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활개치는 조폭들…처벌은 ‘솜방망이’

입력 2011.10.25 (22:05) 수정 2011.10.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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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인천 도심 한복판에서 조폭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지만 경찰이 대응을 제대로 못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급기야 조현오 경찰청장은 총기를 사용해서라도 조폭을 소탕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최근 조폭들의 실태와 대응 방안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송명훈 기자가 조폭의 범죄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직폭력배 수십 명이 장례식장 앞 도로를 가로막았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폭력배들은 여전히 길을 비켜주지 않습니다.



이곳에 모인 조직원은 인천 지역 2개 폭력조직 130여 명.



결국,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혈 난투극이 벌어졌고 한 명은 흉기에 찔려 경찰차 앞에 쓰러졌습니다.



<녹취>목격자(음성변조) : "흉기에 찔리니까 살려고 경찰차 앞으로 달려간거죠."



경찰도 아랑곳하지 않는 요즘 조폭들.



유흥가를 장악하기 위해 몰려다니며 세를 과시하고, 지역 간 세력다툼으로 번져 상대 조직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합니다.



이런 세력 다툼은 처절한 복수극을 부릅니다.



무자비한 이들의 폭력이 시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입니다.



특히 장사하는 사람들은 조직폭력배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유흥업소 주인(음성변조) : "팔이나 배 같은 곳 문신 보여주면서 위협하면 무섭죠..."



공권력도 무시하는 무법천지, 조직 폭력배들의 활동 무대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네 보신 것처럼 조폭들의 행패가 만만치 않은데요.



경찰 통계를 보더라도 조폭들의 숫자나 세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조폭들의 실태를 변진석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네, 해마다 경찰과 검찰이 집중 단속을 하고 있지만 숫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조폭은 220개 폭력단에 5천4백 명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와 서울에 가장 많은데요,



최근 지역 경기가 나빠지면서 수도권으로 상경하는 조직이 는 겁니다.



그런데 검거되는 조폭은 줄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4천6백 명 선이었던 검거자는 지난해 3천8백명 선으로 줄었고,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2천7백명을 검거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서민 갈취형 조폭도 많이 생기면서 평범한 사람들도 조폭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서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조폭의 실태를 윤지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뉴스 9 앵커 멘트: "조폭까지 동원한 이들의 협박에 두 명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해 자금난에 시달리던 동네 슈퍼마켓들을 강제로 빼앗은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업주를 협박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했습니다.



<인터뷰> 정00(피해자) : "사람 시켜서 순식간에 없애 버린다고." 가게 빼앗긴 뒤에는 아무 것도 못하고 "



<녹취> "너희들 다 나가라고 그랬지? 야, 이 ○○○아!"



상가 분양 이권에 개입한 조직폭력배.



항의하는 시민에게 폭행도 서슴지 않습니다.



<녹취>이△△(피해자) : "갑자기 무차별 공격을 당해서 갈비뼈가 3대 부러지고 전치 6주 나왔어요."



빚을 갚으라며 채무자 회사 앞에서 소피를 뒤집어 쓰거나, 환자로 변장해 채무자를 비난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수법도 가지가집니다.



2000년대 들어 사채를 등에 업고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 사냥과 주가 조작 등 화이트 칼라 범죄에 까지 나선 조폭들.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 투자자들의 몫입니다.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새 조직폭력배가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선량한 시민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렇듯 조폭들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경찰이 오늘 내놓은 대책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김연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현오 청장은 오늘 "조직폭력배에 대해 총기도 과감하게 쓰겠다"며, "인권문제를 굳이 내세우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조폭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인 거지만, 일선 경찰서 반응은 신통치 않습니다.



유착비리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조폭의 주요 근거지인 룸살롱이나 불법 오락실 등에 대한 접촉이 크게 제한된 상황.



현재로선 조폭 신원파악 등 정보수집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일선 경찰관 (음성변조) : "불법 업소에서 조폭들이 기생하는데 정보를 알아낼 방법이 없으니 가면 괜히 오해 받으니까 (파악이 안되죠.)"



조폭을 검거할 경우에도 단순 추종세력으로 분류돼 솜방망이 처벌밖에 할 수 없는 것도 문젭니다.



