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심야 택시 승차 거부…근절 안되는 이유는?

입력 2011.12.0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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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진곤(서울시 관악구) : "너무 심해요. 여기는 경찰 있어도 상관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승차거부."

<인터뷰>배윤경(서울시 반포동) : "(택시) 기다리면 5분 10분은 그냥 지나가고..특히 겨울이면 정말 추운데.."

<앵커 멘트>

심야시간에 택시 잡기 정말 어려우시죠?

서울시내 택시가 7만2천 대가 넘는데, 왜 이렇게 늦은 시간만 되면 택시가 귀해지는 걸까요?

먼저 그 실태를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흥가가 밀집한 서울의 한 번화가,

밤이 깊어가면서 도로 위는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녹취> "올라가세요, 여기 다칩니다"

지나가는 빈 택시를 향해 목적지를 외쳐보지만,

<녹취> "잠실!"

대부분 무심하게 지나쳐 버립니다.

<인터뷰>곽형복(서울 서초동) : "택시를 타려고 해도 탈 수가 없으니까 힘들어요. 힘들어."

사람들이 몰리는 홍대입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금 시각이 밤 12시를 조금 지났는데요, 자정이 넘어서면서 거리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속반까지 투입됐지만 과태료가 20만 원에 이르다보니 실랑이도 끊이지 않습니다.

<녹취>택시기사 : "저기 건너가 타야 합니다. 건너가 타십시오. (그건 기사님 생각이고..)그렇게 했는데 그게 뭐가 잘못이예요? 못줘요.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택시기사들도 승차거부의 속사정은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택시기사(음성변조) : "야간에도 나오면 많이 해야 13~4만 원이고 주간에는 아예 사납금도 못하는 형편이고 그러는데.."

지난해 승차거부로 적발된 택시는 만 9천여 대.

하지만 실제 과태료까지 물린 택시는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앵커 멘트>

국토해양부가 서울의 택시 천 대를 뽑아 분석했더니 낮에는 한 시간에 두세 명의 손님을 태웠지만, 저녁 9시엔 5명, 밤 11시가 넘어가면 한 시간에 6명까지 승객이 늘었습니다.

밤이 되면 손님은 넘치는데 구간에 따라 길이 막히니까 승차 거부의 유혹이 생기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어서 김원장 기자입니다.

<리포트>

택시를 기다리다 지친 승객들이 도로 한복판으로 나왔습니다.

서울 강남역입니다.

조사 대상인 천 대의 택시들은 이 일대에서 하루 동안 660여 차례 손님을 내려준 반면 태우기는 800 차례나 됐습니다.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 많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택시의 평균 주행속도는 새벽 시간대 시속 49km였지만 오후엔 시속 30km, 저녁 6시 이후엔 시속 24km까지 떨어집니다.

저녁 시간이 될수록 기사들은 막히는 지역을 피하려는 승차거부 유혹을 받게 됩니다.

밤 9시, 서울 강남역에서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노원구청과 영등포역으로 택시를 타고 가봤습니다.

간선도로를 이용한 노원구청 방향은 만 8천 원이 나왔지만 신호와 신호를 거치는 영등포역 방향은 만 2천 원에 그쳤습니다.

<인터뷰>택시 기사 : "장거리가 좋죠. 도로가 편리한 길 안 막히고 빨리 갔다올 수 있는 길. 간선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길을 가장 선호하죠."

특히 손님을 내려준 다음 다시 손님을 잡기 좋은 목적지를 골라 잡으려 합니다.

<녹취>택시기사 : "거기서 손님을 하차해 드리고 바로 연결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되나 안되나.."

야간 요금체계를 보완하거나 연계 대중교통를 확충하지 않는다면 만만찮은 사납금을 채워야 하는 택시기사들의 승차 거부를 없애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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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심야 택시 승차 거부…근절 안되는 이유는?
    • 입력 2011-12-01 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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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진곤(서울시 관악구) : "너무 심해요. 여기는 경찰 있어도 상관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승차거부." <인터뷰>배윤경(서울시 반포동) : "(택시) 기다리면 5분 10분은 그냥 지나가고..특히 겨울이면 정말 추운데.." <앵커 멘트> 심야시간에 택시 잡기 정말 어려우시죠? 서울시내 택시가 7만2천 대가 넘는데, 왜 이렇게 늦은 시간만 되면 택시가 귀해지는 걸까요? 먼저 그 실태를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흥가가 밀집한 서울의 한 번화가, 밤이 깊어가면서 도로 위는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녹취> "올라가세요, 여기 다칩니다" 지나가는 빈 택시를 향해 목적지를 외쳐보지만, <녹취> "잠실!" 대부분 무심하게 지나쳐 버립니다. <인터뷰>곽형복(서울 서초동) : "택시를 타려고 해도 탈 수가 없으니까 힘들어요. 힘들어." 사람들이 몰리는 홍대입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금 시각이 밤 12시를 조금 지났는데요, 자정이 넘어서면서 거리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속반까지 투입됐지만 과태료가 20만 원에 이르다보니 실랑이도 끊이지 않습니다. <녹취>택시기사 : "저기 건너가 타야 합니다. 건너가 타십시오. (그건 기사님 생각이고..)그렇게 했는데 그게 뭐가 잘못이예요? 못줘요.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택시기사들도 승차거부의 속사정은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택시기사(음성변조) : "야간에도 나오면 많이 해야 13~4만 원이고 주간에는 아예 사납금도 못하는 형편이고 그러는데.." 지난해 승차거부로 적발된 택시는 만 9천여 대. 하지만 실제 과태료까지 물린 택시는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앵커 멘트> 국토해양부가 서울의 택시 천 대를 뽑아 분석했더니 낮에는 한 시간에 두세 명의 손님을 태웠지만, 저녁 9시엔 5명, 밤 11시가 넘어가면 한 시간에 6명까지 승객이 늘었습니다. 밤이 되면 손님은 넘치는데 구간에 따라 길이 막히니까 승차 거부의 유혹이 생기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어서 김원장 기자입니다. <리포트> 택시를 기다리다 지친 승객들이 도로 한복판으로 나왔습니다. 서울 강남역입니다. 조사 대상인 천 대의 택시들은 이 일대에서 하루 동안 660여 차례 손님을 내려준 반면 태우기는 800 차례나 됐습니다.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 많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택시의 평균 주행속도는 새벽 시간대 시속 49km였지만 오후엔 시속 30km, 저녁 6시 이후엔 시속 24km까지 떨어집니다. 저녁 시간이 될수록 기사들은 막히는 지역을 피하려는 승차거부 유혹을 받게 됩니다. 밤 9시, 서울 강남역에서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노원구청과 영등포역으로 택시를 타고 가봤습니다. 간선도로를 이용한 노원구청 방향은 만 8천 원이 나왔지만 신호와 신호를 거치는 영등포역 방향은 만 2천 원에 그쳤습니다. <인터뷰>택시 기사 : "장거리가 좋죠. 도로가 편리한 길 안 막히고 빨리 갔다올 수 있는 길. 간선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길을 가장 선호하죠." 특히 손님을 내려준 다음 다시 손님을 잡기 좋은 목적지를 골라 잡으려 합니다. <녹취>택시기사 : "거기서 손님을 하차해 드리고 바로 연결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되나 안되나.." 야간 요금체계를 보완하거나 연계 대중교통를 확충하지 않는다면 만만찮은 사납금을 채워야 하는 택시기사들의 승차 거부를 없애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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