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내신 개편안 보완 서둘러야

입력 2011.12.17 (09:33) 수정 2011.12.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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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 해설위원]



굳이 교육 백년지 대계라는 말까지 인용하지 않더라도 한 나라의 교육 정책 만큼은 미래를 내다보고 신중히 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너무도 자주 교육 정책이 바뀌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에 또 교육 과학 기술부는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 부터 고교 내신평가 방법을 절대평가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9개등급의 상대 평가로 하고 있지만 2014학년도 부터는 학업 성취도에 따라 ABCDEF 6단계의 절대 평가로 바뀌게됩니다.



2006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꿨다가 8년만에 다시 절대 평가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절대 평가 방식에서는 90점이상이면 A로 표시될 뿐 이어서 학년별이나 과목별 석차는 알 수 없습니다.



교과부는 되돌이표처럼 다시 절대평가로 돌리게 된 이유에 대해 같은 반 친구들간에도 노트도 빌려주지 않게 되는 등 학교 내에서 지나친 등수, 등급 경쟁의 부작용으로 한창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의 심성을 황폐화 하게 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평가 대신에 절대 평가를 하게 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절대평가제하에서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과거 절대 평가제때처럼 성적 부풀리기가 재연된다면 내신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이런 평가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 아니냐는 무용론이 나오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입니다.



교과부는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위해 원점수와 과목 평균 또 표준 편차를 함께 써넣도록 하고 관리 실태를 강화함으로써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지만 그 실효성이 어떨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내신에서 변별력이 없어진다면 대학들은 논술과 심층면접등 사실상 본고사를 통해 학생들을 뽑으려 할 것이니 교과부는 논술과외가 더 극성을 부리는 등 사교육 열풍이 재현되지 않도록 미리 미리 대책을 세워둬야 할 것입니다.



또 절대평가에서는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얻은 학생은 모두 A 등급을 받게 돼 내신 불이익이 해소되기 때문에 성적 우수생들의 특목고 자사고 집중현상은 어떻게 막을 것인지도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대학도 나름대로 내신 절대 평가제하에서 미래 인재를 어떻게 뽑을 것인지 정교하게 입학 전형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대학이 함께 나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더는 대학 입시를 둘러싼 혼선과 고통을 반복하지 않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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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내신 개편안 보완 서둘러야
    • 입력 2011-12-17 09:33:13
    • 수정2011-12-17 10:03:38
    뉴스광장 1부
[한상덕 해설위원]

굳이 교육 백년지 대계라는 말까지 인용하지 않더라도 한 나라의 교육 정책 만큼은 미래를 내다보고 신중히 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너무도 자주 교육 정책이 바뀌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에 또 교육 과학 기술부는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 부터 고교 내신평가 방법을 절대평가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9개등급의 상대 평가로 하고 있지만 2014학년도 부터는 학업 성취도에 따라 ABCDEF 6단계의 절대 평가로 바뀌게됩니다.

2006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꿨다가 8년만에 다시 절대 평가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절대 평가 방식에서는 90점이상이면 A로 표시될 뿐 이어서 학년별이나 과목별 석차는 알 수 없습니다.

교과부는 되돌이표처럼 다시 절대평가로 돌리게 된 이유에 대해 같은 반 친구들간에도 노트도 빌려주지 않게 되는 등 학교 내에서 지나친 등수, 등급 경쟁의 부작용으로 한창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의 심성을 황폐화 하게 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평가 대신에 절대 평가를 하게 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절대평가제하에서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과거 절대 평가제때처럼 성적 부풀리기가 재연된다면 내신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이런 평가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 아니냐는 무용론이 나오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입니다.

교과부는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위해 원점수와 과목 평균 또 표준 편차를 함께 써넣도록 하고 관리 실태를 강화함으로써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지만 그 실효성이 어떨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내신에서 변별력이 없어진다면 대학들은 논술과 심층면접등 사실상 본고사를 통해 학생들을 뽑으려 할 것이니 교과부는 논술과외가 더 극성을 부리는 등 사교육 열풍이 재현되지 않도록 미리 미리 대책을 세워둬야 할 것입니다.

또 절대평가에서는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얻은 학생은 모두 A 등급을 받게 돼 내신 불이익이 해소되기 때문에 성적 우수생들의 특목고 자사고 집중현상은 어떻게 막을 것인지도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대학도 나름대로 내신 절대 평가제하에서 미래 인재를 어떻게 뽑을 것인지 정교하게 입학 전형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대학이 함께 나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더는 대학 입시를 둘러싼 혼선과 고통을 반복하지 않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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