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신중하게 서둘러라”

입력 2011.10.15 (10:21) 수정 2011.10.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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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같이 갑시다” 두 나라 대통령은 이번에 약속이나 한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미FTA를 계기로 두나라의 미래를 그렇게 만들자는 다짐일 겁니다. 그러려면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서로에게 현실에서 진짜 이익이 되어야 FTA의 기본정신인 ‘동반성장’은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미국의 비준절차는 모두 끝났습니다. 대통령 방문기간에 신속하게 끝냈다고해서 그 과정이 허수룩한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지난 4년여동안 이리저리 뜯어보며 두차례 추가협상을 통해 자동차시장과 투자자 보호 등 일부 핵심현안에서 미국은 이른바 ‘이익의 균형’달성에 충실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지리할만큼 끈질기게 FTA효과가 국내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추가협상에 반영시켜왔습니다. 미국조야의 이런 자세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우리 국회는 지금 국회 비준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있습니다.

정부여당은 미국측 절차가 끝난만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반면 야당시민단체 등은 문제조항을 고치지않고선 졸속으로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단일시장으론 세계최대인 미국과의 FTA는 현재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국익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운명적으로 교역국가일 수 밖에 없는 우리로선 이른바 ‘경제영토’를 넓히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기대효과 못지않게 부작용도 있습니다. 경쟁력이 취약한 농업과 중소상공인, 서비스 분야가 특히 손실이 크다고 합니다. 국내산업간의 이익불균형이 커서 부의 양극화를 키울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투자자 국가소송제 등 우리에게 불리한 일부 독소조항에 대한 개선안도 시급합니다.

이렇게 복잡한 이해득실을 잘 조정해서 어떻게 실효성있는 보완대책을 마련하느냐가 가장 큰 숙젭니다. 여야가 밀어붙이거나 또 어깃장 놓는다고 될 일이 아니고 미국처럼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서 풀어야할 과젭니다.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동맹국 미국과의 신의도 고려할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일단 맺으면 돌이킬 수 없는 FTA의 특성상 시간에 쫓겨서 허겁지겁 끝낼 수도 없습니다. 지금은 최종마무리를 짓기까지 마지막으로 잘 살펴서 정치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긴요합니다.FTA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선택을 마냥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이젠 ‘신중하게 서둘러야할 그 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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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신중하게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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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1-10-17 16: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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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같이 갑시다” 두 나라 대통령은 이번에 약속이나 한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미FTA를 계기로 두나라의 미래를 그렇게 만들자는 다짐일 겁니다. 그러려면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서로에게 현실에서 진짜 이익이 되어야 FTA의 기본정신인 ‘동반성장’은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미국의 비준절차는 모두 끝났습니다. 대통령 방문기간에 신속하게 끝냈다고해서 그 과정이 허수룩한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지난 4년여동안 이리저리 뜯어보며 두차례 추가협상을 통해 자동차시장과 투자자 보호 등 일부 핵심현안에서 미국은 이른바 ‘이익의 균형’달성에 충실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지리할만큼 끈질기게 FTA효과가 국내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추가협상에 반영시켜왔습니다. 미국조야의 이런 자세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우리 국회는 지금 국회 비준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있습니다. 정부여당은 미국측 절차가 끝난만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반면 야당시민단체 등은 문제조항을 고치지않고선 졸속으로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단일시장으론 세계최대인 미국과의 FTA는 현재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국익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운명적으로 교역국가일 수 밖에 없는 우리로선 이른바 ‘경제영토’를 넓히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기대효과 못지않게 부작용도 있습니다. 경쟁력이 취약한 농업과 중소상공인, 서비스 분야가 특히 손실이 크다고 합니다. 국내산업간의 이익불균형이 커서 부의 양극화를 키울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투자자 국가소송제 등 우리에게 불리한 일부 독소조항에 대한 개선안도 시급합니다. 이렇게 복잡한 이해득실을 잘 조정해서 어떻게 실효성있는 보완대책을 마련하느냐가 가장 큰 숙젭니다. 여야가 밀어붙이거나 또 어깃장 놓는다고 될 일이 아니고 미국처럼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서 풀어야할 과젭니다.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동맹국 미국과의 신의도 고려할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일단 맺으면 돌이킬 수 없는 FTA의 특성상 시간에 쫓겨서 허겁지겁 끝낼 수도 없습니다. 지금은 최종마무리를 짓기까지 마지막으로 잘 살펴서 정치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긴요합니다.FTA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선택을 마냥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이젠 ‘신중하게 서둘러야할 그 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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