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지자체, 재정 적자 숨기려 분식회계

입력 2012.01.1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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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천억원대 적자가 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흑자가 난 것 처럼 예산 결산서를 조작한 자치단체들이 감사원에 적발됐습니다.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송영석 기자!

<질문>

자치단체들이 어쩌다가 기업들이나 하는 분식회계를 하게된겁니까?

<답변>

자치단체장이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건 선심성 사업들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1차 원인입니다.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다보니까 적자가 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예결산서에 손을 대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질문>

이번에 감사원에 적발된 자치단체 어디 어딥니까?

<답변>

9천억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한 인천시 사례부터 보시겠습니다.

2014년 완공을 목표인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현장입니다.

공사비가 5천억원에 달하는데요.

보시다시피 공사는 한창이지만, 애시당초 확보된 예산도, 앞으로 예산을 마련할 방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상수 전 시장이 자신의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밀어 부친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예산도 없이 공약 사업들을 강행하다보니 다른 곳에 쓸 예산까지 총동원해 메워도 결국 안 전 시장 재임동안만 9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요.

인천시는 지난 4년 동안 수입인 세입은 부풀려 잡고, 반면, 세출은 적게 잡았습니다.

다음해 쓸 예산을 미리 끌어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9천억원이 넘는 적자는 2백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조작됐습니다.

안 전 시장의 해명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안상수(전 인천시장) : "공무원들이 법과 규정에 따라서 다 했죠. 시장이 특별히 지시한다고 되는 일은 없죠."

최영근 전 경기도 화성시장은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형사고발됐습니다.

재임 기간 내내 사업비 2천 8백억에 이르는 종합경기타운 등 공약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지적을 받았었는데요.

결국 천억원이 넘는 적자가 나자 이를 덮으려 했다는 것인데, 최 전 시장은 음해라며 펄쩍 뛰고 있습니다.

<녹취> 최영근(전 화성시장) : "특정 세력에 의한 정치 감사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충남 천안시도 적자 천억여 원을 14억원의 흑자가 난 것처럼 분식 결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네, 이런 것 감시하라고 있는 것이 지방의회인데 감시가 제대로 안됐나 보군요?

<답변>

네,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같습니다.

지방의원들 중에는 예결산서를 봐도 뭐가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한통속이 돼 선심성 예산을 같이 챙기는가 하면, 분식회계 사실을 눈감아주기까지 했습니다.

인천시가 9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킨 사실, 시 의회는 알고도 눈감아 줬습니다.

<녹취> 인천시 관계자 : "우리가 (당이) 같아서 단점도 있었겠지요. 결과적으로 돌이켜보니까 감시 기능을 못했다고 볼 수 있죠."

한술 더떠서 지방의원들은 시정을 감시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역구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어디에 쓰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자체가 의원들에게 지급하는 이른바 포괄사업비 지급실태를 감사원이 조사했더니 지자체 10곳이 적발됐습니다.

경상남도는 특히, 도의원 1인당 매년 5억원에서 10억원 씩 4년 동안 무려 천 9백억원이나 포괄사업비 명목으로 배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이 외에도 사업타당성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재정부담을 초래한 백여 건의 위법행위를 적발했습니다.

감사원의 지적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남구(감사원 지방행정감사국 과장) : "몇년 씩 지속적으로 이같은 행위가 지속될 경우 지방 재정에 위기가 올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할 지방의회의 기능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방 재정 건전성을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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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지자체, 재정 적자 숨기려 분식회계
    • 입력 2012-01-10 23: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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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천억원대 적자가 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흑자가 난 것 처럼 예산 결산서를 조작한 자치단체들이 감사원에 적발됐습니다.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송영석 기자! <질문> 자치단체들이 어쩌다가 기업들이나 하는 분식회계를 하게된겁니까? <답변> 자치단체장이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건 선심성 사업들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1차 원인입니다.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다보니까 적자가 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예결산서에 손을 대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질문> 이번에 감사원에 적발된 자치단체 어디 어딥니까? <답변> 9천억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한 인천시 사례부터 보시겠습니다. 2014년 완공을 목표인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현장입니다. 공사비가 5천억원에 달하는데요. 보시다시피 공사는 한창이지만, 애시당초 확보된 예산도, 앞으로 예산을 마련할 방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상수 전 시장이 자신의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밀어 부친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예산도 없이 공약 사업들을 강행하다보니 다른 곳에 쓸 예산까지 총동원해 메워도 결국 안 전 시장 재임동안만 9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요. 인천시는 지난 4년 동안 수입인 세입은 부풀려 잡고, 반면, 세출은 적게 잡았습니다. 다음해 쓸 예산을 미리 끌어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9천억원이 넘는 적자는 2백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조작됐습니다. 안 전 시장의 해명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안상수(전 인천시장) : "공무원들이 법과 규정에 따라서 다 했죠. 시장이 특별히 지시한다고 되는 일은 없죠." 최영근 전 경기도 화성시장은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형사고발됐습니다. 재임 기간 내내 사업비 2천 8백억에 이르는 종합경기타운 등 공약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지적을 받았었는데요. 결국 천억원이 넘는 적자가 나자 이를 덮으려 했다는 것인데, 최 전 시장은 음해라며 펄쩍 뛰고 있습니다. <녹취> 최영근(전 화성시장) : "특정 세력에 의한 정치 감사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충남 천안시도 적자 천억여 원을 14억원의 흑자가 난 것처럼 분식 결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네, 이런 것 감시하라고 있는 것이 지방의회인데 감시가 제대로 안됐나 보군요? <답변> 네,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같습니다. 지방의원들 중에는 예결산서를 봐도 뭐가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한통속이 돼 선심성 예산을 같이 챙기는가 하면, 분식회계 사실을 눈감아주기까지 했습니다. 인천시가 9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킨 사실, 시 의회는 알고도 눈감아 줬습니다. <녹취> 인천시 관계자 : "우리가 (당이) 같아서 단점도 있었겠지요. 결과적으로 돌이켜보니까 감시 기능을 못했다고 볼 수 있죠." 한술 더떠서 지방의원들은 시정을 감시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역구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어디에 쓰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자체가 의원들에게 지급하는 이른바 포괄사업비 지급실태를 감사원이 조사했더니 지자체 10곳이 적발됐습니다. 경상남도는 특히, 도의원 1인당 매년 5억원에서 10억원 씩 4년 동안 무려 천 9백억원이나 포괄사업비 명목으로 배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이 외에도 사업타당성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재정부담을 초래한 백여 건의 위법행위를 적발했습니다. 감사원의 지적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남구(감사원 지방행정감사국 과장) : "몇년 씩 지속적으로 이같은 행위가 지속될 경우 지방 재정에 위기가 올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할 지방의회의 기능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방 재정 건전성을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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