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제약사 직원이 스테로이드 빼돌려

입력 2012.02.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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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연 3조원 대로 커지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인 스테로이드 성분 같은 걸 불법으로 섞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2년 동안 제조업자 26명이 적발됐습니다.

특히 제약업체 직원들이 의약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의약품 관리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한승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항염증,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중 가장 강력한 덱사메타손이라는 약입니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인데 모 제약업체 전무 등 영업직 12명이 몰래 이 약을 빼돌렸습니다.

약국에 납품한 것처럼 서류만 꾸민 뒤 2008년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4억 원어치를 브로커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시킨 겁니다.

<인터뷰> 불법유통 제약업체 영업사원 : "거래처에 밀어내기로 팔았다가 반품시켜준다고 하고 가져와서 그런 식으로 (유통했던 거죠)."

약의 일부는 처방 없이 그대로 팔려나갔습니다.

<인터뷰> 김형중(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 "무자격자들을 통해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등산로 등지에서 관절염 특효약으로 30정들이로 판매하였고..."

대부분의 약은 건강식품제조업체와 건강원 등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환약 등 각종 건강식품에 가루로 빻은 스테로이드를 섞어서 파는 겁니다.

<인터뷰> 장태혁(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 : "소비자들이 드셨을 때 빠른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쟁업체보다 부당이득을 많이 취할 수 있고 그래서..."

덱사메타손은 약효가 센 만큼 부작용도 큽니다.

<인터뷰> 박천욱 교수(강남성심병원 피부과) : "심하게 될 경우에는 뼈에 골다공증이라던가 무혈성 괴사를 초래할 수가 있고요,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고..."

그동안 중국 등으로 추정됐던 불법 스테로이드의 출처가 사실은 국내라는 점도 처음 드러났습니다.

특히 이런 불법유통이 특별 수사를 통해서 드러났다는 점은 평소 의약품 관리제도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식약청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제약업체 직원 12명과 브로커 두 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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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제약사 직원이 스테로이드 빼돌려
    • 입력 2012-02-14 2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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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연 3조원 대로 커지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인 스테로이드 성분 같은 걸 불법으로 섞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2년 동안 제조업자 26명이 적발됐습니다. 특히 제약업체 직원들이 의약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의약품 관리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한승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항염증,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중 가장 강력한 덱사메타손이라는 약입니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인데 모 제약업체 전무 등 영업직 12명이 몰래 이 약을 빼돌렸습니다. 약국에 납품한 것처럼 서류만 꾸민 뒤 2008년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4억 원어치를 브로커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시킨 겁니다. <인터뷰> 불법유통 제약업체 영업사원 : "거래처에 밀어내기로 팔았다가 반품시켜준다고 하고 가져와서 그런 식으로 (유통했던 거죠)." 약의 일부는 처방 없이 그대로 팔려나갔습니다. <인터뷰> 김형중(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 "무자격자들을 통해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등산로 등지에서 관절염 특효약으로 30정들이로 판매하였고..." 대부분의 약은 건강식품제조업체와 건강원 등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환약 등 각종 건강식품에 가루로 빻은 스테로이드를 섞어서 파는 겁니다. <인터뷰> 장태혁(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 : "소비자들이 드셨을 때 빠른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쟁업체보다 부당이득을 많이 취할 수 있고 그래서..." 덱사메타손은 약효가 센 만큼 부작용도 큽니다. <인터뷰> 박천욱 교수(강남성심병원 피부과) : "심하게 될 경우에는 뼈에 골다공증이라던가 무혈성 괴사를 초래할 수가 있고요,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고..." 그동안 중국 등으로 추정됐던 불법 스테로이드의 출처가 사실은 국내라는 점도 처음 드러났습니다. 특히 이런 불법유통이 특별 수사를 통해서 드러났다는 점은 평소 의약품 관리제도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식약청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제약업체 직원 12명과 브로커 두 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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