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제 투약 후 사망…병원에 배상 책임”

<앵커 멘트>

내시경 검사를 받으려고 수면 유도제 주사를 맞았다가 숨진 환자가 있습니다.

병원이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황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년에 한 번씩 권장받는 건강 검진에서 대부분의 경우 수면 내시경이 사용됩니다.

이 때 쓰이는 수면 유도제가 '미다졸람'.

정맥 주사를 놓아 검진자를 가수면 상태로 유도하는 최면 물질입니다.

지난해 1월 호흡이 가빠 병원을 찾은 60살 박 모 씨에게도 병원측은 수면 유도제를 투여하고 기관지 수면 내시경 검사를 했지만 박 씨는 5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녹취>이 모 씨(유가족) :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렸었고 나올 때 이미 초죽음 상태로 나왔었어요."

유족들이 낸 소송에 대해 재판부는 "호흡기 질환이 있는 박 씨의 경우 미다졸람은 호흡 정지 등을 유발할 위험이 큰데도 적정량보다 3배 넘는 약물을 한꺼번에 투여해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해자측이 부작용 설명을 듣고 검사에 동의한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책임은 70%" 라며 배상액을 4천5백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녹취>김병철(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 "호흡곤란증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에게는 정상인보다 소량의 최면진정제를 완만한 속도로 투입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아 호흡부전증을 불러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수면 유도제인 미다졸람은 일반 건강검진의 수면 내시경이나 임플란트 등에 폭넓게 사용됩니다.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