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신용강등 도미노…실물위기로 확산 우려”

입력 2011.10.08 (13:17) 수정 2011.10.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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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국가·은행 등급 강등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재정위기가 실물로 번질 가능성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이 8일 분석했다.

피치는 전날(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이탈리아 등급을 낮춘 데 따른 조처였다. 등급 강등 `도미노'는 계속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 긴급히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리스 국가부도 위험이라는 핵심문제의 해결과는 거리가 있어 시장 불안을 없애지는 못했다.

영국, 프랑스 등 주변국으로 위기가 전염되면 시장 충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다만, 아직 그럴 가능성은 적은 편이고 국제 공조가 이뤄져 해결 국면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나중혁 이코노미스트 = 이탈리아는 무디스가 이미 3단계나 등급을 낮춰 큰 충격이 없다. 문제는 스페인이다. 10월 스페인 국채 만기 도래분은 9월의 3.6배나 되기 때문에 등급 강등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무디스는 스페인을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시켜놨다. 그런데 피치가 먼저 치고 나왔다. 무디스도 스페인 신용등급을 2단계 이상 낮출 수 있다. 스페인의 부담이 커지면 위기가 프랑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 매우 큰 악재가 될 것이다. 영국 은행 신용등급 강등도 국가 신용등급 강등의 전조로 볼 수 있다. 그리스 문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연쇄 강등은 충격이 클 수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안동현 교수 = 신용위기는 진행 중이다. 증시가 간혹 반등하지만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기에 워낙 많이 떨어지다 보니 좋은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현재 그리스 국가 부도 가능성과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문제의 양 축이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국채를 많이 보유한 프랑스와 독일계 은행들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ECB가 유동성을 풀겠다고 했지만, 그것으로 그리스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원인을 건드리지 못하고 증상만 어떻게 해보려는 식인 셈이다. 근본적으로는 그리스 부도를 어떻게 처리할지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유로존에 계속 포함할지 자발적 탈퇴를 유도할지 두 가지 방향이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 = 피치의 등급 강등은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다른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낮췄고, 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의미 부여를 하자면 기존 악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정도다. 국내 자본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투자증권 김수영 애널리스트 = 지난 5일에 무디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이미 강등했다. 신용평가사 3곳은 한쪽이 등급을 조정하면 나머지도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 조정은 충격이 크지만 이후 조정은 영향이 적은 편이다. 다만, 등급 강등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투자자 심리가 불안해질 수 있다.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데, 신평사들의 부정적 전망에 따라 변동성이 좀 더 심화할 수 있다. 최근 증시는 호재가 나오면 일시적으로 강세였다가 차익실현으로 약세 전환하는 모습을 보인다. 장기적 전망이 어려워서 그렇다. 위험자산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 =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넘어 영국으로까지 신용등급 강등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위기가 전염되고 있다는 뜻이다. 유럽은 이제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실물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직면했다. 하지만, 각국은 위기를 `너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조를 강화해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무디스의 은행 등급강등, 피치의 국가 등급 강등에도 전날 미국이나 유럽 증시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 = 앞으로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강등될 수 있다. 신용등급 연쇄 강등은 유럽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당 국가나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만큼 유럽 국가들의 공조를 압박하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프랑스의 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다. 조만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담, 다음달 G20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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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유럽 신용강등 도미노…실물위기로 확산 우려”
    • 입력 2011-10-08 13:17:12
    • 수정2011-10-08 16:57:27
    연합뉴스
남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국가·은행 등급 강등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재정위기가 실물로 번질 가능성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이 8일 분석했다. 피치는 전날(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이탈리아 등급을 낮춘 데 따른 조처였다. 등급 강등 `도미노'는 계속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 긴급히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리스 국가부도 위험이라는 핵심문제의 해결과는 거리가 있어 시장 불안을 없애지는 못했다. 영국, 프랑스 등 주변국으로 위기가 전염되면 시장 충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다만, 아직 그럴 가능성은 적은 편이고 국제 공조가 이뤄져 해결 국면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나중혁 이코노미스트 = 이탈리아는 무디스가 이미 3단계나 등급을 낮춰 큰 충격이 없다. 문제는 스페인이다. 10월 스페인 국채 만기 도래분은 9월의 3.6배나 되기 때문에 등급 강등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무디스는 스페인을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시켜놨다. 그런데 피치가 먼저 치고 나왔다. 무디스도 스페인 신용등급을 2단계 이상 낮출 수 있다. 스페인의 부담이 커지면 위기가 프랑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 매우 큰 악재가 될 것이다. 영국 은행 신용등급 강등도 국가 신용등급 강등의 전조로 볼 수 있다. 그리스 문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연쇄 강등은 충격이 클 수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안동현 교수 = 신용위기는 진행 중이다. 증시가 간혹 반등하지만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기에 워낙 많이 떨어지다 보니 좋은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현재 그리스 국가 부도 가능성과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문제의 양 축이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국채를 많이 보유한 프랑스와 독일계 은행들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ECB가 유동성을 풀겠다고 했지만, 그것으로 그리스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원인을 건드리지 못하고 증상만 어떻게 해보려는 식인 셈이다. 근본적으로는 그리스 부도를 어떻게 처리할지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유로존에 계속 포함할지 자발적 탈퇴를 유도할지 두 가지 방향이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 = 피치의 등급 강등은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다른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낮췄고, 위기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의미 부여를 하자면 기존 악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정도다. 국내 자본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투자증권 김수영 애널리스트 = 지난 5일에 무디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이미 강등했다. 신용평가사 3곳은 한쪽이 등급을 조정하면 나머지도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 조정은 충격이 크지만 이후 조정은 영향이 적은 편이다. 다만, 등급 강등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투자자 심리가 불안해질 수 있다.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데, 신평사들의 부정적 전망에 따라 변동성이 좀 더 심화할 수 있다. 최근 증시는 호재가 나오면 일시적으로 강세였다가 차익실현으로 약세 전환하는 모습을 보인다. 장기적 전망이 어려워서 그렇다. 위험자산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 =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넘어 영국으로까지 신용등급 강등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위기가 전염되고 있다는 뜻이다. 유럽은 이제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실물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직면했다. 하지만, 각국은 위기를 `너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조를 강화해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무디스의 은행 등급강등, 피치의 국가 등급 강등에도 전날 미국이나 유럽 증시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 = 앞으로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강등될 수 있다. 신용등급 연쇄 강등은 유럽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당 국가나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만큼 유럽 국가들의 공조를 압박하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프랑스의 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다. 조만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담, 다음달 G20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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