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지구대에서 본 세태 만상

입력 2012.01.02 (09:11) 수정 2012.01.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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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 대개는 가족과 함께하고 싶기 마련이죠.

하지만, 맡은 일 때문에 그런 바람을 접어야 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경찰관들이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난데요.

술 취한 사람들에, 각종 사건사고에, 연말연시를 맞아 더 바쁜 지구대를 이랑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이 기자, 지구대의 밤 풍경, 말 그대로 북새통이었다고요?

<기자 멘트>

네 나흘동안 지켜본 지구대 안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었습니다.

집을 못 찾아 헤매는 취객부터, 사소한 시비로 지구대 신세를 지는 사람들까지 지구대는 북새통이었습니다.

해가 바뀌는 순간에도 지구대 대원들이 눈코 틀 새 없이 바쁜 이유인데요.

연말연시 지구대의 요지경 세태를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부천시 유흥가에 있는 중앙지구대.

술에 취한 중년 남성들이 욕설을 주고받으며 실랑이를 벌입니다.

<녹취> 취객 : "야! 사장 이리로 와봐. 싹수없는 XX가 무슨 40대... 지금 나이 따지고 있냐 이 XXX."

<녹취> 취객 : "당신들만 나이 먹은 줄 알아? 나도 40대야 이 양반들아!"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이들, 저지하는 경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싸우는데요.

<녹취> 취객 : "(와타시와가 이름이세요?) 와타시와 나는... 글로벌을 배워야지 그건 부끄러운 거야. X팔린 거야. (선생님 모습은 안 부끄러우세요?)"

<녹취> 취객 : "대한민국은 이런 거구나... 내가 미친X인가봐. 앞으로 보지 말고 살어. 내가 힘이 없어서... 내가 힘이 없어서..."

1시간 반 동안 쉬지도 않고 주정하던 이 여성, 경찰 전화를 마구잡이로 쓰다가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술 깨면 민망하지 않을까요??

<녹취> 취객 : "내가 오빠 애인이고, 오빠 와이프고, 오빠 여동생이면 어떻게 할 건데? 어떻게 할 거냐고!"

제 몸도 가누지 못할 만큼 술에 취한 50대 이 중년 남자는...

<녹취> 취객 : "너를 내가 때렸다면...알아서 해... "

여기가 자기집 안방인가요? 택시기사의 안경을 깨뜨려 경찰서에 오고도 인사불성, 말이 통하지 않는데요.

<현장음> 취객 : "(정신차려 보세요. 왜 술 취하셔가지고 그러시면 어떡해요.) "연말이고 술 한잔 했어"

애꿎은 택시기사만 손님 잘못 태웠다 애가 탑니다.

<녹취> 택시기사 : "안경이 없으니 운전을, 일을 못하는 거 아니에요. 문제가..."

밤이 깊어갈수록 지구대 대원들도 바빠집니다.

술에 취한 취객을 대응하는 일뿐만 아니라 사건사고도 벌어지기 때문인데요.

음주 오토바이 운전을 하다 사고까지 낸 30대 가장!

<녹취> 취객 : "봐 주세요 좀. 퀵서비스 해요. 이렇게 (면허취소) 되면 못 먹고 살잖아요. 부탁할게요 형님. 아 진짜 힘들어요. 먹고 살기."

급한 불은 껐다 싶었는데...

<녹취> "지금 화재현장 나오시는 거죠?" 이번에는 차량화재 현장입니다.

술 깨려고 차 안에서 잠을 청하다 차에서 불이 난 건데요.

<인터뷰>박현수 순경(부천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 "차에서 한 숨 주무시고 가려다가 추워서 히터를 켜고 잤는데 그 사이 히터가 과열 돼서 불이 난 것 같아요."

다행히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아찔한 상황은 피했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젊은 여성들이 지구대에 나타났는데요. 대체 어떤 사연일까요?

<인터뷰>양동훈 경사(부천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서 (노래방) 도우미 하려고 하다가 적발이 된 거예요. 업소에서 신고가 들어온 거죠."

실제로는 만 17세. 취재진을 보더니 조사도 거부한 채 경찰에게까지 막말을 퍼붓습니다. ]

<녹취> 10대 청소년 : "TV에 나오잖아요. XXX 장난하나, 저거(카메라) 빨리 치우라고요."

