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항만 ‘월곶항’…토사 쌓여 폐항

입력 2012.02.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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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997년 경기도 시흥시가 500억 원을 들여 만든 월곶항입니다.

오후 들어 밀물이 되면서 조금씩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만조가 됐는데도 이처럼 어선들이 갯벌 위에 얹혀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구는 맞는데 배가 다닐 수 없는 항구.

먼저 그 실태를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물이 빠지면서 월곶항의 바닥이 드러납니다.

갯벌이 선착장 바로 앞까지 쌓여 있습니다.

나무 막대기를 찔러 넣자, 쑥쑥 들어갑니다.

<인터뷰> 송선일(월곶 어촌계장) : "여기는 지금 보시다시피 6m 이상 갯벌이 퇴적됐고, 심한 곳은 8m, 10m까지 쌓인 상태니까"

심지어, 바닷물이 밀려드는 만조가 되도 배가 다닐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어선 200여 척 가운데 180척 정도는 조업을 포기했습니다.

이처럼 월곶항이 기능을 잃게 된 것은 처음 만들 때부터 지형적 특성과 조류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갯골을 따라 빠른 유속으로 항구에 토사가 쌓이는데, 물이 빠져나갈 때는 상대적으로 유속이 느려 퇴적물이 배출되지 않는 것입니다.

어선들이 조업을 포기하자, 수산물 공판장도 이미 문을 닫았고, 부둣가에는 폐 그물만 가득 쌓여 있습니다.

점심때인데도 횟집에는 손님이 없습니다.

<인터뷰> 이광철(월곶항 횟집 주인) : "고깃배 하나 안들어오지, 이렇게 장사가 안된 것도 꽤 됐어요"

어부들이 떠나고 상인들마저 등을 돌린 월곶 항은 이제 이름뿐인 항구가 됐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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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백억 항만 ‘월곶항’…토사 쌓여 폐항
    • 입력 2012-02-25 0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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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997년 경기도 시흥시가 500억 원을 들여 만든 월곶항입니다. 오후 들어 밀물이 되면서 조금씩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만조가 됐는데도 이처럼 어선들이 갯벌 위에 얹혀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구는 맞는데 배가 다닐 수 없는 항구. 먼저 그 실태를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물이 빠지면서 월곶항의 바닥이 드러납니다. 갯벌이 선착장 바로 앞까지 쌓여 있습니다. 나무 막대기를 찔러 넣자, 쑥쑥 들어갑니다. <인터뷰> 송선일(월곶 어촌계장) : "여기는 지금 보시다시피 6m 이상 갯벌이 퇴적됐고, 심한 곳은 8m, 10m까지 쌓인 상태니까" 심지어, 바닷물이 밀려드는 만조가 되도 배가 다닐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어선 200여 척 가운데 180척 정도는 조업을 포기했습니다. 이처럼 월곶항이 기능을 잃게 된 것은 처음 만들 때부터 지형적 특성과 조류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갯골을 따라 빠른 유속으로 항구에 토사가 쌓이는데, 물이 빠져나갈 때는 상대적으로 유속이 느려 퇴적물이 배출되지 않는 것입니다. 어선들이 조업을 포기하자, 수산물 공판장도 이미 문을 닫았고, 부둣가에는 폐 그물만 가득 쌓여 있습니다. 점심때인데도 횟집에는 손님이 없습니다. <인터뷰> 이광철(월곶항 횟집 주인) : "고깃배 하나 안들어오지, 이렇게 장사가 안된 것도 꽤 됐어요" 어부들이 떠나고 상인들마저 등을 돌린 월곶 항은 이제 이름뿐인 항구가 됐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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