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수 피고인, 치료 중 도주

<앵커 멘트>

살인 미수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상고심을 앞두고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 달아났습니다.

검찰과 법원, 교도소 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데 이 미결수에 대한 감시는 사실상 방치 상태였습니다.

채승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시내 한 종합병원.

지난 9월부터 간암 치료를 받던 살인 미수 피고인 37살 위 모씨가 어제 새벽 병실에서 달아났습니다.

치료해준 의료진에게 고맙다는 편지만 남긴 채였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 : "대부분 7시에서 9시 사이가 회진을 도는 시간이거든요. 그때쯤 (사라진 것을 알았습니다.)"

위 씨는 지난 1월 자신의 동거녀를 만난다며 대리운전기사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구속돼 1,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제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위 씨는 지병이 악화 돼 구속 집행 정지상태로 치료를 받던 중이었고, 어제 오후 재수감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두 달 동안 위 씨는 일반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교도소는, 구속 집행 정지로 풀려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검찰은 대법원 상고 중이라는 이유로 따로 신병 관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검찰 관계자 (음성 변조) : "옆에서 사람이 계속 지키거나, 감호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하면 위법이죠."

법원은 구속 집행 정지를 취소했고, 검찰은 전국에 위 씨를 지명 수배했지만, 미결수 관리의 허술함만 드러낸 채 이미 때는 늦은 뒤였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