황당한 사연들도 많은데요. 다짜고짜 집을 찾아달라는 20대 남성!

<녹취> 취객 : "집을 못 찾겠어요. (집이 어딘데요?) 모르겠어요. 아니 그걸 알면 택시타고 (가죠). (아저씨 신분증 좀 줘보세요.) 지갑 잃어버렸다니까요."

이 남성의 이름과 출생연도를 추적해 집 주소를 알려주자, 이번엔 어떻게 집주소를 알아냈냐고 따집니다.

<녹취> 취객 : "나 주민번호 얘기 안했는데... (선생님 이름하고 (출생)연도만 알면 나와요.) 어떻게 나와요. 그게 어떻게 나와요."

잃어버렸다는 지갑은 멀쩡히 찾아서 꺼내들고 있습니다.

지구대를 나서는 한 취객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데요.

대체 누가누구를 걱정해 주는 걸까요?

<녹취> 20대 취객 : "형님 힘들어서 어떻게! 술 마셨어? 빨리 집에 들어가.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어. 형님 빨리 들어가. 빨리 들어가."

다시 이렇게 지구대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인터뷰>박근준 경위(부천원미경찰서 중동지구대)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달력도 넘겨야겠네요."

해가 바뀌는 이 시간에도 지구대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이 여성, 술에 취해 남의 영업장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잡혀왔습니다.

<녹취> 취객 : "아저씨, 아저씨 나는 피해자거든요. (아니요, 피의자세요. 남의 업소 가서 영업방해하시고.)"

지구대 신세를 지고 있는 이 시간, 새해가 밝은 줄은 알고 있을까요?

<녹취> 취객 : "(술 드셨어요?) 응.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아세요?) ...)

<인터뷰> 옥영삼 순경(부천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 "지금은 새해보다는 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그게 더 걱정이에요. 주취자들하고. (새해엔) 세상이 더 밝아졌으면 좋겠는데요."

아쉬움 속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지구대 현장에 있었습니다.

민생치안을 위해 누구보다 바쁜 연말연시를 보낸 지구대 대원들.

