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펑펑 ‘의료원’…부채 나몰라라

입력 2011.11.2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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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7백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강원도 내 5개 도립의료원.

KBS 취재 결과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불법과 편법이 만연한 의료원의 현실을 엄진아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속초의료원에 근무했던 한 공중보건의사의 월급명세서입니다.

지난 2008년 11월과 12월, 2009년 11월과 12월, 넉 달 동안 매달 월급 14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해당 의사는 진료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당시 공중보건의사 : "시험 공부를 하려고 원장님과 상의를 해서 휴가를 몰아서 공부하려고 쓴 거거든요."

그러나 사실과 다릅니다.

공중보건의 복무지침을 보면 1년에 쓸 수 있는 휴가는 최대 12일입니다.

결국, 1년에 2달을 진료하지 않고 월급까지 받았다는 것은 의료원 경영진이 눈감아 주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 의료원은 협진 협약을 맺은 모 대학병원 소속 의사를 몰래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협진 병원과 의료원에서 이중으로 월급을 줄 수 없어 임용계약서엔 근무날짜를 조작했습니다.

<녹취>의료원 관계자 : "○○병원은 좀 도와주는 입장이고, 속초의료원은 도움을 받는 입장이고. 들통이 안 나면 참 좋았을 텐데 어떻게 노출이 된 건데."

수당 관리도 엉망입니다.

하루 10만 원으로 정해진 의사의 일·숙직 수당 규정을 무시하고, 3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10여 명의 의사에게 4천2백만 원이 부당 지급됐습니다.

또 같은 기간 의사들이 가져간 성과급은 9억 4천만 원. 총 진료수익 21억 원의 43%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규정은 진료수익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주지 않아야 할 도민들의 세금 5억 원이 더 지급된 것입니다.

이렇게 규정을 무시하고 일부 의사들이 더 많은 보수를 받는 동안 일반 직원들은 월급도 제대로 못 받았습니다.

지난 7월 기준, 이 의료원의 임금체불액은 10억 원을 넘었습니다.

속초의료원 경영진이 불, 탈법을 일삼으며 의사들의 배를 불리는 사이 의료원의 부채는 해마다 늘어 지금은 백5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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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세 펑펑 ‘의료원’…부채 나몰라라
    • 입력 2011-11-25 13:12:22
    뉴스 12
<앵커 멘트> 7백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강원도 내 5개 도립의료원. KBS 취재 결과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불법과 편법이 만연한 의료원의 현실을 엄진아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속초의료원에 근무했던 한 공중보건의사의 월급명세서입니다. 지난 2008년 11월과 12월, 2009년 11월과 12월, 넉 달 동안 매달 월급 14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해당 의사는 진료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당시 공중보건의사 : "시험 공부를 하려고 원장님과 상의를 해서 휴가를 몰아서 공부하려고 쓴 거거든요." 그러나 사실과 다릅니다. 공중보건의 복무지침을 보면 1년에 쓸 수 있는 휴가는 최대 12일입니다. 결국, 1년에 2달을 진료하지 않고 월급까지 받았다는 것은 의료원 경영진이 눈감아 주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 의료원은 협진 협약을 맺은 모 대학병원 소속 의사를 몰래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협진 병원과 의료원에서 이중으로 월급을 줄 수 없어 임용계약서엔 근무날짜를 조작했습니다. <녹취>의료원 관계자 : "○○병원은 좀 도와주는 입장이고, 속초의료원은 도움을 받는 입장이고. 들통이 안 나면 참 좋았을 텐데 어떻게 노출이 된 건데." 수당 관리도 엉망입니다. 하루 10만 원으로 정해진 의사의 일·숙직 수당 규정을 무시하고, 3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10여 명의 의사에게 4천2백만 원이 부당 지급됐습니다. 또 같은 기간 의사들이 가져간 성과급은 9억 4천만 원. 총 진료수익 21억 원의 43%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규정은 진료수익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주지 않아야 할 도민들의 세금 5억 원이 더 지급된 것입니다. 이렇게 규정을 무시하고 일부 의사들이 더 많은 보수를 받는 동안 일반 직원들은 월급도 제대로 못 받았습니다. 지난 7월 기준, 이 의료원의 임금체불액은 10억 원을 넘었습니다. 속초의료원 경영진이 불, 탈법을 일삼으며 의사들의 배를 불리는 사이 의료원의 부채는 해마다 늘어 지금은 백5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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