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선택과 집중’, 미국서 자율 훈련

입력 2011.11.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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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의 간판선수인 김건우(31)와 이연경(30·이상 문경시청), 정순옥(28·안동시청)이 자비를 들여 다음 달 미국으로 장기 훈련을 떠난다.



각각 남자 10종경기와 여자 100m 허들, 여자 멀리뛰기에서 한국 기록을 보유한 세 선수는 내년 5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에서 새로운 코치를 만나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향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연경은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 비치의 육상 센터를 베이스 캠프로 삼았고, 김건우와 정순옥은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훈련지로 택했다.



이번 장기 전지훈련은 선수가 직접 훈련지와 코치를 물색해 자율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 선수는 코치 또는 트레이너 없이 홀로 출국해 현지에서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하게 된다.



대한육상연맹은 국고의 보조를 받아 세 선수에게 대표 선수 수당과 식비·일부 특식비 등 미국에서 한 달 정도 체류할 수 있는 비용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선수들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했다.



이처럼 연맹 주도에서 선수 자율로 대표 선수의 훈련 방식이 바뀐 이유는 연맹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것이다.



연맹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대표팀을 소수 엘리트 위주로 재편한다고 밝히고 100명 수준이던 대표 선수 규모를 55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47개 세부 종목의 모든 선수에게 투자하지 않고 열정과 의지가 있는 선수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자율적으로 훈련 계획을 제안한 세 선수를 1차 지원 대상자로 삼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그간 거액을 들여 남자 110m 허들의 이정준(27·경찰대)과 남자 100m 기대주 김국영(20·안양시청)·남자 400m 간판 박봉고(20·구미시청) 등 한국 육상을 이끌어 갈 유망주를 육상 선진국인 자메이카와 미국에 보냈다.



그러나 투자 대비 성과가 크지 않았고, 결국 연맹이 앞장서 주도하기보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하도록 돕는 게 낫다고 판단해 훈련 지원 방안을 새로 짰다.



내달 1일 출국해 세계적인 선수를 길러낸 라나 J. 라이더 코치와 만날 예정인 이연경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7일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주위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돈 쓰러 미국에 가느냐’는 말을 하는 분도 계시지만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면서 지도자 공부도 하려고 미국 전지훈련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배우고 런던올림픽 출전을 향해 열심히 훈련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던 김건우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우리나라에서 운동하는 데 왜 우리는 안될까 많은 고민을 했고 이번에 그 답을 찾아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오동진 연맹 회장은 "이번 육상 대표선수들의 해외 자율 훈련이 새로운 경향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미래 육상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 대한체육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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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상 ‘선택과 집중’, 미국서 자율 훈련
    • 입력 2011-11-17 16:53:23
    연합뉴스
육상의 간판선수인 김건우(31)와 이연경(30·이상 문경시청), 정순옥(28·안동시청)이 자비를 들여 다음 달 미국으로 장기 훈련을 떠난다.

각각 남자 10종경기와 여자 100m 허들, 여자 멀리뛰기에서 한국 기록을 보유한 세 선수는 내년 5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에서 새로운 코치를 만나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향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연경은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 비치의 육상 센터를 베이스 캠프로 삼았고, 김건우와 정순옥은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훈련지로 택했다.

이번 장기 전지훈련은 선수가 직접 훈련지와 코치를 물색해 자율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 선수는 코치 또는 트레이너 없이 홀로 출국해 현지에서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하게 된다.

대한육상연맹은 국고의 보조를 받아 세 선수에게 대표 선수 수당과 식비·일부 특식비 등 미국에서 한 달 정도 체류할 수 있는 비용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선수들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했다.

이처럼 연맹 주도에서 선수 자율로 대표 선수의 훈련 방식이 바뀐 이유는 연맹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것이다.

연맹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대표팀을 소수 엘리트 위주로 재편한다고 밝히고 100명 수준이던 대표 선수 규모를 55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47개 세부 종목의 모든 선수에게 투자하지 않고 열정과 의지가 있는 선수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자율적으로 훈련 계획을 제안한 세 선수를 1차 지원 대상자로 삼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그간 거액을 들여 남자 110m 허들의 이정준(27·경찰대)과 남자 100m 기대주 김국영(20·안양시청)·남자 400m 간판 박봉고(20·구미시청) 등 한국 육상을 이끌어 갈 유망주를 육상 선진국인 자메이카와 미국에 보냈다.

그러나 투자 대비 성과가 크지 않았고, 결국 연맹이 앞장서 주도하기보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하도록 돕는 게 낫다고 판단해 훈련 지원 방안을 새로 짰다.

내달 1일 출국해 세계적인 선수를 길러낸 라나 J. 라이더 코치와 만날 예정인 이연경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7일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주위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돈 쓰러 미국에 가느냐’는 말을 하는 분도 계시지만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면서 지도자 공부도 하려고 미국 전지훈련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배우고 런던올림픽 출전을 향해 열심히 훈련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던 김건우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우리나라에서 운동하는 데 왜 우리는 안될까 많은 고민을 했고 이번에 그 답을 찾아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오동진 연맹 회장은 "이번 육상 대표선수들의 해외 자율 훈련이 새로운 경향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미래 육상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 대한체육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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