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생 ‘부정 선발’ 여전

입력 2012.02.02 (00:05) 수정 2012.02.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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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등록금 내고도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 거액을 받고 골라 들어가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고교 스타급 선수들만의 얘깁니다.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대학전형 부정 실태에 대해 얘기 나누겠습니다.

송영석 기자!!

<질문> 대학들의 스타 선수 모시기 경쟁, 일종의 관행 아니었습니까? 여전한가보군요?

<답변>

네, 감사원이 선수진이 화려한 사립대 9곳을 대상으로 체육특기생 전형과정을 살펴봤더니, 한곳도 빠짐없이 모든 학교가 돈을 주고 우수한 선수들을 끌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학들은 눈여겨본 학생들을 점찍어뒀다가, 일찌감치 그들만을 위한 입학전형을 몰래 진행해 왔는데요.

고교 스타급 배구 선수였던 A 씨는 지난해 대학 배구 최강인 인하대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인하대 입학이 결정된 건 고3이 된 직후인 2010년 봄이었습니다.

학교 측은 대가로 A씨 부모에게만 1억원 이상을 건넸습니다.

한양대 배구팀과 연세대 농구팀도 억대의 몸값을 지불하고, 유명선수들을 영입했습니다.

연세대는 지난 3년 동안 우수선수 7명을 데려오는데 5억원 이상을 썼습니다.

대학들은 고교 코치들에게도 많게는 수천만 원씩 지불했는데요.

대학 감독 출신인 전직 프로 선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전직 프로선수(음성변조): "감독을 통해서 접촉이 시작되고 감독을 통해서 부모를 만나게 되고 의사 표현을 하게 되는거죠. 스타선수들이 갖는 부가가치는 상당하니까 (이런 관행을) 없애기는 쉽지가 않을거에요."

<질문> 기량이 월등한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한 당연한 투자 아니냐 그런 시각도 있지만, 문제는 정부 당국이 사전 스카우트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답변>

네, 대학농구와 배구 전성기 때는 대학들의 스카우트 경쟁이 더 치열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평범한 학생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000년 대학의 선수 스카우트를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지침만 정해놓고 감독이나 실태조사 등 사후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다보니, 여전히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데요.

감사원 감사결과 9개 대학에 지난 3년 동안 72명이 돈을 받고 입학했고, 이들에게 지급된 스카우트비는 29억 원에 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속칭 끼워넣기 때문에 더 커지는 건데요.

끼워넣기란 출신 고등학교에서 A급 선수를 보내주는 대신 실력이 별로 없는 선수나 심지어 일반학생까지 덤으로 데려가는 것을 말합니다.

전직 프로선수 얘기 더 들어보겠습니다.

<녹취>전직 프로선수(음성변조): "A급 선수가 있으면 TO 를 많이 확보해서 많은 선수를 진학을 시키자 하는 의도도 있고, 그런 문제는 아마 쉽게 근절되기가 어려울 거에요."

<질문> 자격요건이 없는 학생들을 부정 입학시킨 대학들도 적발됐다고요?

<답변>

네, 대학들 입시 부정, 더이상 놀랄 일도 아닌데요.

앞서 드러난 농어촌, 재외국민 특별전형 뿐만아니라, 편입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서울 주요 사립대만을 대상으로 편입학 과정을 들여다봤더니, 모든 대학에서 부정입학사례가 적발됐습니다.

고려대는 같은 계열 출신만 편입학 응시가 가능하도록 제한규정을 정해놓고도, 인문계 전공자 2명을 자연계 학과에 편입학시켰습니다.

대학도 아닌 직업전문학교 출신을 편입시키거나 잘못 입력된 성적을 반영해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뀐 학교도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교과부에 관리 책임을 묻는 한편, 해당 대학들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학들 이름 공개는 거부했습니다.

