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北, 2012 런던올림픽 준비 한창

입력 2012.03.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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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 체육계가 130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 올림픽 준비에 한창입니다.

한 때 불참설도 나돌았지만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첫 올림픽 출전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해 9월 5일. 중국 지난시에서 남북 여자 축구대표팀 간의 경기가 열렸다.

이 날 경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3차전 경기였다. 전반 4분, 북한 쪽 골문이 먼저 열렸다.

그리고 4분 뒤인 전반 8분.

<녹취> 조선중앙TV (2011년 9월 23일) : "연락(패스) 좋습니다. 단독에 좋은 기회, 문지기(골키퍼)가 뚫렸습니다. 빈 문에 그대로 차 넣어서 성공시키는..."

북한 라은심 선수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이후 북한의 잇단 공세에 남한은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승리로 북한 여자축구팀은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남한은 끝내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이 1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3일 북한은 9개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유도, 사격, 레슬링 등 개인종목에서 강세를 보였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시했던 것도 우리 인민의 체형에 맞는 종목을 육성을 시키고 강화시켜라, 그래서 대표적인 게 이제 사격이고 체조고 여자 축구고 복싱이고 이런 것들입니다. 역시 그러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종목들에 대해서는 강세를 가지고 있고."

지난 해 12월,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북한의 런던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웅 북한 IOC 위원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관측을 일축했다.

<녹취> 지난달 8일, <미국의 소리> 전화 인터뷰 中 : "그거 잘못된 오보가 좀 나간 것 같아요. 다 자기 궤도에서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님 서거하신 거 사실이고, 애도기간이 있었고, 그렇지만 훈련에서 차질이 있다거나 올림픽 준비에선 아무런 변화도 없고 잘되고 있고..."

북한이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것은 지난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이다.

북한은 첫 출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내 주목을 받았다.

북한은 이어 4년 후인 72년 뮌헨 하계 올림픽에서 사격으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하계 올림픽 무대에도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84년 LA 올림픽과 88년 서울 올림픽에 2차례 연속 불참했던 북한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총 네 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국제 사회에서 보면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더 먼저 올림픽에서는 강국의 위상을 갖고 있었던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경제적으로 조금 안정됐던 7,80년대에 자랐던 청소년들이 96년 이전을 기점으로 해서는 경기력이 좀 높았었고..."

북한은 대개 10살 전후의 체육 인재들을 각종 체육시험을 거쳐 발굴한다.

이들은 학교 체육팀이나 지역의 체육 인재를 양성하는 체육 구락부에 소속돼 본격적인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이 중 우수한 인재들은 우리의 실업 팀에 해당하는 사회 체육단에 입단돼 일종의 직업 선수로 양성된다.

북한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사회 체육단에서 선수를 선발해 대표팀을 구성한다.

<인터뷰> 정의성(탈북자, 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중학교 거쳐서 구락부 거쳐서 도 체육단을 거쳐서 학원을 거쳐서
그 다음에 체육단인 거예요. 분류가, 그 사회 체육단이라고 하면 어디보다 월등하니까 들어간 거예요. 북한의 사회 체육단 가운데 4.25 체육단은 단연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949년 북한 체육지도위원회 산하기관으로 조직된 4.25 체육단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지대한 관심 속에 북한의 대표적인 체육단으로 성장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1년 8월 17일) :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많은 훈련 기재들과 운동복들, 갖가지 당과류까지 보내주시면서 체육인 병사들의 훈련과 생활을 따뜻이 보살펴 주신 사랑의 전설을 전해주는..."

현재 북한 군 산하에 있는 4.25 체육단은 소속 선수만 6백여 명으로 유도의 계순희, 축구의 홍영조 등 여러 종목에서 국가 대표를 배출했다.

북한에는 현재 4.25 체육단 외에도 기관차 체육단, 압록강 체육단 등 수십여 개의 사회체육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여자 유도 결승전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세계선수권대회 6연패의 일본 다무라 료코 선수를 누르고 무명의 북한 선수 계순희가 금메달을 거머쥔 것이다.

