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독립 대장정, 팔레스타인은 지금

입력 2012.01.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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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 분쟁 지역 가운데 올 한해 특별히 눈여겨볼 데가 있습니다. 바로 팔레스타인인데요.. 지난해 유엔 가입을 시도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이후 독립 열망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은 이스라엘에 의해 곳곳이 차단돼 있고, 사람들은 늘 삼엄한 감시 속에 살고 있지만, 이런 압박과 곤경이 독립의 꿈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모양입니다.

지형욱 순회특파원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예수가 태어난 기독교의 성지 베들레헴. 겉으로 보기에 베들레헴은 평화로운 도시입니다. 하지만 이 곳은 팔레스타인에 속한 지역, 팽팽한 긴장이 도시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있다지만, 베들레헴은 이스라엘군의 삼엄한 통제 아래 놓여 있습니다.

<인터뷰>저말하더(베들레헴 대학교수) : “팔레스타인 땅인 이곳에는 분리장벽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많은 검문소를 세우고 유대인을 이주시켜 팔레스타인을 통제합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이스라엘 지역과 베들레헴 사이에 설치된 검문소, 오늘도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철처한 검문검색을 벌입니다. 이런 통제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거주지를 벗어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 보이는 것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설치한 거대한 분리장벽입니다. 분리장벽으로 인하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포위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빙 둘러서 총길이 700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장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스라엘 영토와 팔레스타인 지역을 분리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2002년부터 설치한 높이 8미터의 콘크리트 벽입니다.

<인터뷰>피터브레이(베들레헴 대학 총장) :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합니다. 분리장벽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분리된 삶을 살게 됐죠. 예를 들면 분리장벽이 마을과 마을 사이를 가로막아 접근이 제한됐죠.”

40년전 팔레스타인에 설립된 최초의 대학, 베들레헴 대학, 학교 교정에서 취재진은 머리에 히잡을 쓴 무슬림 학생과 쓰지 않는 기독교 학생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달리 베들레헴 대학의 무슬림과 기독교 학생들은 서로 차별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디나(베들레헴 대학생) :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이지 꼬리가 달린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감정이 있고 꿈과 희망을 품고 삽니다. 보다 나은 삶과 좋은 직장을 꿈꾸죠.”

베들레헴 대학은 개교후 12번이나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의해 휴교를 경험했습니다.

<인터뷰>로안(베들레헴 대학생) : “팔레스타인 사람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꿈과 희망이 있는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절망과 분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어나고, 교육받고 직업을 갖는 것 등 삶의 모든 과정에서 나라 없는 설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오마르(베들레헴 대학생) : “우리에겐 치안, 안보, 일자리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죠. 나는 4년 후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나라가 없어) 직장을 보장받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공부를 해야 합니까?”

베들레헴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곳에 팔레스타인의 임시 수도 라말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벽이 가로막고 있어 150km 넘게 우회해 가야 합니다. 게다가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를 통과해야 합니다.

<인터뷰>리먼(팔레스타인 한국대표부 직원) : “팔레스타인은 현재 라말라에 임시 행정수도를 두고 있습니다. 라말라에는 팔레스타인 정부 부처와 33개 국의 대표단과 대사관이 있습니다.”

라말라 시내에는 영어약자 PLO로 널리 알려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1964년 설립된 PLO는 팔레스타인 독립 투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고, 지금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만드는 게 최대 목표입니다.

<인터뷰>칼리디(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보좌관)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진정한) 경계가 있다면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팔레스타인에는 독립국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라파트 사망 후 독립국가 건설에 어려움을 겪어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지난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유엔 정회원국 가입은 좌절됐지만 132개국으로부터 지지 의사를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유엔산하 유네스코 가입 성공은 국제사회에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팔레스타인 현지는 독립국가 수립의 열망이 최고조에 달해 있습니다. 강력한 이스라엘의 군사력에 의해 거의 꺼져가던 독립의 불씨가 유엔가입 신청으로 다시 한번 타오르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칼리디(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보좌관) : “유네스코 회원국이 된 것은 (팔레스타인이)유엔의 일원이 되길 바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향후 전 세계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게 될 상징적인 승리입니다.”