인천 장례식장에서 난동을 피운 조폭도 지난 5월 폭행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불구속 입건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곽대경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추종자라고 하더라도 성원들의 활동과 관계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들을 계속해서 추적, 관리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만 앞세운 단속보다는 불법 사업장 단속 등 자금줄을 압박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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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활개치는 조폭들…처벌은 ‘솜방망이’
    • 입력 2011-10-25 22:05:10
    • 수정2011-10-25 22:38:05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인천 도심 한복판에서 조폭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지만 경찰이 대응을 제대로 못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급기야 조현오 경찰청장은 총기를 사용해서라도 조폭을 소탕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최근 조폭들의 실태와 대응 방안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송명훈 기자가 조폭의 범죄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직폭력배 수십 명이 장례식장 앞 도로를 가로막았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폭력배들은 여전히 길을 비켜주지 않습니다.

이곳에 모인 조직원은 인천 지역 2개 폭력조직 130여 명.

결국,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혈 난투극이 벌어졌고 한 명은 흉기에 찔려 경찰차 앞에 쓰러졌습니다.

<녹취>목격자(음성변조) : "흉기에 찔리니까 살려고 경찰차 앞으로 달려간거죠."

경찰도 아랑곳하지 않는 요즘 조폭들.

유흥가를 장악하기 위해 몰려다니며 세를 과시하고, 지역 간 세력다툼으로 번져 상대 조직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합니다.

이런 세력 다툼은 처절한 복수극을 부릅니다.

무자비한 이들의 폭력이 시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입니다.

특히 장사하는 사람들은 조직폭력배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유흥업소 주인(음성변조) : "팔이나 배 같은 곳 문신 보여주면서 위협하면 무섭죠..."

공권력도 무시하는 무법천지, 조직 폭력배들의 활동 무대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네 보신 것처럼 조폭들의 행패가 만만치 않은데요.

경찰 통계를 보더라도 조폭들의 숫자나 세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조폭들의 실태를 변진석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네, 해마다 경찰과 검찰이 집중 단속을 하고 있지만 숫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조폭은 220개 폭력단에 5천4백 명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와 서울에 가장 많은데요,

최근 지역 경기가 나빠지면서 수도권으로 상경하는 조직이 는 겁니다.

그런데 검거되는 조폭은 줄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4천6백 명 선이었던 검거자는 지난해 3천8백명 선으로 줄었고,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2천7백명을 검거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서민 갈취형 조폭도 많이 생기면서 평범한 사람들도 조폭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서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조폭의 실태를 윤지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뉴스 9 앵커 멘트: "조폭까지 동원한 이들의 협박에 두 명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해 자금난에 시달리던 동네 슈퍼마켓들을 강제로 빼앗은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업주를 협박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했습니다.

<인터뷰> 정00(피해자) : "사람 시켜서 순식간에 없애 버린다고." 가게 빼앗긴 뒤에는 아무 것도 못하고 "

<녹취> "너희들 다 나가라고 그랬지? 야, 이 ○○○아!"

상가 분양 이권에 개입한 조직폭력배.

항의하는 시민에게 폭행도 서슴지 않습니다.

<녹취>이△△(피해자) : "갑자기 무차별 공격을 당해서 갈비뼈가 3대 부러지고 전치 6주 나왔어요."

빚을 갚으라며 채무자 회사 앞에서 소피를 뒤집어 쓰거나, 환자로 변장해 채무자를 비난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수법도 가지가집니다.

2000년대 들어 사채를 등에 업고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 사냥과 주가 조작 등 화이트 칼라 범죄에 까지 나선 조폭들.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 투자자들의 몫입니다.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새 조직폭력배가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선량한 시민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렇듯 조폭들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경찰이 오늘 내놓은 대책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김연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현오 청장은 오늘 "조직폭력배에 대해 총기도 과감하게 쓰겠다"며, "인권문제를 굳이 내세우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조폭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인 거지만, 일선 경찰서 반응은 신통치 않습니다.

유착비리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조폭의 주요 근거지인 룸살롱이나 불법 오락실 등에 대한 접촉이 크게 제한된 상황.

현재로선 조폭 신원파악 등 정보수집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일선 경찰관 (음성변조) : "불법 업소에서 조폭들이 기생하는데 정보를 알아낼 방법이 없으니 가면 괜히 오해 받으니까 (파악이 안되죠.)"

조폭을 검거할 경우에도 단순 추종세력으로 분류돼 솜방망이 처벌밖에 할 수 없는 것도 문젭니다.

인천 장례식장에서 난동을 피운 조폭도 지난 5월 폭행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불구속 입건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곽대경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추종자라고 하더라도 성원들의 활동과 관계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들을 계속해서 추적, 관리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만 앞세운 단속보다는 불법 사업장 단속 등 자금줄을 압박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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