이후 세계선수대회까지 휩쓴 계순희에게 북한은 지난 2007년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했다.

북한 마라톤의 영웅으로 불리는 정성옥의 경우는 더욱 특별하다.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정성옥은 당초 우승후보의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일명 페이스 메이커였다.

그러나 정성옥은 ‘깜짝 금메달’과 함께 ‘금메달은 김정일 장군님 덕택’이라고 말한 우승 소감에 힘입어 북한 체육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공화국 영웅’이라는 칭호를 수여받았다.

<인터뷰> 도명학(NK지식인연대 사무국장/탈북자) : "우리 장군님께서 성옥아 어서 오라 하고 부르는 것 같아서 거기로 달려가느라 뛰었다고 그러니까 이런 게 세계적으로 굶어죽는 나라에서 죽만 먹고 뛴 여자가 어떻게 당선하냐 이게 뭐 이슈거리가 되니까 김정일이 그게 기분 좋은 거죠. 그러니까 보거든 마침 벤츠도 주고 줄건 다 줬어요."

북한은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거나 특별히 나라의 명예를 드높였다고 평가될 때 공화국 영웅이나 노력 영웅의 칭호를 수여한다.

또 그 다음으로 올림픽이나 국제 대회 3위 이내 입상자에게는 인민 체육인, 아시안 게임과 같은 지역별 대회나 국내 대회 우승자에게는 공훈 체육인의 칭호가 수여된다.

공화국 영웅부터 공훈 체육인까지는 모두 특별배급에다 연금, 숙소 제공 등의 온갖 특혜를 받는다는 점에서 일반 주민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국제 대회 나가서 우승해 오면 통 크게 평양 시내에 아파트도 줍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로 얘기하면 국회의원도 시켜줍니다. 이런 비전을 주고 대우를 해주는데 체육에 관계되는 사람들이 혈안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대회 성적에 따라 북한 당국의 지원과 혜택이 크게 달라지다보니 부정과 편법도 심심치 않게 자행된다.

다른 체육단의 선수를 자기 체육단인 것처럼 위장해 쓰거나 팀 성적을 위해 일부 학교는 소속 선수들을 일부러 유급시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탈북자는 말한다.

<인터뷰> 정의성(탈북자, 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그냥 계속 여기로 말하면 계속 임대해 가는 거예요. 돈 주고 임대하고 돈 주고 임대하고, 시합 때만 쓰는 거예요. 중학교 때부터 있어요. 막 쉽게 말하면 부정선수거든요. 내가 알기로는 최고로 5년 동안 학교 졸업 못한 사람 있어요. 계속 내려 앉히는 거예요."

북한은 1988년 평양 청춘거리에 우리의 태릉선수촌에 해당하는 대규모 체육시설을 건설했다.

안골체육촌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175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부지에 10개의 경기장과 체육관이 있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우리로 보면 지금 올림픽 공원하고 잠실 종합 운동장을 한 지역에 모아놓은 형태가 되겠죠. 몇 년 전에 제가 갔을 때 보고 참 규모면에서 굉장히 놀랐고 논리 정연하게 질서정연하게 잘 구축이 되고 있었는데."

