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집단 괴롭힘…폭행에 물고문까지

<앵커 멘트>

대전 여고생 투신 사건에 이어 대구에서도 중학생이 친구들의 따돌림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중학생이 남긴 유서를 보면,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이재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모 중학교에 다니는 14살 권모 군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권군의 유서에는 친구들이 '물로 고문하고 때리고, 돈을 요구하고, 온갖 심부름과 숙제도 시켰다'고 적혀있습니다.

심지어 숨지기 하루 전 '전깃줄로 목을 묶고 끌고 다니면서 떨어진 과자부스러기를 먹도록 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친구들의 괴롭힘은 점점 도를 더해간 듯, 권 군의 몸 여기저기엔 상처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녹취>경찰관계자 : "맞은 멍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엉덩이하고 허벅지 부분에 멍이 좀 있어요"

유족들은 같은 또래 친구들이 이 같은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녹취>유가족 : "개처럼 끌고다니면서 과자부스러기를 먹게 하고...온 몸에 멍이 있어 성한데가 없더라구요"

학교 측은 그동안 권 군이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경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녹취>학교 관계자 : "아이 하나를 학교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학교가 할 수 있는게 있습니까. 그건 아니잖아요. 애를 학교에서만 키우는 것도 아니잖아요."

지난 3일에도 대전에서 친구들의 왕따를 괴로워하던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도를 넘은 집단 괴롭힘이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