여러분들은 어떤 세밑을 보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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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지구대에서 본 세태 만상
    • 입력 2012-01-02 09:11:35
    • 수정2012-01-02 10:47:41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 대개는 가족과 함께하고 싶기 마련이죠. 하지만, 맡은 일 때문에 그런 바람을 접어야 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경찰관들이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난데요. 술 취한 사람들에, 각종 사건사고에, 연말연시를 맞아 더 바쁜 지구대를 이랑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이 기자, 지구대의 밤 풍경, 말 그대로 북새통이었다고요? <기자 멘트> 네 나흘동안 지켜본 지구대 안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었습니다. 집을 못 찾아 헤매는 취객부터, 사소한 시비로 지구대 신세를 지는 사람들까지 지구대는 북새통이었습니다. 해가 바뀌는 순간에도 지구대 대원들이 눈코 틀 새 없이 바쁜 이유인데요. 연말연시 지구대의 요지경 세태를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부천시 유흥가에 있는 중앙지구대. 술에 취한 중년 남성들이 욕설을 주고받으며 실랑이를 벌입니다. <녹취> 취객 : "야! 사장 이리로 와봐. 싹수없는 XX가 무슨 40대... 지금 나이 따지고 있냐 이 XXX." <녹취> 취객 : "당신들만 나이 먹은 줄 알아? 나도 40대야 이 양반들아!"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이들, 저지하는 경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싸우는데요. <녹취> 취객 : "(와타시와가 이름이세요?) 와타시와 나는... 글로벌을 배워야지 그건 부끄러운 거야. X팔린 거야. (선생님 모습은 안 부끄러우세요?)" <녹취> 취객 : "대한민국은 이런 거구나... 내가 미친X인가봐. 앞으로 보지 말고 살어. 내가 힘이 없어서... 내가 힘이 없어서..." 1시간 반 동안 쉬지도 않고 주정하던 이 여성, 경찰 전화를 마구잡이로 쓰다가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술 깨면 민망하지 않을까요?? <녹취> 취객 : "내가 오빠 애인이고, 오빠 와이프고, 오빠 여동생이면 어떻게 할 건데? 어떻게 할 거냐고!" 제 몸도 가누지 못할 만큼 술에 취한 50대 이 중년 남자는... <녹취> 취객 : "너를 내가 때렸다면...알아서 해... " 여기가 자기집 안방인가요? 택시기사의 안경을 깨뜨려 경찰서에 오고도 인사불성, 말이 통하지 않는데요. <현장음> 취객 : "(정신차려 보세요. 왜 술 취하셔가지고 그러시면 어떡해요.) "연말이고 술 한잔 했어" 애꿎은 택시기사만 손님 잘못 태웠다 애가 탑니다. <녹취> 택시기사 : "안경이 없으니 운전을, 일을 못하는 거 아니에요. 문제가..." 밤이 깊어갈수록 지구대 대원들도 바빠집니다. 술에 취한 취객을 대응하는 일뿐만 아니라 사건사고도 벌어지기 때문인데요. 음주 오토바이 운전을 하다 사고까지 낸 30대 가장! <녹취> 취객 : "봐 주세요 좀. 퀵서비스 해요. 이렇게 (면허취소) 되면 못 먹고 살잖아요. 부탁할게요 형님. 아 진짜 힘들어요. 먹고 살기." 급한 불은 껐다 싶었는데... <녹취> "지금 화재현장 나오시는 거죠?" 이번에는 차량화재 현장입니다. 술 깨려고 차 안에서 잠을 청하다 차에서 불이 난 건데요. <인터뷰>박현수 순경(부천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 "차에서 한 숨 주무시고 가려다가 추워서 히터를 켜고 잤는데 그 사이 히터가 과열 돼서 불이 난 것 같아요." 다행히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아찔한 상황은 피했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젊은 여성들이 지구대에 나타났는데요. 대체 어떤 사연일까요? <인터뷰>양동훈 경사(부천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서 (노래방) 도우미 하려고 하다가 적발이 된 거예요. 업소에서 신고가 들어온 거죠." 실제로는 만 17세. 취재진을 보더니 조사도 거부한 채 경찰에게까지 막말을 퍼붓습니다. ] <녹취> 10대 청소년 : "TV에 나오잖아요. XXX 장난하나, 저거(카메라) 빨리 치우라고요." 황당한 사연들도 많은데요. 다짜고짜 집을 찾아달라는 20대 남성! <녹취> 취객 : "집을 못 찾겠어요. (집이 어딘데요?) 모르겠어요. 아니 그걸 알면 택시타고 (가죠). (아저씨 신분증 좀 줘보세요.) 지갑 잃어버렸다니까요." 이 남성의 이름과 출생연도를 추적해 집 주소를 알려주자, 이번엔 어떻게 집주소를 알아냈냐고 따집니다. <녹취> 취객 : "나 주민번호 얘기 안했는데... (선생님 이름하고 (출생)연도만 알면 나와요.) 어떻게 나와요. 그게 어떻게 나와요." 잃어버렸다는 지갑은 멀쩡히 찾아서 꺼내들고 있습니다. 지구대를 나서는 한 취객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데요. 대체 누가누구를 걱정해 주는 걸까요? <녹취> 20대 취객 : "형님 힘들어서 어떻게! 술 마셨어? 빨리 집에 들어가.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어. 형님 빨리 들어가. 빨리 들어가." 다시 이렇게 지구대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인터뷰>박근준 경위(부천원미경찰서 중동지구대)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달력도 넘겨야겠네요." 해가 바뀌는 이 시간에도 지구대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이 여성, 술에 취해 남의 영업장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잡혀왔습니다. <녹취> 취객 : "아저씨, 아저씨 나는 피해자거든요. (아니요, 피의자세요. 남의 업소 가서 영업방해하시고.)" 지구대 신세를 지고 있는 이 시간, 새해가 밝은 줄은 알고 있을까요? <녹취> 취객 : "(술 드셨어요?) 응.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아세요?) ...) <인터뷰> 옥영삼 순경(부천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 "지금은 새해보다는 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그게 더 걱정이에요. 주취자들하고. (새해엔) 세상이 더 밝아졌으면 좋겠는데요." 아쉬움 속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 뉴스따라잡기 취재진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지구대 현장에 있었습니다. 민생치안을 위해 누구보다 바쁜 연말연시를 보낸 지구대 대원들. 여러분들은 어떤 세밑을 보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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