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막오른 김정은 시대…북한의 앞날은?

입력 2011.12.23 (23: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김정은의 행방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김정은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또 과연 독립적인 지도자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정치외교부 양영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우선 김정은을 위시한 북한의 새로운 핵심 세력들을 면면이 짚어볼까요?

<답변>

네, 그동안도 많이 들으셨겠습니다만, 북한에선 군부를 장악해야 안정적인 세습도 가능합니다.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결정하자마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을 만들어 군권을 넘겨준 이유인데요.

여기에서 부상한 인물이 현재 군 참모장을 맡고 있는 리영홉니다.

최측근이었던 리영호를 초고속 승진시켜 전군을 통솔하는 군 참모장에 앉혔는데요,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확실히 도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겁니다.

그 결과, 김정은은 아버지가 사망하자 자신이 직접 전군에 비상 명령까지 내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최고권력자로선 아직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런 김정은에게 고모 김경희는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원군인데요, 지난 해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대장이 됐고, 또 고모부 장성택도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기 직전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라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질문> 근데 친인척과 군부 인사들의 도움을 받는 건 좋은데, 북한 최고지도자가 된 김정은이 언제까지 수렴청정을 받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답변>

예, 지난 94년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통일연구원장은 비교적 북한 내 고위급 인사들을 잘 아는 사람인데요,

김정은은 굉장히 우수한 인재라고 합니다.

실제로 김정은은 북한 지도자 중 유일하게 어릴 때부터 스위스에서 공부했고, 서너 개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체제상 최고 지도자는 자신의 존재감과 업적을 보여줘야 권력을 굳힐 수 있는데요, 그래서 김정은이 자신만의 경험을 살려 업적을 만들고, 이것이 북한의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우선은 북한사회의 두 축인 노동당과 인민군 내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 아버지의 유훈통치를 활용해 권력기반을 다지면서, 당 총비서와 인민군 최고사령관 등 아버지 직책을 점차 떠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극심한 경제난은 김정은에겐 또 다른 과제인데요, 내년을 북한은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하지 않았습니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이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 위해선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생존의 중심 고리를 중국 쪽으로 옮길 가능성도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시죠,

<녹취>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중국과 협력을 하면서 생존하는 것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은 취약한 김정은 권력을 공고화하는데 후원해주면서 중국식 개혁 개방의 무대를 따라올 것을 강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 양 기자, 그런데 김정은 시대 가장 큰 도전이 또 북핵 문제 아니겠어요?

<답변>

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발표된 19일날, 북미는 곧바로 뉴욕 대북채널을 가동해 접촉했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접촉은 대북 영양지원과 관련한 문제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범위를 한정했지만, 중요한 것은 북핵과 연계시킨 협상국면이 김정일 사후에도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번 접촉은 북한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정은의 의지가 개입됐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에 따라 조문국면이 지나면 북미는 3차 북미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고요, 그럼 관건은 역시 김정은이 최고 협상수단인 핵 능력을 포기할 지 여붑니다.

당장 식량확보를 위한 핵외교에 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내부 결속과 군부 지지 유지를 위해 핵무기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질문> 오늘 보니까 우리 정부 내에서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메시지가 나오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답변>

천안함 사태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돈줄을 막겠다며 5.24 조치를 발표합니다.

이 때문에 대북 교역이 막히면서 북한은 한 해 4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인데요, 여기에 연평도 사태까지 터지며 남북 관계는 실마리를 찾지 못해 왔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사후, 유연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부가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있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언급, 김정일과 김정은을 분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를 해야 할 사람이 없어졌으니, 사과 수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발언도 나옵니다.

물론 여전히 사과가 있어야 한다지만, 대화 필요성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에 출석했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류우익(오늘 남북관계특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기 위한 대화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 관건은 북한의 호응 여부입니다.

