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제] 국제유가 ‘고공행진’

입력 2012.02.28 (16:14) 수정 2012.02.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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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란 핵 위기로 인해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범기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질문> 범 기자, 먼저 국제 유가 추이부터 살펴볼까요, 얼마나 오른 겁니까?

<답변>

중동 두바이산 원유 값이 보통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데요, 지난 23일에 배럴당 가격이 12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고요. 사상 최고가가 2008년 7월에 기록한 140달러였으니까 거의 근접해가고 있는 셈입니다.

두바이유 가격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인데요,

지난해 최고가는 119달러였습니다. 이미 넘어섰고요,

지난해 10월에 배럴당 96달러로 100달러 선 아래 있던 유가는 그 뒤로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 국제 유가 상승세 원인은 역시 이란 핵개발 의혹으로 불거진 서방과 이란 사이 갈등이겠죠?

<답변>

물론입니다.

IAEA,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 핵 활동이 군사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놓은 게 지난해 9월이었습니다.

11월 초에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단순한 설이 아니라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입에서 나왔고요.

이때부터 국제유가는 본격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를 실행하고 있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경고하며 맞서면서 국제유가 상승세는 가팔라졌습니다.

이란은 또 영국과 프랑스에 원유 수출을 끊겠다면서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기로 한 유럽 국가에 정면 대응을 선언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미국 항공모함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맴돌고 있고 이란은 이란대로 핵시설 주변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는 등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이 핵탄두 두 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이미 생산했다고 밝히는 등 긴장은 계속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질문>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차량 운행하기 겁난다는 분들 많던데요, 국내 유가는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1월 5일부터 53일째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어제 전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1리터에 2001원 35전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천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름값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2079원을 비롯해 경기도와 인천 등 8개 시도에서 2천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 비용 가운데 기름값 비중이 높은 항공사나 운수회사 등은 벌써 걱정이 태산입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천cc 미만 경차 시세가 한달 전보다 20에서 70만 원씩 오른 반면 배기량이 큰 차종은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50에서 200만 원씩 떨어졌습니다.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자 정부는 두바이유 가격이 130달러를 넘을 경우를 대비해 단계별 비상 조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질문> 앞으로 유가 전망, 어떻습니까?

<답변>

국제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란 핵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그리스 구제금융이 순조롭게 처리될 경우 세계 경제가 회복될 거라는 기대로 수요가 늘 수 있습니다.

수요 공급 두 측면 모두 기름값을 밀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유류세를 내리거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다지만 물가 압박에 무역수지 적자 등, 경제 충격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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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경제] 국제유가 ‘고공행진’
    • 입력 2012-02-28 16:14:01
    • 수정2012-02-28 16:19:52
    오늘의 경제
<앵커 멘트> 국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란 핵 위기로 인해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범기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질문> 범 기자, 먼저 국제 유가 추이부터 살펴볼까요, 얼마나 오른 겁니까? <답변> 중동 두바이산 원유 값이 보통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데요, 지난 23일에 배럴당 가격이 12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고요. 사상 최고가가 2008년 7월에 기록한 140달러였으니까 거의 근접해가고 있는 셈입니다. 두바이유 가격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인데요, 지난해 최고가는 119달러였습니다. 이미 넘어섰고요, 지난해 10월에 배럴당 96달러로 100달러 선 아래 있던 유가는 그 뒤로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 국제 유가 상승세 원인은 역시 이란 핵개발 의혹으로 불거진 서방과 이란 사이 갈등이겠죠? <답변> 물론입니다. IAEA,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 핵 활동이 군사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놓은 게 지난해 9월이었습니다. 11월 초에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단순한 설이 아니라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입에서 나왔고요. 이때부터 국제유가는 본격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를 실행하고 있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경고하며 맞서면서 국제유가 상승세는 가팔라졌습니다. 이란은 또 영국과 프랑스에 원유 수출을 끊겠다면서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기로 한 유럽 국가에 정면 대응을 선언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미국 항공모함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맴돌고 있고 이란은 이란대로 핵시설 주변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는 등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이 핵탄두 두 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이미 생산했다고 밝히는 등 긴장은 계속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질문>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차량 운행하기 겁난다는 분들 많던데요, 국내 유가는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 1월 5일부터 53일째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어제 전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1리터에 2001원 35전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천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름값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2079원을 비롯해 경기도와 인천 등 8개 시도에서 2천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 비용 가운데 기름값 비중이 높은 항공사나 운수회사 등은 벌써 걱정이 태산입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천cc 미만 경차 시세가 한달 전보다 20에서 70만 원씩 오른 반면 배기량이 큰 차종은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50에서 200만 원씩 떨어졌습니다.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자 정부는 두바이유 가격이 130달러를 넘을 경우를 대비해 단계별 비상 조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질문> 앞으로 유가 전망, 어떻습니까? <답변> 국제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란 핵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그리스 구제금융이 순조롭게 처리될 경우 세계 경제가 회복될 거라는 기대로 수요가 늘 수 있습니다. 수요 공급 두 측면 모두 기름값을 밀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유류세를 내리거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다지만 물가 압박에 무역수지 적자 등, 경제 충격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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