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첩첩산중’ 내년 1분기엔 줄줄이 악재

입력 2011.12.2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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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적자ㆍ유럽위기ㆍ外人주식 배당이 부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충격에서 막 벗어난 외환시장이 머잖아 다시 가시밭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코앞으로 다가온 2012년 1분기에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 배당 등과 같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도 시장 전체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분기를 잘 넘기면 내년 전체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로존 위기에 경상수지 적자 등 악재 겹겹이

환율은 지난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돼 장중 한때 1,18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22일 현재 1,150원대에서 거래되며 김 위원장의 사망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시장 참여자들은 북한발 악재는 일단 잠복 상태로 들어가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리스크가 외환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 1분기에는 환율 상승을 촉발하는 요인들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 원화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내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내년 성장률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띨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에는 적자를 나타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더욱이 1분기에는 설 연휴가 껴 있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급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통계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1분기에 9천만달러였다. 2분기 107억4천만달러, 3분기 101억2천만달러, 4분기 84억7천만달러와 비교하면 극도로 적은 액수다.

올해 1분기에도 26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2, 3분기에는 각각 54억9천만달러, 67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주춤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경상수지에는 큰 부담이다. 통상 겨울철에는 난방용 원유 수입이 늘어나 유가가 올라간다.

이런 이유를 들어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 한국의 경상수지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연간으로는 GDP 대비 1.7% 흑자를 보이겠으나 1분기에는 0.2%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스캐피털(1.7%)과 씨티(1.2%), 도이체방크(0%) 등 상당수 투자은행(IB)의 연간 전망치는 골드만삭스보다 낮다. 1분기 적자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3~4월에 집중되는 외국인투자자의 배당금 송금도 환율에 단기적인 부담이 된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외국인에게 지급될 배당금이 최대 5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에 외국인이 국내에 직접투자, 증권ㆍ기타투자를 통해 얻은 배당금 등을 의미하는 투자소득 배당 지급액은 14억8천만달러다. 8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23일 "2~4월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도래 물량까지 겹쳐 내년 초 달러화는 한층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내년 전반적으로는 안정 가능성

내년 한 해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 올해보다 환율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1분기만 잘 넘기면 괜찮아질 거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환율 평균 전망치를 1,060원으로 제시했다. 상반기 평균 1,080원, 하반기 1,040원을 각각 기록한다는 것이다.

연구소가 내놓은 내년 평균치는 올해 예상치인 1,105원보다 낮다.

LG경제연구원의 내년 상반기 전망치는 삼성경제연구소보다 높은 1,115원이다. 여기에는 1분기 환율이 단기적으로 악화할 거라는 가정이 내포돼 있다.

다만, 내년 전체 평균은 1,100원으로 올해 1,107원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내년 환율의 하향 안정을 예상하는 것은 미국의 양적 완화 기조 지속과 위안화 절상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내년 환율이 950∼1천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인 유로존 위기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 전망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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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시장 첩첩산중’ 내년 1분기엔 줄줄이 악재
    • 입력 2011-12-23 06:23:02
    연합뉴스
경상수지 적자ㆍ유럽위기ㆍ外人주식 배당이 부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충격에서 막 벗어난 외환시장이 머잖아 다시 가시밭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코앞으로 다가온 2012년 1분기에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 배당 등과 같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도 시장 전체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분기를 잘 넘기면 내년 전체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로존 위기에 경상수지 적자 등 악재 겹겹이 환율은 지난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돼 장중 한때 1,18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22일 현재 1,150원대에서 거래되며 김 위원장의 사망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시장 참여자들은 북한발 악재는 일단 잠복 상태로 들어가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리스크가 외환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 1분기에는 환율 상승을 촉발하는 요인들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 원화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내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내년 성장률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띨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에는 적자를 나타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더욱이 1분기에는 설 연휴가 껴 있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급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통계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1분기에 9천만달러였다. 2분기 107억4천만달러, 3분기 101억2천만달러, 4분기 84억7천만달러와 비교하면 극도로 적은 액수다. 올해 1분기에도 26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2, 3분기에는 각각 54억9천만달러, 67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주춤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경상수지에는 큰 부담이다. 통상 겨울철에는 난방용 원유 수입이 늘어나 유가가 올라간다. 이런 이유를 들어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 한국의 경상수지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연간으로는 GDP 대비 1.7% 흑자를 보이겠으나 1분기에는 0.2%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스캐피털(1.7%)과 씨티(1.2%), 도이체방크(0%) 등 상당수 투자은행(IB)의 연간 전망치는 골드만삭스보다 낮다. 1분기 적자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3~4월에 집중되는 외국인투자자의 배당금 송금도 환율에 단기적인 부담이 된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외국인에게 지급될 배당금이 최대 5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에 외국인이 국내에 직접투자, 증권ㆍ기타투자를 통해 얻은 배당금 등을 의미하는 투자소득 배당 지급액은 14억8천만달러다. 8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23일 "2~4월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도래 물량까지 겹쳐 내년 초 달러화는 한층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내년 전반적으로는 안정 가능성 내년 한 해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 올해보다 환율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1분기만 잘 넘기면 괜찮아질 거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환율 평균 전망치를 1,060원으로 제시했다. 상반기 평균 1,080원, 하반기 1,040원을 각각 기록한다는 것이다. 연구소가 내놓은 내년 평균치는 올해 예상치인 1,105원보다 낮다. LG경제연구원의 내년 상반기 전망치는 삼성경제연구소보다 높은 1,115원이다. 여기에는 1분기 환율이 단기적으로 악화할 거라는 가정이 내포돼 있다. 다만, 내년 전체 평균은 1,100원으로 올해 1,107원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내년 환율의 하향 안정을 예상하는 것은 미국의 양적 완화 기조 지속과 위안화 절상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내년 환율이 950∼1천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인 유로존 위기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 전망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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