그래서 이산가족 상봉을 매개로 한 인도적 지원 등의 형식으로 정부가 5.24 조치의 운용에서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현장] 막오른 김정은 시대…북한의 앞날은?
    • 입력 2011-12-23 23:45:11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김정은의 행방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김정은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또 과연 독립적인 지도자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정치외교부 양영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우선 김정은을 위시한 북한의 새로운 핵심 세력들을 면면이 짚어볼까요? <답변> 네, 그동안도 많이 들으셨겠습니다만, 북한에선 군부를 장악해야 안정적인 세습도 가능합니다.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결정하자마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을 만들어 군권을 넘겨준 이유인데요. 여기에서 부상한 인물이 현재 군 참모장을 맡고 있는 리영홉니다. 최측근이었던 리영호를 초고속 승진시켜 전군을 통솔하는 군 참모장에 앉혔는데요,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확실히 도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겁니다. 그 결과, 김정은은 아버지가 사망하자 자신이 직접 전군에 비상 명령까지 내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최고권력자로선 아직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런 김정은에게 고모 김경희는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원군인데요, 지난 해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대장이 됐고, 또 고모부 장성택도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기 직전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라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질문> 근데 친인척과 군부 인사들의 도움을 받는 건 좋은데, 북한 최고지도자가 된 김정은이 언제까지 수렴청정을 받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답변> 예, 지난 94년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통일연구원장은 비교적 북한 내 고위급 인사들을 잘 아는 사람인데요, 김정은은 굉장히 우수한 인재라고 합니다. 실제로 김정은은 북한 지도자 중 유일하게 어릴 때부터 스위스에서 공부했고, 서너 개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체제상 최고 지도자는 자신의 존재감과 업적을 보여줘야 권력을 굳힐 수 있는데요, 그래서 김정은이 자신만의 경험을 살려 업적을 만들고, 이것이 북한의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우선은 북한사회의 두 축인 노동당과 인민군 내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 아버지의 유훈통치를 활용해 권력기반을 다지면서, 당 총비서와 인민군 최고사령관 등 아버지 직책을 점차 떠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극심한 경제난은 김정은에겐 또 다른 과제인데요, 내년을 북한은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하지 않았습니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이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 위해선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생존의 중심 고리를 중국 쪽으로 옮길 가능성도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시죠, <녹취>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중국과 협력을 하면서 생존하는 것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은 취약한 김정은 권력을 공고화하는데 후원해주면서 중국식 개혁 개방의 무대를 따라올 것을 강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 양 기자, 그런데 김정은 시대 가장 큰 도전이 또 북핵 문제 아니겠어요? <답변> 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발표된 19일날, 북미는 곧바로 뉴욕 대북채널을 가동해 접촉했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접촉은 대북 영양지원과 관련한 문제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범위를 한정했지만, 중요한 것은 북핵과 연계시킨 협상국면이 김정일 사후에도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번 접촉은 북한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정은의 의지가 개입됐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에 따라 조문국면이 지나면 북미는 3차 북미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고요, 그럼 관건은 역시 김정은이 최고 협상수단인 핵 능력을 포기할 지 여붑니다. 당장 식량확보를 위한 핵외교에 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내부 결속과 군부 지지 유지를 위해 핵무기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질문> 오늘 보니까 우리 정부 내에서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메시지가 나오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답변> 천안함 사태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돈줄을 막겠다며 5.24 조치를 발표합니다. 이 때문에 대북 교역이 막히면서 북한은 한 해 4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인데요, 여기에 연평도 사태까지 터지며 남북 관계는 실마리를 찾지 못해 왔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사후, 유연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부가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있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언급, 김정일과 김정은을 분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를 해야 할 사람이 없어졌으니, 사과 수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발언도 나옵니다. 물론 여전히 사과가 있어야 한다지만, 대화 필요성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에 출석했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류우익(오늘 남북관계특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기 위한 대화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 관건은 북한의 호응 여부입니다. 그래서 이산가족 상봉을 매개로 한 인도적 지원 등의 형식으로 정부가 5.24 조치의 운용에서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