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관중 쇼크’ 폭죽·물병 추태 아찔
입력 2012.02.23 (02:01)
수정 2012.02.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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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네 번째 중동 원정에서 홈팀인 오만의 텃세에 단단히 고생을 했다.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시브 스타디움에서 치른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앞서 세 차례 중동 원정에서 매번 무승부에 그쳤던 한국은 네 번째 중동 원정에서 완승을 하고 조 1위를 확정, 런던행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표 선수들과 감독·코치진은 중동 국가의 홈 텃세에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중동 특유의 시끄럽고 산만한 응원이 그 시발점이었다.
경기 한 시간여 전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관중은 북을 치고 피리를 불어대는가 하면 확성기를 이용해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등 특유의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우리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붓는 것은 기본. 그래도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축구 국가대항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만이 계속 밀리는 경기를 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급격히 험악해 지기 시작했다.
전반 28분 오만이 간접 프리킥을 차기 직전에는 난데없이 관중석에서 날아든 폭죽이 그라운드 위에서 터져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이 후반 들어 3-0으로 앞서기 시작하자 오만 관중은 더 격한 반응을 보이며 경기장 안으로 물병과 폭죽을 잇따라 던지는 등 수준 이하의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반 28분에는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오만 관중이 던진 폭죽에 얼굴을 맞고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영은 다행히 조금 뒤 별 탈 없이 일어났지만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오만 관중이 계속 경기장 안으로 각종 오물을 던지는 등 분위기가 악화 일로로 치닫자 후반 32분께 말레이시아 출신 경기 감독관이 경기를 잠시 중단시켰다.
감독관은 물병을 치우는 등 장내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잠시 뒤 다시 경기를 재개하던 순간 관중석에서 골문을 지키던 이범영을 겨냥해 재차 물병이 날아오는 바람에 다시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관중석 앞에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되고 난 뒤에야 경기 중단 10분여 만에 다시 경기를 속개할 수 있었고 결국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주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중동 국적 심판진들도 한국 선수들의 고생에 한몫했다.
이날 주·부심 등 심판진 네 명 모두 이란 국적, 심판 감독관은 쿠웨이트 국적으로 모두 중동 국가 출신이다.
이들은 경기 전 대표팀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대로 여러 차례 오만에 유리한 파울 판정을 내렸다.
남태희(레퀴야)를 시작으로 전반 27분에는 이범영에게 경기를 더디게 진행했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주고 오만에 페널티 지역 안에서 간접 프리킥 기회를 부여했다.
전반 31분 김현성이 태클로 우리 팀에서 세 번째 경고를 받았고, 이 직후 벤치에 앉아있던 김태영 코치가 벌떡 일어나 항의하자 퇴장 명령을 내리는 등 한국에 집중적으로 카드를 집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들은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도록 다독이느라 애를 써야 했다.
다행히 여러 돌발상황에도 선수들이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은 덕에 한국은 더이상의 불상사 없이 무사히 3-0 승리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경기를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국영은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깜짝 놀랐고 정말 무서웠다"며 "폭죽이 눈 위를 스쳤는데 다행히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시간을 좀 끌어보려고 계속 누워 있었던 부분도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현성(서울)은 "오만 관중이 좋지 않은 행동을 많이 한데다 심판 판정에도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어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앞서가고 있어 크게 개의치 않고 편안하게 넘기려 했다. 후반에 경기가 중단됐을 때는 오히려 힘든데 쉴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현지 교민들이 오만 관중의 거친 응원 속에서도 '소수정예' 응원을 펼쳐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1만석 가량 규모의 시브 스타디움 대부분을 오만 관중이 가득 메운 가운데 200여명의 교민들은 한국에서 공수한 '붉은악마' 티셔츠를 맞춰 입고 본부석 오른편 관중석에 모여 앉아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했다.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시브 스타디움에서 치른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앞서 세 차례 중동 원정에서 매번 무승부에 그쳤던 한국은 네 번째 중동 원정에서 완승을 하고 조 1위를 확정, 런던행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표 선수들과 감독·코치진은 중동 국가의 홈 텃세에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중동 특유의 시끄럽고 산만한 응원이 그 시발점이었다.
경기 한 시간여 전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관중은 북을 치고 피리를 불어대는가 하면 확성기를 이용해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등 특유의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우리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붓는 것은 기본. 그래도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축구 국가대항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만이 계속 밀리는 경기를 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급격히 험악해 지기 시작했다.
전반 28분 오만이 간접 프리킥을 차기 직전에는 난데없이 관중석에서 날아든 폭죽이 그라운드 위에서 터져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이 후반 들어 3-0으로 앞서기 시작하자 오만 관중은 더 격한 반응을 보이며 경기장 안으로 물병과 폭죽을 잇따라 던지는 등 수준 이하의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반 28분에는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오만 관중이 던진 폭죽에 얼굴을 맞고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영은 다행히 조금 뒤 별 탈 없이 일어났지만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오만 관중이 계속 경기장 안으로 각종 오물을 던지는 등 분위기가 악화 일로로 치닫자 후반 32분께 말레이시아 출신 경기 감독관이 경기를 잠시 중단시켰다.
감독관은 물병을 치우는 등 장내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잠시 뒤 다시 경기를 재개하던 순간 관중석에서 골문을 지키던 이범영을 겨냥해 재차 물병이 날아오는 바람에 다시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관중석 앞에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되고 난 뒤에야 경기 중단 10분여 만에 다시 경기를 속개할 수 있었고 결국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주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중동 국적 심판진들도 한국 선수들의 고생에 한몫했다.