북한 당국이 경제난 속에서도 체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체육이 선전 선동과 주민 결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북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국제 대회 경기 장면이 자주 방송되는 것도 북한에서 열리는 체육 대회가 대부분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생일이나 체제를 기념하기 위한 날을 전후인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에 올림픽에서 연거푸 한 개의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8년 만에 간신히 금메달 2개를 따내며 명예를 회복한 듯 보였지만, 188명이라는 역대 최다 참가 인원에 비춰 보면 이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때문에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맞이한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지금 당장 배가 고파도 빠진다고 할 것 같으면 북한이 굉장히 저렇게 어렵겠구나라고 하는 세계적으로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주게 될 거란 말이에요. 이건 자존심 상했을 때 용납 못하죠. 그래서 인민들이 조금 어렵더라도 선수단을 좀 축소해서라도 반드시 좀 참가하려고 하는 그런 욕심들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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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北, 2012 런던올림픽 준비 한창
    • 입력 2012-03-10 10:19:58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 체육계가 130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 올림픽 준비에 한창입니다. 한 때 불참설도 나돌았지만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첫 올림픽 출전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해 9월 5일. 중국 지난시에서 남북 여자 축구대표팀 간의 경기가 열렸다. 이 날 경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3차전 경기였다. 전반 4분, 북한 쪽 골문이 먼저 열렸다. 그리고 4분 뒤인 전반 8분. <녹취> 조선중앙TV (2011년 9월 23일) : "연락(패스) 좋습니다. 단독에 좋은 기회, 문지기(골키퍼)가 뚫렸습니다. 빈 문에 그대로 차 넣어서 성공시키는..." 북한 라은심 선수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이후 북한의 잇단 공세에 남한은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승리로 북한 여자축구팀은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남한은 끝내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이 1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3일 북한은 9개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유도, 사격, 레슬링 등 개인종목에서 강세를 보였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시했던 것도 우리 인민의 체형에 맞는 종목을 육성을 시키고 강화시켜라, 그래서 대표적인 게 이제 사격이고 체조고 여자 축구고 복싱이고 이런 것들입니다. 역시 그러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종목들에 대해서는 강세를 가지고 있고." 지난 해 12월,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북한의 런던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웅 북한 IOC 위원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관측을 일축했다. <녹취> 지난달 8일, <미국의 소리> 전화 인터뷰 中 : "그거 잘못된 오보가 좀 나간 것 같아요. 다 자기 궤도에서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님 서거하신 거 사실이고, 애도기간이 있었고, 그렇지만 훈련에서 차질이 있다거나 올림픽 준비에선 아무런 변화도 없고 잘되고 있고..." 북한이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것은 지난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이다. 북한은 첫 출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내 주목을 받았다. 북한은 이어 4년 후인 72년 뮌헨 하계 올림픽에서 사격으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하계 올림픽 무대에도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84년 LA 올림픽과 88년 서울 올림픽에 2차례 연속 불참했던 북한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총 네 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국제 사회에서 보면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더 먼저 올림픽에서는 강국의 위상을 갖고 있었던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경제적으로 조금 안정됐던 7,80년대에 자랐던 청소년들이 96년 이전을 기점으로 해서는 경기력이 좀 높았었고..." 북한은 대개 10살 전후의 체육 인재들을 각종 체육시험을 거쳐 발굴한다. 이들은 학교 체육팀이나 지역의 체육 인재를 양성하는 체육 구락부에 소속돼 본격적인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이 중 우수한 인재들은 우리의 실업 팀에 해당하는 사회 체육단에 입단돼 일종의 직업 선수로 양성된다. 북한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사회 체육단에서 선수를 선발해 대표팀을 구성한다. <인터뷰> 정의성(탈북자, 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중학교 거쳐서 구락부 거쳐서 도 체육단을 거쳐서 학원을 거쳐서 그 다음에 체육단인 거예요. 