대학들 반발이 우려돼서 그렇다는 감사원 입장도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대학들 행태로 봐선 명단을 열심히 공개해야, 그나마 대학들이 여론에 못이겨서 잘못을 시정하려는 시늉이라도 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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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특기생 ‘부정 선발’ 여전
    • 입력 2012-02-02 00:05:31
    • 수정2012-02-02 14: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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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등록금 내고도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 거액을 받고 골라 들어가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고교 스타급 선수들만의 얘깁니다.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대학전형 부정 실태에 대해 얘기 나누겠습니다. 송영석 기자!! <질문> 대학들의 스타 선수 모시기 경쟁, 일종의 관행 아니었습니까? 여전한가보군요? <답변> 네, 감사원이 선수진이 화려한 사립대 9곳을 대상으로 체육특기생 전형과정을 살펴봤더니, 한곳도 빠짐없이 모든 학교가 돈을 주고 우수한 선수들을 끌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학들은 눈여겨본 학생들을 점찍어뒀다가, 일찌감치 그들만을 위한 입학전형을 몰래 진행해 왔는데요. 고교 스타급 배구 선수였던 A 씨는 지난해 대학 배구 최강인 인하대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인하대 입학이 결정된 건 고3이 된 직후인 2010년 봄이었습니다. 학교 측은 대가로 A씨 부모에게만 1억원 이상을 건넸습니다. 한양대 배구팀과 연세대 농구팀도 억대의 몸값을 지불하고, 유명선수들을 영입했습니다. 연세대는 지난 3년 동안 우수선수 7명을 데려오는데 5억원 이상을 썼습니다. 대학들은 고교 코치들에게도 많게는 수천만 원씩 지불했는데요. 대학 감독 출신인 전직 프로 선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전직 프로선수(음성변조): "감독을 통해서 접촉이 시작되고 감독을 통해서 부모를 만나게 되고 의사 표현을 하게 되는거죠. 스타선수들이 갖는 부가가치는 상당하니까 (이런 관행을) 없애기는 쉽지가 않을거에요." <질문> 기량이 월등한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한 당연한 투자 아니냐 그런 시각도 있지만, 문제는 정부 당국이 사전 스카우트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답변> 네, 대학농구와 배구 전성기 때는 대학들의 스카우트 경쟁이 더 치열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평범한 학생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000년 대학의 선수 스카우트를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지침만 정해놓고 감독이나 실태조사 등 사후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다보니, 여전히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데요. 감사원 감사결과 9개 대학에 지난 3년 동안 72명이 돈을 받고 입학했고, 이들에게 지급된 스카우트비는 29억 원에 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속칭 끼워넣기 때문에 더 커지는 건데요. 끼워넣기란 출신 고등학교에서 A급 선수를 보내주는 대신 실력이 별로 없는 선수나 심지어 일반학생까지 덤으로 데려가는 것을 말합니다. 전직 프로선수 얘기 더 들어보겠습니다. <녹취>전직 프로선수(음성변조): "A급 선수가 있으면 TO 를 많이 확보해서 많은 선수를 진학을 시키자 하는 의도도 있고, 그런 문제는 아마 쉽게 근절되기가 어려울 거에요." <질문> 자격요건이 없는 학생들을 부정 입학시킨 대학들도 적발됐다고요? <답변> 네, 대학들 입시 부정, 더이상 놀랄 일도 아닌데요. 앞서 드러난 농어촌, 재외국민 특별전형 뿐만아니라, 편입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서울 주요 사립대만을 대상으로 편입학 과정을 들여다봤더니, 모든 대학에서 부정입학사례가 적발됐습니다. 고려대는 같은 계열 출신만 편입학 응시가 가능하도록 제한규정을 정해놓고도, 인문계 전공자 2명을 자연계 학과에 편입학시켰습니다. 대학도 아닌 직업전문학교 출신을 편입시키거나 잘못 입력된 성적을 반영해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뀐 학교도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교과부에 관리 책임을 묻는 한편, 해당 대학들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학들 이름 공개는 거부했습니다. 대학들 반발이 우려돼서 그렇다는 감사원 입장도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대학들 행태로 봐선 명단을 열심히 공개해야, 그나마 대학들이 여론에 못이겨서 잘못을 시정하려는 시늉이라도 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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