이날 주·부심 등 심판진 네 명 모두 이란 국적, 심판 감독관은 쿠웨이트 국적으로 모두 중동 국가 출신이다.
이들은 경기 전 대표팀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대로 여러 차례 오만에 유리한 파울 판정을 내렸다.
남태희(레퀴야)를 시작으로 전반 27분에는 이범영에게 경기를 더디게 진행했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주고 오만에 페널티 지역 안에서 간접 프리킥 기회를 부여했다.
전반 31분 김현성이 태클로 우리 팀에서 세 번째 경고를 받았고, 이 직후 벤치에 앉아있던 김태영 코치가 벌떡 일어나 항의하자 퇴장 명령을 내리는 등 한국에 집중적으로 카드를 집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들은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도록 다독이느라 애를 써야 했다.
다행히 여러 돌발상황에도 선수들이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은 덕에 한국은 더이상의 불상사 없이 무사히 3-0 승리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경기를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국영은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깜짝 놀랐고 정말 무서웠다"며 "폭죽이 눈 위를 스쳤는데 다행히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시간을 좀 끌어보려고 계속 누워 있었던 부분도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현성(서울)은 "오만 관중이 좋지 않은 행동을 많이 한데다 심판 판정에도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어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앞서가고 있어 크게 개의치 않고 편안하게 넘기려 했다. 후반에 경기가 중단됐을 때는 오히려 힘든데 쉴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현지 교민들이 오만 관중의 거친 응원 속에서도 '소수정예' 응원을 펼쳐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1만석 가량 규모의 시브 스타디움 대부분을 오만 관중이 가득 메운 가운데 200여명의 교민들은 한국에서 공수한 '붉은악마' 티셔츠를 맞춰 입고 본부석 오른편 관중석에 모여 앉아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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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2-23 02:01:22
- 수정2012-02-23 07:02:17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네 번째 중동 원정에서 홈팀인 오만의 텃세에 단단히 고생을 했다.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시브 스타디움에서 치른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앞서 세 차례 중동 원정에서 매번 무승부에 그쳤던 한국은 네 번째 중동 원정에서 완승을 하고 조 1위를 확정, 런던행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표 선수들과 감독·코치진은 중동 국가의 홈 텃세에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중동 특유의 시끄럽고 산만한 응원이 그 시발점이었다.
경기 한 시간여 전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관중은 북을 치고 피리를 불어대는가 하면 확성기를 이용해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등 특유의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우리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붓는 것은 기본. 그래도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축구 국가대항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만이 계속 밀리는 경기를 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급격히 험악해 지기 시작했다.
전반 28분 오만이 간접 프리킥을 차기 직전에는 난데없이 관중석에서 날아든 폭죽이 그라운드 위에서 터져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이 후반 들어 3-0으로 앞서기 시작하자 오만 관중은 더 격한 반응을 보이며 경기장 안으로 물병과 폭죽을 잇따라 던지는 등 수준 이하의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반 28분에는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오만 관중이 던진 폭죽에 얼굴을 맞고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영은 다행히 조금 뒤 별 탈 없이 일어났지만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오만 관중이 계속 경기장 안으로 각종 오물을 던지는 등 분위기가 악화 일로로 치닫자 후반 32분께 말레이시아 출신 경기 감독관이 경기를 잠시 중단시켰다.
감독관은 물병을 치우는 등 장내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잠시 뒤 다시 경기를 재개하던 순간 관중석에서 골문을 지키던 이범영을 겨냥해 재차 물병이 날아오는 바람에 다시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관중석 앞에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되고 난 뒤에야 경기 중단 10분여 만에 다시 경기를 속개할 수 있었고 결국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주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중동 국적 심판진들도 한국 선수들의 고생에 한몫했다.
이날 주·부심 등 심판진 네 명 모두 이란 국적, 심판 감독관은 쿠웨이트 국적으로 모두 중동 국가 출신이다.
이들은 경기 전 대표팀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대로 여러 차례 오만에 유리한 파울 판정을 내렸다.
남태희(레퀴야)를 시작으로 전반 27분에는 이범영에게 경기를 더디게 진행했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주고 오만에 페널티 지역 안에서 간접 프리킥 기회를 부여했다.
전반 31분 김현성이 태클로 우리 팀에서 세 번째 경고를 받았고, 이 직후 벤치에 앉아있던 김태영 코치가 벌떡 일어나 항의하자 퇴장 명령을 내리는 등 한국에 집중적으로 카드를 집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들은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도록 다독이느라 애를 써야 했다.
다행히 여러 돌발상황에도 선수들이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은 덕에 한국은 더이상의 불상사 없이 무사히 3-0 승리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경기를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국영은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깜짝 놀랐고 정말 무서웠다"며 "폭죽이 눈 위를 스쳤는데 다행히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시간을 좀 끌어보려고 계속 누워 있었던 부분도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현성(서울)은 "오만 관중이 좋지 않은 행동을 많이 한데다 심판 판정에도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어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앞서가고 있어 크게 개의치 않고 편안하게 넘기려 했다. 후반에 경기가 중단됐을 때는 오히려 힘든데 쉴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현지 교민들이 오만 관중의 거친 응원 속에서도 '소수정예' 응원을 펼쳐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1만석 가량 규모의 시브 스타디움 대부분을 오만 관중이 가득 메운 가운데 200여명의 교민들은 한국에서 공수한 '붉은악마' 티셔츠를 맞춰 입고 본부석 오른편 관중석에 모여 앉아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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