용했지만, 불안한 피해자들은 점거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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