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탈학교 시대의 대안 ‘대안학교’

입력 2011.12.07 (22:03) 수정 2011.12.0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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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생 : "자율학습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자율학습이 아니고 일부러 하라고 강요시키고......"



<인터뷰> 학생 : "국어는 일단 이해 안되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전 좀 이해가 안되요."



<인터뷰> 학생 : "늦게 자니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드니까 학교도 가기 싫고 공부도 하기 싫고"



<앵커 멘트>



이 말을 들어보니 우리 청소년들 학교 생활이 정말 힘든가봅니다.



실제로 한 해 6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기존 학교를 떠나고, 그 중 일부는 대안학교를 찾는다고 하는데요



먼저 김영은 기자가 어떤 대안학교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경남 산청의 산골 속에 자리한 대안학교.



5교시 수업으로 손수 심은 유기농 배추를 수확합니다.



<녹취> "오~ 8kg"



초등학교때 항상 1등을 차지했던 이지연 양은 성적으로 평가받던 생활에 지쳐 이 학교로 진학했습니다.



<인터뷰> 이지연 (산청간디중학교 3학년) : "나중을 위해 지금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근데 저는 지금 살아야 되니까 재밌게 살아아죠."



이 대안고등학교는 오전에는 국영수 등 일반과목 수업을 듣지만, 오후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수강합니다.



<인터뷰> 이예남(푸른꿈고교 2학년) : "어떻게 해야 도자기 더 예쁘게 만들까 생각하면서 지내는 게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면서 대안 교육을 실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가 직접 동화책을 읽어주고 함께 요리를 하는 맞춤 교육입니다.



<인터뷰> 이윤하 (상언 어머니) : "어리기 때문에 관계 형성을 위한 놀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성적 위주의 기존 학교를 벗어난 학생들은 대안 학교에서 자기에 적합한 교육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기존 학교와 다른 형태의 대안 학교들이 참 많군요.



대안 학교 교실에 나가 있는 이영풍 기자를 연결합니다. 이 기자!



<기자 멘트>



보시는 것 처럼 대안 학교는 교실 분위기부터 기존 학교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전국의 대안학교는 비인가를 포함하면 2백 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수용 인원은 만 명 내외입니다.



반면에 학교생활 부적응 등을 이유로 올 해 학교를 떠난 학생들은 고등학생만 3만 4천명으로 학년이 높을 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 통계를 보면 26만 명을 넘었는데요,



다시말해 현재 운영중인 대안 학교로는 기존 학교를 떠난 학생들을 제대로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때문에 최근 대안학교 설립이 늘고 있지만, 준비 부족으로 중간에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유동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책걸상은 모두 없어졌고 칠판에는 먼지가 수북합니다.



한때 재학생이 80명을 넘었던 이 대안 학교는 재정난 때문에 학생 수가 줄어 설립한 지 7년 만에 폐교됐습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현대식에 물들었던 학생들이 그러한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국제 대안 학교로 알려졌던 이 학교는 지난달 문을 닫았습니다.



<녹취>마을주민 : "부모들이 와서 막 싸우고 그랬었다고요. 경찰들도 왔었고, (학교에서) 문도 안 열어주고 그러니까......"



미국 교과서로 수업을 하고 미국 학력이 인정된다며 학생들을 모집했지만, 모두 거짓였습니다.



<녹취>학부모 : "인터넷에 광고낸 거 그런 것이 정말인 줄 알고, 우리는 교육자가 그렇게 거짓말할 거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대안 학교 인기를 이용해 마구잡이식 설립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선임(대안교육연대 활동가) : "교육청에서 허가가 안난다는데 허가날 수 있는 조건이 뭐냐? 난 땅있다. 내가 땅이 있으니 내가 만들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부실 대안학교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놓친 학생들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와 교육제도가 비슷한 일본도 10년 전 이른바 부등교(不登校), 다시말해 학교를 떠나는 학생 문제가 심각했었는데요.



하지만 일본은 대안학교 양성화와 맞춤형 교육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안학교가 탈학교 시대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사회복지학과? 넌 과학이 좋지?"



대안 학교에 다니는 우민지 양은 수능 시험을 위해 2년 동안 방과후 특별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국영수 등 대입 필수과목의 수업 시간이 일반 학교보다 부족해,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우민지(도시 속 작은 학교 3학년) : "대학원생 등이 잘 가르쳐 주어서 일반 학교 보다 낳다"



대안 학교에 다니면 대학에 가기 쉽지 않다는 우려와 달리, 이 학교는 전교생의 2/3 이상이 대학 진학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이태룡(푸른 꿈 고등학교 교장) : "공교육 교육과정의 절반 가량을 일반계 고교와 같은 수업을 합니다."



대안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습니다.



대안 학교에 자녀들을 맡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부>노춘월(학부모/꿈틀학교) :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들 특성에 맞게 요구하시는 게 있잖아요. 그런 걸 학부모 교육이나 회의를 통해 수용을 많이 해주세요."



