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쩍은 동물나라 크리스마스 파티

입력 2011.12.2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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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동물원이 동물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동물들은 심드렁한 표정들이었고, 심지어 실속 없는 과대포장 선물을 받고는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노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큼지막한 선물 상자를 슬그머니 놓고 가는 사육사.

호기심에 들뜬 오랑우탄이 거칠게 포장지를 뜯어냅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건 달랑 귤 두 개가 전부, 먹지도 못하는 나뭇잎으로 선물의 부피만 늘려놓았습니다.

실속없는 과대포장에 화가 나는 건 사람이나 오랑우탄이나 마찬가지, 게다가 아침식사까지 거른 상태였습니다.

<녹취> 동물원 관계자 : "(얘네들은 지금 이거 하려고 먹이 안 먹고 있었던 거예요?) 이거 때문에 먹이 안 먹인 거죠. 그렇지 않으면 호기심을 안 보이니까."

로랜드 고릴라도 부실한 파티 준비에 심기가 불편합니다.

차라리 따뜻한 내실에서 잠이나 자려는데, 문까지 잠겨있습니다.

<녹취> 열 받았어 이제, 쟤 열 받았어.

나무늘보 가족은 처음부터 파티 따위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보다 못한 사육사가 새끼를 떼어내 선물꾸러미 옆에 데려다 놓지만, 이내 어미 품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녹취> 엄마한테 가라고 해, 놔둬요, 놔둬.

처자식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빠 나무늘보는 낮잠에서 깰 줄을 모르고, 동물들의 왕성한 활동을 위해 마련됐다는 크리스마스 파티는 캐럴 한 번 울리지 못하고 끝이 났습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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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쩍은 동물나라 크리스마스 파티
    • 입력 2011-12-23 07:04:3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서울동물원이 동물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동물들은 심드렁한 표정들이었고, 심지어 실속 없는 과대포장 선물을 받고는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노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큼지막한 선물 상자를 슬그머니 놓고 가는 사육사. 호기심에 들뜬 오랑우탄이 거칠게 포장지를 뜯어냅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건 달랑 귤 두 개가 전부, 먹지도 못하는 나뭇잎으로 선물의 부피만 늘려놓았습니다. 실속없는 과대포장에 화가 나는 건 사람이나 오랑우탄이나 마찬가지, 게다가 아침식사까지 거른 상태였습니다. <녹취> 동물원 관계자 : "(얘네들은 지금 이거 하려고 먹이 안 먹고 있었던 거예요?) 이거 때문에 먹이 안 먹인 거죠. 그렇지 않으면 호기심을 안 보이니까." 로랜드 고릴라도 부실한 파티 준비에 심기가 불편합니다. 차라리 따뜻한 내실에서 잠이나 자려는데, 문까지 잠겨있습니다. <녹취> 열 받았어 이제, 쟤 열 받았어. 나무늘보 가족은 처음부터 파티 따위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보다 못한 사육사가 새끼를 떼어내 선물꾸러미 옆에 데려다 놓지만, 이내 어미 품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녹취> 엄마한테 가라고 해, 놔둬요, 놔둬. 처자식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빠 나무늘보는 낮잠에서 깰 줄을 모르고, 동물들의 왕성한 활동을 위해 마련됐다는 크리스마스 파티는 캐럴 한 번 울리지 못하고 끝이 났습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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