<인터뷰>저말하더(베들레헴 대학 교수) : “이스라엘과 협상도 해보고 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려고 시도했죠. 하지만 모두 실패했고 제3의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것이 팔레스타인이 처한 상황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옛 유대인이 거주하던 유대인의 중심 지역인 동시에 아랍민족이 2000년 이상 살아온 곳입니다. 20세기 들어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이후, 두 민족간 죽고 죽이는 피의 분쟁이 이 땅을 지배해왔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나라를 세우려는 열망도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땅을 둘러싼 대결의 장 팔레스타인은, 2012년 어김없이 국제분쟁의 한복판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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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리포트] 독립 대장정, 팔레스타인은 지금
    • 입력 2012-01-29 09:31:5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지구촌 분쟁 지역 가운데 올 한해 특별히 눈여겨볼 데가 있습니다. 바로 팔레스타인인데요.. 지난해 유엔 가입을 시도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이후 독립 열망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은 이스라엘에 의해 곳곳이 차단돼 있고, 사람들은 늘 삼엄한 감시 속에 살고 있지만, 이런 압박과 곤경이 독립의 꿈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모양입니다. 지형욱 순회특파원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예수가 태어난 기독교의 성지 베들레헴. 겉으로 보기에 베들레헴은 평화로운 도시입니다. 하지만 이 곳은 팔레스타인에 속한 지역, 팽팽한 긴장이 도시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있다지만, 베들레헴은 이스라엘군의 삼엄한 통제 아래 놓여 있습니다. <인터뷰>저말하더(베들레헴 대학교수) : “팔레스타인 땅인 이곳에는 분리장벽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많은 검문소를 세우고 유대인을 이주시켜 팔레스타인을 통제합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이스라엘 지역과 베들레헴 사이에 설치된 검문소, 오늘도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철처한 검문검색을 벌입니다. 이런 통제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거주지를 벗어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 보이는 것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설치한 거대한 분리장벽입니다. 분리장벽으로 인하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포위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빙 둘러서 총길이 700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장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스라엘 영토와 팔레스타인 지역을 분리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2002년부터 설치한 높이 8미터의 콘크리트 벽입니다. <인터뷰>피터브레이(베들레헴 대학 총장) :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합니다. 분리장벽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분리된 삶을 살게 됐죠. 예를 들면 분리장벽이 마을과 마을 사이를 가로막아 접근이 제한됐죠.” 40년전 팔레스타인에 설립된 최초의 대학, 베들레헴 대학, 학교 교정에서 취재진은 머리에 히잡을 쓴 무슬림 학생과 쓰지 않는 기독교 학생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달리 베들레헴 대학의 무슬림과 기독교 학생들은 서로 차별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디나(베들레헴 대학생) :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이지 꼬리가 달린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감정이 있고 꿈과 희망을 품고 삽니다. 보다 나은 삶과 좋은 직장을 꿈꾸죠.” 베들레헴 대학은 개교후 12번이나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의해 휴교를 경험했습니다. <인터뷰>로안(베들레헴 대학생) : “팔레스타인 사람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꿈과 희망이 있는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절망과 분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어나고, 교육받고 직업을 갖는 것 등 삶의 모든 과정에서 나라 없는 설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오마르(베들레헴 대학생) : “우리에겐 치안, 안보, 일자리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죠. 나는 4년 후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나라가 없어) 직장을 보장받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공부를 해야 합니까?” 베들레헴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곳에 팔레스타인의 임시 수도 라말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벽이 가로막고 있어 150km 넘게 우회해 가야 합니다. 게다가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를 통과해야 합니다. <인터뷰>리먼(팔레스타인 한국대표부 직원) : “팔레스타인은 현재 라말라에 임시 행정수도를 두고 있습니다. 라말라에는 팔레스타인 정부 부처와 33개 국의 대표단과 대사관이 있습니다.” 라말라 시내에는 영어약자 PLO로 널리 알려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1964년 설립된 PLO는 팔레스타인 독립 투쟁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고, 지금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만드는 게 최대 목표입니다. <인터뷰>칼리디(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보좌관)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진정한) 경계가 있다면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팔레스타인에는 독립국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라파트 사망 후 독립국가 건설에 어려움을 겪어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지난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유엔 정회원국 가입은 좌절됐지만 132개국으로부터 지지 의사를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유엔산하 유네스코 가입 성공은 국제사회에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팔레스타인 현지는 독립국가 수립의 열망이 최고조에 달해 있습니다. 강력한 이스라엘의 군사력에 의해 거의 꺼져가던 독립의 불씨가 유엔가입 신청으로 다시 한번 타오르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칼리디(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보좌관) : “유네스코 회원국이 된 것은 (팔레스타인이)유엔의 일원이 되길 바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향후 전 세계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게 될 상징적인 승리입니다.” <인터뷰>저말하더(베들레헴 대학 교수) : “이스라엘과 협상도 해보고 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려고 시도했죠. 하지만 모두 실패했고 제3의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것이 팔레스타인이 처한 상황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옛 유대인이 거주하던 유대인의 중심 지역인 동시에 아랍민족이 2000년 이상 살아온 곳입니다. 20세기 들어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이후, 두 민족간 죽고 죽이는 피의 분쟁이 이 땅을 지배해왔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나라를 세우려는 열망도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땅을 둘러싼 대결의 장 팔레스타인은, 2012년 어김없이 국제분쟁의 한복판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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