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피랍 여행객, 비신사적인 행동은 무엇?

입력 2012.02.1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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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납치 사건의 빌미가 된 천안 성환체육회 회원들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충남지방경찰청 외사계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경찰과 함께 납치에 가담한 한국인 가이드 최모(33)씨는 "여행객들이 현지 여성들에게 너무 비신사적으로 굴었다"며 "골탕을 먹이려다가 뜻하지 않게 일이 커졌다"고 경찰에서 진술하고 있다.

최씨는 "회원들이 지난 13일 낮 마닐라 인근에서 휴양하는 등 시간을 보낸 뒤 저녁에는 현지 여성들과 술집에서 유흥을 즐겼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이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명문대 법대를 나온 최씨는 여행객들을 안내하면서 한 해에 20여 차례 필리핀을 드나들었다.

이 과정에서 현지에서 영업중인 이모씨의 술집을 단골로 애용해 왔다.

모든 관광 일정을 계획한 가이드 최씨는 현지 여성들에 대해 회원들이 예의 없게 굴자 술집 주인 이모씨에게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고민을 털어놓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씨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이씨는 현지의 한국인 브로커 '톰'과 현지 경찰이 가담하는 납치극을 계획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씨는 "처음 출국할 때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한국인으로서도 너무 화가 날 정도로 현지 여성들을 심하게 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서에서 1~2일 정도만 재울 생각이었다"면서 "경찰이 개입되거나 몸값을 요구하는 줄 몰랐는데 일이 너무 커졌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여행을 다녀온 일부 체육회 회원은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라며 "비신사적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회원은 "현지에서는 비가 와 대부분 시간을 호텔에서 보냈다"며 "현지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 적은 있지만, 불법업소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이드 최씨가 법에 밝다 보니 자신의 죄를 가볍게 하려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계획적인 범죄보다는 우발적인 범죄를 주장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납치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번에 여행을 나갔던 체육회 회원들을 상대로 필리핀 현지에서 위법 행위를 벌였는지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벌인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현지에 수사관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사관이 현지에서 조사하면 가이드와 체육회 회원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진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천안 성환체육회 회원 12명은 지난 11일 3박4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로 여행을 떠났다. 4명의 회원이 권총으로 무장한 현지 경찰에게 납치돼 각 600만원씩 2천400만원을 줄고 7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필리핀 현지 경찰은 이번 범행에 가담한 현역 경찰 10명을 검거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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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피랍 여행객, 비신사적인 행동은 무엇?
    • 입력 2012-02-17 18:32:25
    연합뉴스
필리핀 납치 사건의 빌미가 된 천안 성환체육회 회원들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충남지방경찰청 외사계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경찰과 함께 납치에 가담한 한국인 가이드 최모(33)씨는 "여행객들이 현지 여성들에게 너무 비신사적으로 굴었다"며 "골탕을 먹이려다가 뜻하지 않게 일이 커졌다"고 경찰에서 진술하고 있다. 최씨는 "회원들이 지난 13일 낮 마닐라 인근에서 휴양하는 등 시간을 보낸 뒤 저녁에는 현지 여성들과 술집에서 유흥을 즐겼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이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명문대 법대를 나온 최씨는 여행객들을 안내하면서 한 해에 20여 차례 필리핀을 드나들었다. 이 과정에서 현지에서 영업중인 이모씨의 술집을 단골로 애용해 왔다. 모든 관광 일정을 계획한 가이드 최씨는 현지 여성들에 대해 회원들이 예의 없게 굴자 술집 주인 이모씨에게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고민을 털어놓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씨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이씨는 현지의 한국인 브로커 '톰'과 현지 경찰이 가담하는 납치극을 계획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씨는 "처음 출국할 때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한국인으로서도 너무 화가 날 정도로 현지 여성들을 심하게 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서에서 1~2일 정도만 재울 생각이었다"면서 "경찰이 개입되거나 몸값을 요구하는 줄 몰랐는데 일이 너무 커졌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여행을 다녀온 일부 체육회 회원은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라며 "비신사적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회원은 "현지에서는 비가 와 대부분 시간을 호텔에서 보냈다"며 "현지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 적은 있지만, 불법업소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이드 최씨가 법에 밝다 보니 자신의 죄를 가볍게 하려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계획적인 범죄보다는 우발적인 범죄를 주장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납치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번에 여행을 나갔던 체육회 회원들을 상대로 필리핀 현지에서 위법 행위를 벌였는지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벌인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현지에 수사관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사관이 현지에서 조사하면 가이드와 체육회 회원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진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천안 성환체육회 회원 12명은 지난 11일 3박4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로 여행을 떠났다. 4명의 회원이 권총으로 무장한 현지 경찰에게 납치돼 각 600만원씩 2천400만원을 줄고 7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필리핀 현지 경찰은 이번 범행에 가담한 현역 경찰 10명을 검거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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