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정보기술)ㆍ항공ㆍ건설업계에서 대규모 인력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이미 감원에 나섰다.
IT 수출기업 중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로 적자를 내는 곳이 많아졌고, 항공 분야는 고유가 등으로 심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탓에 건설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이 업종에서는 희망퇴직뿐 아니라 권고 퇴직 형태의 감원이 수시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직쇄신, 인수합병 등의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영업정지 후 매각이 예정된 저축은행들은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ITㆍ항공업계 고용난 심각
IT 업종은 올해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 큰 타격을 입었다. TV 수요가 많이 감소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고용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16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영업손실이 9천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부문도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이나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는 상장사만 30여 곳에 달한다. 대기업의 실적 부진 여파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키움증권 김병기 연구원은 "휴대전화와 반도체는 양호하지만, 디스플레이 사업현황이 나쁘다. TV는 후방산업이 커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도 비용을 줄이려고 고용을 축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만의 노트북 제조업체인 콴타와 인벤텍은 각각 1천명, 400여명의 감원 계획을 밝혔다. 국내 일부 회사도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실장은 "고용 측면에서 정부가 주장했던 낙수 효과가 실패했다. 대만의 상황을 보면, 국내 IT 기업들의 고용에도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동일본 대지진, 고환율 등으로 극심한 부침을 겪은 항공업체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이미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은 2006년 이후 5년 만에 희망퇴직제를 시행해 만 4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된 희망자 100여명에 대한 퇴직을 결정했다.
이번 퇴직 인력은 전체 직원 1만8천명의 0.6%로 미미하지만, 대상이 직급과 급여가 높은 중견급이다. 회사 측은 감축을 통해 인사적체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감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제든지 인력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체의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경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도 불확실한 측면이 있어 내년 초 경영계획을 발표할 때 공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건설분야도 구조조정
국내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 업종에서도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외국 플랜트사업 수주 호조로 동요가 거의 없지만, 중소형사들은 상황이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하고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건설사들은 감원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 장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 관계자는 "벽산건설, 남광토건, 삼부토건, 한일건설, 성원건설 등이 올해 희망퇴직을 이미 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 내년에도 건설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런 희망퇴직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송흥익 연구원은 "대형사는 외국 수주가 확대되자 오히려 인원을 늘리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국내 건설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작아 중소형사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도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한 중견건설사의 인사팀장은 "내년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유지하려고 한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유급휴직을 하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공공 부문의 토목 발주도 급감해 건설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사들도 외국 플랜트 부문 인력은 늘리지만, 국내 건축 관련 인력은 줄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심규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더 큰 문제는 건설현장에서 외국인력이 많아져 국내 인력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숙련 인력 기반이 무너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 금융분야도 구조조정 가시화
금융분야에서는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9월 378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의 대가로 최대 34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다면 감원요인은 더 생길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내년 초 카드사 분사 때 대규모 희망퇴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저축은행에서는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지난 9월에 영업정지된 토마토ㆍ제일 등 7개 저축은행의 인수ㆍ합병 과정에서 감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 경영관리 단계에서는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의 저축은행들은 P&A(자산부채 이전방식)로 인수합병될 텐데, 인수하는 쪽에서 전체 100명 직원 중에 60명만 데려간다고 하면 40명은 해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 카드, 보험 등은 실적이 좋은 편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력 구조조정의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아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고 공기업 성격의 금융회사들이 고용 확대라는 정부 정책에 역행해 인력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구경회 금융팀장은 "금융권에서는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등 고용을 늘리는 추세라 내년 세계경기가 나빠진다고 해서 갑자기 인력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T 수출기업 중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로 적자를 내는 곳이 많아졌고, 항공 분야는 고유가 등으로 심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탓에 건설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이 업종에서는 희망퇴직뿐 아니라 권고 퇴직 형태의 감원이 수시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직쇄신, 인수합병 등의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영업정지 후 매각이 예정된 저축은행들은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ITㆍ항공업계 고용난 심각
IT 업종은 올해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 큰 타격을 입었다. TV 수요가 많이 감소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고용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16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영업손실이 9천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부문도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이나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는 상장사만 30여 곳에 달한다. 대기업의 실적 부진 여파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키움증권 김병기 연구원은 "휴대전화와 반도체는 양호하지만, 디스플레이 사업현황이 나쁘다. TV는 후방산업이 커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도 비용을 줄이려고 고용을 축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만의 노트북 제조업체인 콴타와 인벤텍은 각각 1천명, 400여명의 감원 계획을 밝혔다. 국내 일부 회사도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실장은 "고용 측면에서 정부가 주장했던 낙수 효과가 실패했다. 대만의 상황을 보면, 국내 IT 기업들의 고용에도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동일본 대지진, 고환율 등으로 극심한 부침을 겪은 항공업체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이미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은 2006년 이후 5년 만에 희망퇴직제를 시행해 만 4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된 희망자 100여명에 대한 퇴직을 결정했다.