서울과 경기도 의회는 비인가 대안학교에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대안 학교는 탈학교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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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탈학교 시대의 대안 ‘대안학교’
    • 입력 2011-12-07 22:03:55
    • 수정2011-12-07 22: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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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생 : "자율학습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자율학습이 아니고 일부러 하라고 강요시키고......"

<인터뷰> 학생 : "국어는 일단 이해 안되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전 좀 이해가 안되요."

<인터뷰> 학생 : "늦게 자니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드니까 학교도 가기 싫고 공부도 하기 싫고"

<앵커 멘트>

이 말을 들어보니 우리 청소년들 학교 생활이 정말 힘든가봅니다.

실제로 한 해 6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기존 학교를 떠나고, 그 중 일부는 대안학교를 찾는다고 하는데요

먼저 김영은 기자가 어떤 대안학교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경남 산청의 산골 속에 자리한 대안학교.

5교시 수업으로 손수 심은 유기농 배추를 수확합니다.

<녹취> "오~ 8kg"

초등학교때 항상 1등을 차지했던 이지연 양은 성적으로 평가받던 생활에 지쳐 이 학교로 진학했습니다.

<인터뷰> 이지연 (산청간디중학교 3학년) : "나중을 위해 지금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근데 저는 지금 살아야 되니까 재밌게 살아아죠."

이 대안고등학교는 오전에는 국영수 등 일반과목 수업을 듣지만, 오후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수강합니다.

<인터뷰> 이예남(푸른꿈고교 2학년) : "어떻게 해야 도자기 더 예쁘게 만들까 생각하면서 지내는 게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면서 대안 교육을 실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가 직접 동화책을 읽어주고 함께 요리를 하는 맞춤 교육입니다.

<인터뷰> 이윤하 (상언 어머니) : "어리기 때문에 관계 형성을 위한 놀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성적 위주의 기존 학교를 벗어난 학생들은 대안 학교에서 자기에 적합한 교육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기존 학교와 다른 형태의 대안 학교들이 참 많군요.

대안 학교 교실에 나가 있는 이영풍 기자를 연결합니다. 이 기자!

<기자 멘트>

보시는 것 처럼 대안 학교는 교실 분위기부터 기존 학교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전국의 대안학교는 비인가를 포함하면 2백 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수용 인원은 만 명 내외입니다.

반면에 학교생활 부적응 등을 이유로 올 해 학교를 떠난 학생들은 고등학생만 3만 4천명으로 학년이 높을 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 통계를 보면 26만 명을 넘었는데요,

다시말해 현재 운영중인 대안 학교로는 기존 학교를 떠난 학생들을 제대로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때문에 최근 대안학교 설립이 늘고 있지만, 준비 부족으로 중간에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유동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책걸상은 모두 없어졌고 칠판에는 먼지가 수북합니다.

한때 재학생이 80명을 넘었던 이 대안 학교는 재정난 때문에 학생 수가 줄어 설립한 지 7년 만에 폐교됐습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현대식에 물들었던 학생들이 그러한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국제 대안 학교로 알려졌던 이 학교는 지난달 문을 닫았습니다.

<녹취>마을주민 : "부모들이 와서 막 싸우고 그랬었다고요. 경찰들도 왔었고, (학교에서) 문도 안 열어주고 그러니까......"

미국 교과서로 수업을 하고 미국 학력이 인정된다며 학생들을 모집했지만, 모두 거짓였습니다.

<녹취>학부모 : "인터넷에 광고낸 거 그런 것이 정말인 줄 알고, 우리는 교육자가 그렇게 거짓말할 거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대안 학교 인기를 이용해 마구잡이식 설립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선임(대안교육연대 활동가) : "교육청에서 허가가 안난다는데 허가날 수 있는 조건이 뭐냐? 난 땅있다. 내가 땅이 있으니 내가 만들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부실 대안학교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놓친 학생들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와 교육제도가 비슷한 일본도 10년 전 이른바 부등교(不登校), 다시말해 학교를 떠나는 학생 문제가 심각했었는데요.

하지만 일본은 대안학교 양성화와 맞춤형 교육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안학교가 탈학교 시대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사회복지학과? 넌 과학이 좋지?"

대안 학교에 다니는 우민지 양은 수능 시험을 위해 2년 동안 방과후 특별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국영수 등 대입 필수과목의 수업 시간이 일반 학교보다 부족해,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우민지(도시 속 작은 학교 3학년) : "대학원생 등이 잘 가르쳐 주어서 일반 학교 보다 낳다"

대안 학교에 다니면 대학에 가기 쉽지 않다는 우려와 달리, 이 학교는 전교생의 2/3 이상이 대학 진학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이태룡(푸른 꿈 고등학교 교장) : "공교육 교육과정의 절반 가량을 일반계 고교와 같은 수업을 합니다."

대안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습니다.

대안 학교에 자녀들을 맡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부>노춘월(학부모/꿈틀학교) :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들 특성에 맞게 요구하시는 게 있잖아요. 그런 걸 학부모 교육이나 회의를 통해 수용을 많이 해주세요."

서울과 경기도 의회는 비인가 대안학교에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대안 학교는 탈학교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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