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이슈] 은행 고배당 ‘제동’

입력 2011.10.21 (16: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올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시중 은행들에 대해 금융당국이 고배당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제부 김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김기자, 시중은행들이 배당을 어느 정도 했기에 고배당 억제책까지 나온 겁니까?

<답변>

고배당의 대표적인 사례가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입니다.

외환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1조 3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는데요,

이익의 69%인 9천7백억 원을 배당에 썼습니다.

KB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46.6%, 신한금융지주는 24.6%, 우리금융은 16.9%에 이르는 등 4대 은행지주사 배당 성향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치를 많게는 서너배까지 웃돌았습니다.

올해 18개 시중은행 순이익이 20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또 다시 번 돈을 대부분 배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은행 고배당에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은행권의 배당잔치에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경기 둔화로 서민과 중소기업이 어려운 가운데 은행들이 쉽게 돈을 번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은행들의 막대한 순이익은 자금 운용을 잘해서 나온 결과라기보다는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입 덕이 큽니다.

은행들이 상반기에 거둔 수수료 수입만 3조 7천억 원에 이르고, 최근 저금리로 은행들의 자금 마련 비용은 줄었는데,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지난 2009년 말 2.68%포인트였지만 올해 7월에는 3%포인트까지 높아졌습니다.

두번째는 은행들이 위기 땐 정부지원 호황 땐 배당잔치로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해 온 행태입니다..

은행들은 외환위기 때 87조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 받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천억 달러의 정부 보증과 4조 5천억 원을 자본확충자금으로 지원받았습니다.

은행들이 자기 힘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부 지원, 즉 국민의 세금으로 경영이 정상화된 것입니다...

<질문>

게다가 배당은 기업 입장에서 양면성이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배당은 주주에게 수익을 제공해 주가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능이 있지만, 지나친 배당은 투자재원의 유출을 초래해 기업의 성장과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주주에게 환영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은행은 또 다른 기업과 달리 자금중개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이 잘못되면 국민경제 전체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화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 국내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향후 자산 건전성과 금융 시장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여유 있다고 배당을 늘리기보단 내부 유보로 자본건전성을 높여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

그래서 금융당국이 내 놓은 대책은 어떤 건가요?

<답변>

배당을 얼마나 할 것이냐는 개별 기업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당국이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우회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데요...

금융당국이 검토중인 대책은 배당의 재원이 되는 순이익 가운데 은행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부분을 줄이는 겁니다.

이익 가운데 손실에 대비해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을 더 확대하도록 하고 충당금을 보충하는 대손준비금 역시 늘리면 배당에 쓸 몫이 줄어듭니다.

금융위원회 고승범 국장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고승범(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 "배당수준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입니다만 이익을 배당보다는 내부유보 확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승범(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 "배당수준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입니다만 이익을 배당보다는 내부유보 확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미 여러 차례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얘기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구두 메시지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고배당을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거죠?

<답변>

금융당국은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내년 초 다시 한번 고배당을 강행할 경우 추가 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제와 이슈] 은행 고배당 ‘제동’
    • 입력 2011-10-21 16:13:26
    오늘의 경제
<앵커 멘트> 올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시중 은행들에 대해 금융당국이 고배당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제부 김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김기자, 시중은행들이 배당을 어느 정도 했기에 고배당 억제책까지 나온 겁니까? <답변> 고배당의 대표적인 사례가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입니다. 외환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1조 3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는데요, 이익의 69%인 9천7백억 원을 배당에 썼습니다. KB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46.6%, 신한금융지주는 24.6%, 우리금융은 16.9%에 이르는 등 4대 은행지주사 배당 성향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치를 많게는 서너배까지 웃돌았습니다. 올해 18개 시중은행 순이익이 20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또 다시 번 돈을 대부분 배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은행 고배당에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은행권의 배당잔치에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경기 둔화로 서민과 중소기업이 어려운 가운데 은행들이 쉽게 돈을 번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은행들의 막대한 순이익은 자금 운용을 잘해서 나온 결과라기보다는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입 덕이 큽니다. 은행들이 상반기에 거둔 수수료 수입만 3조 7천억 원에 이르고, 최근 저금리로 은행들의 자금 마련 비용은 줄었는데,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지난 2009년 말 2.68%포인트였지만 올해 7월에는 3%포인트까지 높아졌습니다. 두번째는 은행들이 위기 땐 정부지원 호황 땐 배당잔치로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해 온 행태입니다.. 은행들은 외환위기 때 87조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 받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천억 달러의 정부 보증과 4조 5천억 원을 자본확충자금으로 지원받았습니다. 은행들이 자기 힘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부 지원, 즉 국민의 세금으로 경영이 정상화된 것입니다... <질문> 게다가 배당은 기업 입장에서 양면성이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배당은 주주에게 수익을 제공해 주가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능이 있지만, 지나친 배당은 투자재원의 유출을 초래해 기업의 성장과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주주에게 환영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은행은 또 다른 기업과 달리 자금중개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이 잘못되면 국민경제 전체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화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 국내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향후 자산 건전성과 금융 시장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여유 있다고 배당을 늘리기보단 내부 유보로 자본건전성을 높여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 그래서 금융당국이 내 놓은 대책은 어떤 건가요? <답변> 배당을 얼마나 할 것이냐는 개별 기업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당국이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우회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데요... 금융당국이 검토중인 대책은 배당의 재원이 되는 순이익 가운데 은행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부분을 줄이는 겁니다. 이익 가운데 손실에 대비해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을 더 확대하도록 하고 충당금을 보충하는 대손준비금 역시 늘리면 배당에 쓸 몫이 줄어듭니다. 금융위원회 고승범 국장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고승범(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 "배당수준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입니다만 이익을 배당보다는 내부유보 확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승범(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 "배당수준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입니다만 이익을 배당보다는 내부유보 확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미 여러 차례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얘기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구두 메시지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고배당을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거죠? <답변> 금융당국은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내년 초 다시 한번 고배당을 강행할 경우 추가 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