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분노 범죄, 폐지 줍는 할머니를…

<앵커 멘트>

한 남성이 그냥 화가 난다고 처음보는 할머니를 마구 때려 결국 숨지게 했습니다.

'묻지마 범죄'는 대책을 찾기도 힘들고, 그래서 더 소름끼치고, 답답합니다.

손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폐지를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다니는 주택가 이면도로.

이곳에서 폐지를 줍던 75살 고 모 할머니가 한 남성으로부터 이유없이 폭행 당했습니다.

할머니의 중얼거리는 소리를 욕하는 소리로 들은 40살 김모씨가 무자비하게 폭행한 겁니다.

반항할 능력도 없는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인터뷰> 양춘자(이웃 할머니) : "밥 먹고 살려고 노인네가 의지삼아 하는 걸. 그러면 쓰나. 나는 이해가 안 가."

할머니는 몇 년째 폐지를 주우며 생활해 오고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당일에도 오전부터 나와 폐지를 줍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독서실 사업에 실패한 김씨가 주변으로부터 외면까지 당하자 홧김에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주정식(서울 양천경찰서 형사과장) : "평소에도 가족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교우 관계없이 반 사회적인 행태를 일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분노를 억제하지 못했다지만 대책도 대안도 찾기 힘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인터뷰> 최혜원(정신과 전문의) : "건강한 방법들로 표현이 되야지만. 이렇게 억눌린 부분이 한꺼번에 표출되는 묻지마 범죄가 예방될 수 있지 않을까."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신병력이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