분류가, 그 사회 체육단이라고 하면 어디보다 월등하니까 들어간 거예요. 북한의 사회 체육단 가운데 4.25 체육단은 단연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949년 북한 체육지도위원회 산하기관으로 조직된 4.25 체육단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지대한 관심 속에 북한의 대표적인 체육단으로 성장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1년 8월 17일) :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많은 훈련 기재들과 운동복들, 갖가지 당과류까지 보내주시면서 체육인 병사들의 훈련과 생활을 따뜻이 보살펴 주신 사랑의 전설을 전해주는..." 현재 북한 군 산하에 있는 4.25 체육단은 소속 선수만 6백여 명으로 유도의 계순희, 축구의 홍영조 등 여러 종목에서 국가 대표를 배출했다. 북한에는 현재 4.25 체육단 외에도 기관차 체육단, 압록강 체육단 등 수십여 개의 사회체육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여자 유도 결승전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세계선수권대회 6연패의 일본 다무라 료코 선수를 누르고 무명의 북한 선수 계순희가 금메달을 거머쥔 것이다. 이후 세계선수대회까지 휩쓴 계순희에게 북한은 지난 2007년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했다. 북한 마라톤의 영웅으로 불리는 정성옥의 경우는 더욱 특별하다.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정성옥은 당초 우승후보의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일명 페이스 메이커였다. 그러나 정성옥은 ‘깜짝 금메달’과 함께 ‘금메달은 김정일 장군님 덕택’이라고 말한 우승 소감에 힘입어 북한 체육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공화국 영웅’이라는 칭호를 수여받았다. <인터뷰> 도명학(NK지식인연대 사무국장/탈북자) : "우리 장군님께서 성옥아 어서 오라 하고 부르는 것 같아서 거기로 달려가느라 뛰었다고 그러니까 이런 게 세계적으로 굶어죽는 나라에서 죽만 먹고 뛴 여자가 어떻게 당선하냐 이게 뭐 이슈거리가 되니까 김정일이 그게 기분 좋은 거죠. 그러니까 보거든 마침 벤츠도 주고 줄건 다 줬어요." 북한은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거나 특별히 나라의 명예를 드높였다고 평가될 때 공화국 영웅이나 노력 영웅의 칭호를 수여한다. 또 그 다음으로 올림픽이나 국제 대회 3위 이내 입상자에게는 인민 체육인, 아시안 게임과 같은 지역별 대회나 국내 대회 우승자에게는 공훈 체육인의 칭호가 수여된다. 공화국 영웅부터 공훈 체육인까지는 모두 특별배급에다 연금, 숙소 제공 등의 온갖 특혜를 받는다는 점에서 일반 주민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국제 대회 나가서 우승해 오면 통 크게 평양 시내에 아파트도 줍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로 얘기하면 국회의원도 시켜줍니다. 이런 비전을 주고 대우를 해주는데 체육에 관계되는 사람들이 혈안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대회 성적에 따라 북한 당국의 지원과 혜택이 크게 달라지다보니 부정과 편법도 심심치 않게 자행된다. 다른 체육단의 선수를 자기 체육단인 것처럼 위장해 쓰거나 팀 성적을 위해 일부 학교는 소속 선수들을 일부러 유급시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탈북자는 말한다. <인터뷰> 정의성(탈북자, 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그냥 계속 여기로 말하면 계속 임대해 가는 거예요. 돈 주고 임대하고 돈 주고 임대하고, 시합 때만 쓰는 거예요. 중학교 때부터 있어요. 막 쉽게 말하면 부정선수거든요. 내가 알기로는 최고로 5년 동안 학교 졸업 못한 사람 있어요. 계속 내려 앉히는 거예요." 북한은 1988년 평양 청춘거리에 우리의 태릉선수촌에 해당하는 대규모 체육시설을 건설했다. 안골체육촌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175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부지에 10개의 경기장과 체육관이 있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우리로 보면 지금 올림픽 공원하고 잠실 종합 운동장을 한 지역에 모아놓은 형태가 되겠죠. 몇 년 전에 제가 갔을 때 보고 참 규모면에서 굉장히 놀랐고 논리 정연하게 질서정연하게 잘 구축이 되고 있었는데." 북한 당국이 경제난 속에서도 체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체육이 선전 선동과 주민 결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북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국제 대회 경기 장면이 자주 방송되는 것도 북한에서 열리는 체육 대회가 대부분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생일이나 체제를 기념하기 위한 날을 전후인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에 올림픽에서 연거푸 한 개의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8년 만에 간신히 금메달 2개를 따내며 명예를 회복한 듯 보였지만, 188명이라는 역대 최다 참가 인원에 비춰 보면 이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때문에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맞이한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지금 당장 배가 고파도 빠진다고 할 것 같으면 북한이 굉장히 저렇게 어렵겠구나라고 하는 세계적으로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주게 될 거란 말이에요. 이건 자존심 상했을 때 용납 못하죠. 그래서 인민들이 조금 어렵더라도 선수단을 좀 축소해서라도 반드시 좀 참가하려고 하는 그런 욕심들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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