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병마개 시장’ 25년 독과점…무늬만 경쟁?

입력 2011.10.10 (22:06) 수정 2011.10.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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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주와 맥주같은 술병마개는 국세청 퇴직자들이 운영하는 업체가 전량 공급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요.

오래된 관행인데 독점 논란이 끊이지 않아 국세청이 시장개방대책도 내놨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 술병마개의 절반 가까이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소주부터 맥주까지, 모든 술병마개엔 주류세 납부를 증명하는 '증지'가 인쇄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주류업체들은 반드시 이 납세 병마개를 부착한 주류만 시중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 허가를 받아 25년 이상 병마개 생산한 업체는 단 두곳, 연 7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해왔습니다.

그동안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은 이곳에 입사해 억대 연봉을 받아왔습니다.

한 업체 대표이사는 국세청 전 국장 출신, 부사장과 감사는 지역 세무서장을 지냈습니다.

다른 곳도 대표이사와 임원 3명이 전직 세무공무원입니다.

<녹취> 병마개 업체 관계자 : "(국세청 관계자들을 채용하는 게)훨씬 저희들한테 이익이죠. 국세청에서도 (시스템이 잘 운영되는지) 의심할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막고."

유착 논란이 끊이지 않자 국세청은 지난해와 올해 지정업체 한 곳씩을 추가했지만, 시장규모 10%인 플라스틱 마개 제조만 허가해 독과점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녹취> 국세청 관계자(전화녹취) : "주세는 세금이 원료보다 더 많잖습니까. 그런 상태에서 무조건 시설기준을 완화해서 아무나 들어오면 세원관리가 안되죠."

국세청은 시설기준을 더 낮춰 진입을 보다 자유롭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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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병마개 시장’ 25년 독과점…무늬만 경쟁?
    • 입력 2011-10-10 22:06:06
    • 수정2011-10-11 10: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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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주와 맥주같은 술병마개는 국세청 퇴직자들이 운영하는 업체가 전량 공급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요. 오래된 관행인데 독점 논란이 끊이지 않아 국세청이 시장개방대책도 내놨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 술병마개의 절반 가까이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소주부터 맥주까지, 모든 술병마개엔 주류세 납부를 증명하는 '증지'가 인쇄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주류업체들은 반드시 이 납세 병마개를 부착한 주류만 시중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 허가를 받아 25년 이상 병마개 생산한 업체는 단 두곳, 연 7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해왔습니다. 그동안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은 이곳에 입사해 억대 연봉을 받아왔습니다. 한 업체 대표이사는 국세청 전 국장 출신, 부사장과 감사는 지역 세무서장을 지냈습니다. 다른 곳도 대표이사와 임원 3명이 전직 세무공무원입니다. <녹취> 병마개 업체 관계자 : "(국세청 관계자들을 채용하는 게)훨씬 저희들한테 이익이죠. 국세청에서도 (시스템이 잘 운영되는지) 의심할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막고." 유착 논란이 끊이지 않자 국세청은 지난해와 올해 지정업체 한 곳씩을 추가했지만, 시장규모 10%인 플라스틱 마개 제조만 허가해 독과점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녹취> 국세청 관계자(전화녹취) : "주세는 세금이 원료보다 더 많잖습니까. 그런 상태에서 무조건 시설기준을 완화해서 아무나 들어오면 세원관리가 안되죠." 국세청은 시설기준을 더 낮춰 진입을 보다 자유롭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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