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편법 인상’…대학들 반발

<앵커 멘트>

상당수 대학들이 예산을 편성할 때 '지출은 많게, 수입은 적게' 잡아 등록금을 편법인상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사립대 등록금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학들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송영석 기잡니다.

<리포트>

이 대학은 2006년부터 3년 동안 공과대학 등의 건축비로 227억원을 쓸 것처럼 예산을 짰습니다.

건축비를 충당하기 위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올렸지만, 건물은 짓지 않았습니다.

<녹취> 대학 관계자 : "이거에 대해서 저희가 드릴 말씀은 없다 이겁니다."

반면, 지난 5년 동안 안쓰고 남은 예산 9백억여원은 수입으로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이 35개 대학을 감사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지출과 수입을 조작한 규모가 6천5백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학들이 교비에 포함돼야 할 기부금이나 학교시설 사용료를 법인회계로 돌리거나, 학교 재단이 부담해야 할 운영 경비를 교비로 처리한 것도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인터뷰>김정하(감사원 제2 사무차장) : " 대학의 재정운용이 투명해지면 등록금이 인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당수 대학들이 등록금을 부당하게 인상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대학들은 당장 내년부터 등록금 인하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립대들은 그러나 감사원 감사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육협의회는 이번 감사에 대해 성명을 내기로 했고, 연세대는 국고가 지원되는 부분을 넘어선 업무 전반에 대한 직무감찰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