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무역 1조 달러의 과제

입력 2011.12.05 (07:29) 수정 2011.12.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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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수 해설위원]



다른 나라에 팔 것이라곤 어부들이 잡은 오징어와 광부들이 캔 철광석이 전부였던 나라. 우리도 잘살아보자며 온 나라가 수출에 매달린 나라. 그렇게 해서 50 년 만에 무역 1조 달러의 기록을 세운 나라. 바로 우리나랍니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 나라는 전 세계 200여 국가가운데 8개 나라뿐입니다. 우리나라는 9번째로 1조클럽 국가가 된 것입니다.



백 달러로 에베레스트 산을 136개나 만들 수 있다는 1조 달러. 그 1조 달러의 벽을 넘어선 것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심국가 그룹에 당당하게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로는 처음입니다. 좁은 땅과 적은 인구, 자원이 빈약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괍니다.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불안한 가운데서도 수출이 두 자릿수로 늘어난 것 역시 평가받을 만합니다. 수고했다고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축하하고 축하받을 일입니다.



세계 무역사의 기적이라는 1조 달러. 그러나 숫자에 취해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세계 시장에서 1위를 한 품목이 70여개에 불과합니다. 중국 천2백여개, 미국 600여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경쟁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수출하기 위해 수입해야 하는 중간재 비중이 30%대로 여전히 높습니다. 수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손에 쥐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의밉니다. 그래도 상품시장에서는 박하긴 하지만 이익을 냅니다. 서비스업은 2000년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품질을 높여 채산성을 올려야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렇게 이문이 적은 구조도 문제지만 안타까운 것은 1조 달러 달성이란 자축파티를 즐길 수 없는 계층이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국내시장만을 보고 사업하는 중소업체들과 저소득층에게 1조 달러는 남의 일로 보입니다. 당장 소득이 늘고 일자리와 연결되는 실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들만의 잔치라며 비아냥거립니다. 무리도 아닙니다. 그동안 환율과 금리, 자금지원 등 정부 정책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데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결과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수출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이제부터는 수출의 과실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게 해야 할 때란 겁니다. 그렇게 해서 함께 박수칠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무역 1조 달러가 던진 화두이자 과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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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무역 1조 달러의 과제
    • 입력 2011-12-05 07:29:08
    • 수정2011-12-06 16:54:08
    뉴스광장 1부
[전복수 해설위원]

다른 나라에 팔 것이라곤 어부들이 잡은 오징어와 광부들이 캔 철광석이 전부였던 나라. 우리도 잘살아보자며 온 나라가 수출에 매달린 나라. 그렇게 해서 50 년 만에 무역 1조 달러의 기록을 세운 나라. 바로 우리나랍니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 나라는 전 세계 200여 국가가운데 8개 나라뿐입니다. 우리나라는 9번째로 1조클럽 국가가 된 것입니다.

백 달러로 에베레스트 산을 136개나 만들 수 있다는 1조 달러. 그 1조 달러의 벽을 넘어선 것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심국가 그룹에 당당하게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로는 처음입니다. 좁은 땅과 적은 인구, 자원이 빈약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괍니다.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불안한 가운데서도 수출이 두 자릿수로 늘어난 것 역시 평가받을 만합니다. 수고했다고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축하하고 축하받을 일입니다.

세계 무역사의 기적이라는 1조 달러. 그러나 숫자에 취해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세계 시장에서 1위를 한 품목이 70여개에 불과합니다. 중국 천2백여개, 미국 600여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경쟁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수출하기 위해 수입해야 하는 중간재 비중이 30%대로 여전히 높습니다. 수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손에 쥐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의밉니다. 그래도 상품시장에서는 박하긴 하지만 이익을 냅니다. 서비스업은 2000년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품질을 높여 채산성을 올려야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렇게 이문이 적은 구조도 문제지만 안타까운 것은 1조 달러 달성이란 자축파티를 즐길 수 없는 계층이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국내시장만을 보고 사업하는 중소업체들과 저소득층에게 1조 달러는 남의 일로 보입니다. 당장 소득이 늘고 일자리와 연결되는 실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들만의 잔치라며 비아냥거립니다. 무리도 아닙니다. 그동안 환율과 금리, 자금지원 등 정부 정책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데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결과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수출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이제부터는 수출의 과실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게 해야 할 때란 겁니다. 그렇게 해서 함께 박수칠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무역 1조 달러가 던진 화두이자 과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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