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도가니’파문…인화학교 재수사·폐쇄 검토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영화. 바로 실제로 있었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다룬 도가니입니다.



똑같은 제목의 공지영 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으면서 경찰은 사실상 재수사에 나섰습니다.



교육부도 특수학교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먼저 김해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교장 선생님이 들어와서...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죽여버릴 테야"



6년 전 특수학교 교직원들의 청각장애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교직원 6명 가운데 두명 만 징역형을 살았을 뿐 나머지는 집행유예와 공소기각으로 풀려났습니다.



영화의 힘은 그 불편한 진실의 실체보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재수사와 가해자 엄중 처벌에 대한 인터넷 서명 운동도 나흘 만에 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윤정선(관객) :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조사가 더 필요하구요. 성폭행한 교사가 있기 때문에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들끓는 여론에 경찰이 특별 수사팀을 꾸려 추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사건 당시 처벌받은 부분 외에 추가 성폭행 사례 등을 수집하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정지효(경찰청 수사과장학교) : "내부의 구조적 문제점 등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수사할 예정입니다."



해당 교육청 역시 인화학교의 법인으로 하여금 학교를 자진 폐쇄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힘, 참 대단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여성가족부와 다음달 합동 조사단을 꾸려 전국의 모든 장애인 특수학교에 대해 전면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앵커 멘트>



조두순 사건 이후 지난해부터 성범죄 사범에 대한 형량이 강화됐는데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은 징역 7년 이상에서 10년 이상으로, 강제추행은 징역 3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집행유예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여전합니다.



이어서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여관에서 술에 취한 12살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홍모 씨 등 20대 남성 4명.



1심에서 징역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 재판부는 최근 1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처럼 지난해 아동이나 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가운데 10명 중 4명 이상이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에 비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성범죄자의 절반 가량이 재판만 받고 풀려난 것입니다.



이 같은 이유는 동종전과가 없거나 피해자와 합의 등이 있는 경우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게 한 현행 양형 기준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합의했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바뀌었지만, 법원의 양형기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성인 대상 성범죄와는 달리 합의가 있었더라도 그 합의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합의를 집행유예 사유로 삼을 때에는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아동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의 중대성을 감안해, 차제에 관련 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지난해 발의된 채 여전히 국회에 잠자고 있어 내년 18대 국회가 끝나면 폐기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