이번 퇴직 인력은 전체 직원 1만8천명의 0.6%로 미미하지만, 대상이 직급과 급여가 높은 중견급이다. 회사 측은 감축을 통해 인사적체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감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제든지 인력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체의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경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도 불확실한 측면이 있어 내년 초 경영계획을 발표할 때 공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건설분야도 구조조정
국내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 업종에서도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외국 플랜트사업 수주 호조로 동요가 거의 없지만, 중소형사들은 상황이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하고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건설사들은 감원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 장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 관계자는 "벽산건설, 남광토건, 삼부토건, 한일건설, 성원건설 등이 올해 희망퇴직을 이미 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 내년에도 건설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런 희망퇴직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송흥익 연구원은 "대형사는 외국 수주가 확대되자 오히려 인원을 늘리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국내 건설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작아 중소형사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도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한 중견건설사의 인사팀장은 "내년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유지하려고 한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유급휴직을 하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공공 부문의 토목 발주도 급감해 건설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사들도 외국 플랜트 부문 인력은 늘리지만, 국내 건축 관련 인력은 줄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심규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더 큰 문제는 건설현장에서 외국인력이 많아져 국내 인력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숙련 인력 기반이 무너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 금융분야도 구조조정 가시화
금융분야에서는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9월 378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의 대가로 최대 34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다면 감원요인은 더 생길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내년 초 카드사 분사 때 대규모 희망퇴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저축은행에서는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지난 9월에 영업정지된 토마토ㆍ제일 등 7개 저축은행의 인수ㆍ합병 과정에서 감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 경영관리 단계에서는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의 저축은행들은 P&A(자산부채 이전방식)로 인수합병될 텐데, 인수하는 쪽에서 전체 100명 직원 중에 60명만 데려간다고 하면 40명은 해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 카드, 보험 등은 실적이 좋은 편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력 구조조정의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아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고 공기업 성격의 금융회사들이 고용 확대라는 정부 정책에 역행해 인력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구경회 금융팀장은 "금융권에서는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등 고용을 늘리는 추세라 내년 세계경기가 나빠진다고 해서 갑자기 인력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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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원 한파’ IT·항공·건설·금융업계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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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11-16 06:31:28
국내 IT(정보기술)ㆍ항공ㆍ건설업계에서 대규모 인력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이미 감원에 나섰다.
IT 수출기업 중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로 적자를 내는 곳이 많아졌고, 항공 분야는 고유가 등으로 심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탓에 건설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이 업종에서는 희망퇴직뿐 아니라 권고 퇴직 형태의 감원이 수시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직쇄신, 인수합병 등의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영업정지 후 매각이 예정된 저축은행들은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ITㆍ항공업계 고용난 심각
IT 업종은 올해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 큰 타격을 입었다. TV 수요가 많이 감소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고용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16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영업손실이 9천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부문도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이나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는 상장사만 30여 곳에 달한다. 대기업의 실적 부진 여파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키움증권 김병기 연구원은 "휴대전화와 반도체는 양호하지만, 디스플레이 사업현황이 나쁘다. TV는 후방산업이 커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도 비용을 줄이려고 고용을 축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만의 노트북 제조업체인 콴타와 인벤텍은 각각 1천명, 400여명의 감원 계획을 밝혔다. 국내 일부 회사도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실장은 "고용 측면에서 정부가 주장했던 낙수 효과가 실패했다. 대만의 상황을 보면, 국내 IT 기업들의 고용에도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동일본 대지진, 고환율 등으로 극심한 부침을 겪은 항공업체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이미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은 2006년 이후 5년 만에 희망퇴직제를 시행해 만 4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된 희망자 100여명에 대한 퇴직을 결정했다.
이번 퇴직 인력은 전체 직원 1만8천명의 0.6%로 미미하지만, 대상이 직급과 급여가 높은 중견급이다. 회사 측은 감축을 통해 인사적체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감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제든지 인력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체의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경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도 불확실한 측면이 있어 내년 초 경영계획을 발표할 때 공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건설분야도 구조조정
국내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 업종에서도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외국 플랜트사업 수주 호조로 동요가 거의 없지만, 중소형사들은 상황이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하고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건설사들은 감원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 장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 관계자는 "벽산건설, 남광토건, 삼부토건, 한일건설, 성원건설 등이 올해 희망퇴직을 이미 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 내년에도 건설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런 희망퇴직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송흥익 연구원은 "대형사는 외국 수주가 확대되자 오히려 인원을 늘리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국내 건설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작아 중소형사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도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한 중견건설사의 인사팀장은 "내년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유지하려고 한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유급휴직을 하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공공 부문의 토목 발주도 급감해 건설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사들도 외국 플랜트 부문 인력은 늘리지만, 국내 건축 관련 인력은 줄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심규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더 큰 문제는 건설현장에서 외국인력이 많아져 국내 인력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숙련 인력 기반이 무너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 금융분야도 구조조정 가시화
금융분야에서는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9월 378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의 대가로 최대 34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다면 감원요인은 더 생길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내년 초 카드사 분사 때 대규모 희망퇴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저축은행에서는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지난 9월에 영업정지된 토마토ㆍ제일 등 7개 저축은행의 인수ㆍ합병 과정에서 감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 경영관리 단계에서는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의 저축은행들은 P&A(자산부채 이전방식)로 인수합병될 텐데, 인수하는 쪽에서 전체 100명 직원 중에 60명만 데려간다고 하면 40명은 해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 카드, 보험 등은 실적이 좋은 편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력 구조조정의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아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고 공기업 성격의 금융회사들이 고용 확대라는 정부 정책에 역행해 인력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구경회 금융팀장은 "금융권에서는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등 고용을 늘리는 추세라 내년 세계경기가 나빠진다고 해서 갑자기 인력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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