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민간 조문단 귀환…내일 영결식

입력 2011.12.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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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측 민간 조문단이 어제 북한 김정은 부위원장을 만나 조의를 표하고 오늘 돌아왔습니다.

민간 조문단의 이번 방북이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정치외교부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서지영 기자!

<질문> 오늘 공개된 북한 방송을 보면, 상주인 김정은 부위원장이 우리측 조문단을 깍듯하게 대하는 모습이었죠?

<답변>

네, 말씀하신대로 오늘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화면을 보면 상주인 김정은이 직접 조문단을 맞았는데 상당히 정중히 대하는 모습.

조문단 일행은 어제 저녁 6시 쯤 금수산 기념 궁전을 찾았는데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먼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 앞에 조의를 표했습니다.

그러자 상주인 김정은 부위원장이 이희호 여사에게 먼저 한 발 다가와 두 손을 잡고 멀리서 조문을 온 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키가 큰 김 부위원장이 이 여사에게 허리를 숙여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는데요.

이어 현정은 회장 등 현대아산 관계자들의 두 손을 잡고 인사하며 한참 대화를 나눴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이같은 내용을 신속하게 보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선중앙TV: "이희호 여사는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질문> 조문단이 순수 조문이라고 밝혔지만, 남북 관계가 꽉막혀 있는 상황에서 김영남 최고인민의 상임위원장도 만난 만큼 아무래도 북측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답변>

그렇죠. 앞서 북한 방송 내용에서도 잠깐 언급이 됐지만, 북한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이었습니다.

조문단은 오늘 오전에는 일정에 없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을 가졌는데요.

6.15남북공동선언은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발표한 선언이고, 10.4 선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했을 때 작성된 것이죠.

따라서 북측은 오늘 면담을 통해 꽉막힌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문단에 대한 북측의 예우도 남달았는데요.

이런 북한의 유화적 태도는 관계개선을 위한 남측의 여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조문단이 돌아오자마자 만찬을 함께 하며 북측의 메시지를 전달 받는 등 조문단을 사이에 놓고 남북당국간에는 간접대화가 이뤄졌습니다.

<질문> 북한 매체 뿐만 아니라 조문단을 통해 들어봐도, 김정은이 당.정.군 모두를 장악한 분위기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김 부위원장에 대한 찬양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요.

정식으로 직위를 계승하지 않았지만 이미 김정은은 최고사령관, 당 중앙위 수반으로 최고지도자 반열에 사실상 올랐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조문 기간 동안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인데요.

북한 매체들은 오늘 김 부위원장을 '당과 국가, 군대의 영명한 영도자'로 칭했는데, 이는 김정은이 당.정.군을 모두 장악했다는 얘깁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비통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효성을 부각시켜 유훈통치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한편으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질문> 김정일 위원장의 영결식이 내일로 다가왔는데,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김정일 위원장 영결식은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때 전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일 오전 10시쯤, 김정일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은이 마지막 조문을 할 것으로 보이고요.

이후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인민군 육해공 의장대의 예포 발사와 함께 거리 행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영정을 앞세운 대규모 운구 행렬은 평양 보통 강변을 지나, 김일성 광장을 거쳐 금수산 기념궁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평양 시민들이 이 운구 행렬이 지나는 곳마다 도열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때 이 영결식 장면을 3시간 반 동안 녹화 중계한 적이 있습니다.

영결식이 끝나면 김 위원장 시신은 금수산기념 궁전에 부친인 김일성 주석의 시신과 함께 안치됩니다.

이 장례식, 영결식 과정에서 김정은 주변에 누가 위치하는지를 보는 것도 김정은 시대 권력 지도를 가늠해보는 중요한 장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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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측 민간 조문단이 어제 북한 김정은 부위원장을 만나 조의를 표하고 오늘 돌아왔습니다. 민간 조문단의 이번 방북이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정치외교부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서지영 기자! <질문> 오늘 공개된 북한 방송을 보면, 상주인 김정은 부위원장이 우리측 조문단을 깍듯하게 대하는 모습이었죠? <답변> 네, 말씀하신대로 오늘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화면을 보면 상주인 김정은이 직접 조문단을 맞았는데 상당히 정중히 대하는 모습. 조문단 일행은 어제 저녁 6시 쯤 금수산 기념 궁전을 찾았는데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먼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 앞에 조의를 표했습니다. 그러자 상주인 김정은 부위원장이 이희호 여사에게 먼저 한 발 다가와 두 손을 잡고 멀리서 조문을 온 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키가 큰 김 부위원장이 이 여사에게 허리를 숙여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는데요. 이어 현정은 회장 등 현대아산 관계자들의 두 손을 잡고 인사하며 한참 대화를 나눴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이같은 내용을 신속하게 보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선중앙TV: "이희호 여사는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질문> 조문단이 순수 조문이라고 밝혔지만, 남북 관계가 꽉막혀 있는 상황에서 김영남 최고인민의 상임위원장도 만난 만큼 아무래도 북측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답변> 그렇죠. 앞서 북한 방송 내용에서도 잠깐 언급이 됐지만, 북한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이었습니다. 조문단은 오늘 오전에는 일정에 없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을 가졌는데요. 6.15남북공동선언은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발표한 선언이고, 10.4 선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했을 때 작성된 것이죠. 따라서 북측은 오늘 면담을 통해 꽉막힌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문단에 대한 북측의 예우도 남달았는데요. 이런 북한의 유화적 태도는 관계개선을 위한 남측의 여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조문단이 돌아오자마자 만찬을 함께 하며 북측의 메시지를 전달 받는 등 조문단을 사이에 놓고 남북당국간에는 간접대화가 이뤄졌습니다. <질문> 북한 매체 뿐만 아니라 조문단을 통해 들어봐도, 김정은이 당.정.군 모두를 장악한 분위기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김 부위원장에 대한 찬양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요. 정식으로 직위를 계승하지 않았지만 이미 김정은은 최고사령관, 당 중앙위 수반으로 최고지도자 반열에 사실상 올랐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조문 기간 동안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인데요. 북한 매체들은 오늘 김 부위원장을 '당과 국가, 군대의 영명한 영도자'로 칭했는데, 이는 김정은이 당.정.군을 모두 장악했다는 얘깁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비통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효성을 부각시켜 유훈통치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한편으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질문> 김정일 위원장의 영결식이 내일로 다가왔는데,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김정일 위원장 영결식은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때 전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일 오전 10시쯤, 김정일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은이 마지막 조문을 할 것으로 보이고요. 이후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인민군 육해공 의장대의 예포 발사와 함께 거리 행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영정을 앞세운 대규모 운구 행렬은 평양 보통 강변을 지나, 김일성 광장을 거쳐 금수산 기념궁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평양 시민들이 이 운구 행렬이 지나는 곳마다 도열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때 이 영결식 장면을 3시간 반 동안 녹화 중계한 적이 있습니다. 영결식이 끝나면 김 위원장 시신은 금수산기념 궁전에 부친인 김일성 주석의 시신과 함께 안치됩니다. 이 장례식, 영결식 과정에서 김정은 주변에 누가 위치하는지를 보는 것도 김정은 시대 권력 지도를 가늠해보는 중요한 장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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