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금감원·국세청 로비에 5~6억 원 썼다”

입력 2011.11.1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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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달 초 마무리된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 수사에 이어 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가 또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이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 로비에 수억 원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합동수사단이 확보했습니다.

법조팀 김건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검찰이 합동수사단까지 꾸려가며 저축은행 관련 비리를 수사해 왔잖습니까. 그런데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된 단서를 확보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이 공식 출범한 뒤 한 달 반 정도 지났는데요.

불법 대출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합수단은 지난달 중순 고객 만여 명의 명의를 훔쳐 무려 천4백억 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제일저축은행 대주주 유동천 회장을 구속기소했는데요,

유 회장에게서 로비와 관련된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한 겁니다.

유 회장은 합수단 조사에서 "로비 자금으로 5~6억 원을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확인된 로비 대상은 현재까지 5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 가운데는 금감원과 국세청 관계자가 포함돼 있습니다.

일단 합수단은 불법 대출 사실을 무마하고 영업정지 처분을 막기 위해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저축은행사태가 벌어지기 전 보험 차원에서 꾸준히 관리해 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 회장은 업계에서는 마당발로 알려져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있는데요,

매달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회삿돈을 들고 나갔는데, 이 가운데 상당액은 접대 등 로비에 쓰였을 것이란 게 합수단 안팎의 분석입니다.

유 회장의 로비는 특히 대부분 금감원 등 감독기관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유동천 회장이 검찰 관계자들과도 통화한 내역이 나왔다구요?

<답변>

네. 검찰이 유 회장의 로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 내역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현직 검찰 관계자들도 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부장검사급 현직 검사 2명과 검찰 수사관 2명인데요, 많게는 수십 차례씩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합수단은 통화한 사실만 있을 뿐 유 회장이나 제일저축은행 비리와는 아무런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통화한 인사 중 1명이 합수단 소속 수사관인 것을 확인하고, 즉시 인사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사 비리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제 합수단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정관계 로비 쪽으로 향한다고 봐도 될까요?

<답변>

네. 합수단은 지난 두 달 가까이 7개 저축은행 대주주 등 책임자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기초를 착실히 다져왔는데요.

이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면 될 듯합니다.

불법대출과 횡령 등 저축은행 본연의 문제를 파헤치는 게 합수단 수사의 1차적인 목표이지만 불법이 행해지는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 역시 중요한 수사의 한 갈래입니다.

부산저축은행이나 삼화저축은행 사건 수사에서 드러난 저축은행들의 로비 행태를 보면 평소에 금감원 등 감독기관에 대해 관리를 해오고, 문제가 터지면 로비스트를 고용해 정치권에 구명로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일저축은행 등 현재 합수단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저축은행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문제는 합수단 수사 대상 저축은행이 무려 7개나 된다는 겁니다.

합수단은 토마토 저축은행 등 이미 다른 저축은행들의 정관계 로비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경우에 따라선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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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1-14 23: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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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달 초 마무리된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 수사에 이어 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가 또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이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 로비에 수억 원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합동수사단이 확보했습니다. 법조팀 김건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검찰이 합동수사단까지 꾸려가며 저축은행 관련 비리를 수사해 왔잖습니까. 그런데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된 단서를 확보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이 공식 출범한 뒤 한 달 반 정도 지났는데요. 불법 대출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합수단은 지난달 중순 고객 만여 명의 명의를 훔쳐 무려 천4백억 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제일저축은행 대주주 유동천 회장을 구속기소했는데요, 유 회장에게서 로비와 관련된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한 겁니다. 유 회장은 합수단 조사에서 "로비 자금으로 5~6억 원을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확인된 로비 대상은 현재까지 5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 가운데는 금감원과 국세청 관계자가 포함돼 있습니다. 일단 합수단은 불법 대출 사실을 무마하고 영업정지 처분을 막기 위해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저축은행사태가 벌어지기 전 보험 차원에서 꾸준히 관리해 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 회장은 업계에서는 마당발로 알려져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있는데요, 매달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회삿돈을 들고 나갔는데, 이 가운데 상당액은 접대 등 로비에 쓰였을 것이란 게 합수단 안팎의 분석입니다. 유 회장의 로비는 특히 대부분 금감원 등 감독기관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유동천 회장이 검찰 관계자들과도 통화한 내역이 나왔다구요? <답변> 네. 검찰이 유 회장의 로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 내역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현직 검찰 관계자들도 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부장검사급 현직 검사 2명과 검찰 수사관 2명인데요, 많게는 수십 차례씩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합수단은 통화한 사실만 있을 뿐 유 회장이나 제일저축은행 비리와는 아무런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통화한 인사 중 1명이 합수단 소속 수사관인 것을 확인하고, 즉시 인사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사 비리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제 합수단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정관계 로비 쪽으로 향한다고 봐도 될까요? <답변> 네. 합수단은 지난 두 달 가까이 7개 저축은행 대주주 등 책임자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기초를 착실히 다져왔는데요. 이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면 될 듯합니다. 불법대출과 횡령 등 저축은행 본연의 문제를 파헤치는 게 합수단 수사의 1차적인 목표이지만 불법이 행해지는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 역시 중요한 수사의 한 갈래입니다. 부산저축은행이나 삼화저축은행 사건 수사에서 드러난 저축은행들의 로비 행태를 보면 평소에 금감원 등 감독기관에 대해 관리를 해오고, 문제가 터지면 로비스트를 고용해 정치권에 구명로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일저축은행 등 현재 합수단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저축은행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문제는 합수단 수사 대상 저축은행이 무려 7개나 된다는 겁니다. 합수단은 토마토 저축은행 등 이미 다른 저축은행들의 정관계 로비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경우에 따라선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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