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활강 스키장 예정지 ‘외지인 싹쓸이’

입력 2012.03.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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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계올림픽 활강스키장 건설이 예정된 가리왕산 아래 마을의 땅을 외지인들이 대거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개발 이익을 노린 투기로 보입니다.

이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전형적인 강원도 산간마을입니다.

마을 여기저기 밭이 있던 곳에 웬일인지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땅 소유주는 경기도의 한 건설사 대푭니다.

<녹취> 00 건설사 대표:"어차피 농지법상 농사를 지어야 되는 거고 우리가 또 관상수 재배를 하고 있으니까 그거는 필요한 거죠."

건설사 대표와 친인척이 이 마을에 갖고 있는 땅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4만여 평입니다.

가리왕산에 올림픽 활강스키장을 만들 경우 결승점이 자리 잡는 곳을 지난 98년부터 2005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매입한 겁니다.

건설사 대표는 지난 2001년, 강원도에 활강스키장 예정지로 가리왕산을 제안하고 함께 답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민식(평창동계올림픽 대회지원국장):"정선군하고 협의를 해서 어떤 스키리조트를 건설할 차원에서 협의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거론된 지난 99년부터 지금까지 거래된 전체 토지 7만 2천 평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 사람이 5만 4천 평, 75%를 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농지를 취득한 뒤에는 나무를 심어 농지법을 피해 나가거나 불법으로 대리경작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현지 주민:"다 남을 줘서 남이 경작하고 있지 않나 직접 짓는 사람은 보지 못했어요."

정선군이 일제단속을 했다는 2천8년 이후 숙암리에서 농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타 시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녹취> 유홍균(정선군 북평면사무소):"불법 임대를 했는지 전수 세밀조사에 들어 가면 나타나겠는데 지금까지 보면 그런 게 아니라 현지 가서 농사를 지었으며 농사를 지었구나 그렇게 판단해 버리는 거죠"

땅값도 많이 올라 그 피해가 현지인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충일(정선군 번영연합회장):"현지 땅값은 엄청 올랐고요. 그러다 보니까 현지인들이 땅을 구입할래도 구입할 수가 없고 또 내놓는 땅 자체가 없습니다."

동계 올림픽 유치에 환호하는 사이 개발 호재가 있는 땅은 어디든 외지인들에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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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계올림픽 활강 스키장 예정지 ‘외지인 싹쓸이’
    • 입력 2012-03-22 23: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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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계올림픽 활강스키장 건설이 예정된 가리왕산 아래 마을의 땅을 외지인들이 대거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개발 이익을 노린 투기로 보입니다. 이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전형적인 강원도 산간마을입니다. 마을 여기저기 밭이 있던 곳에 웬일인지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땅 소유주는 경기도의 한 건설사 대푭니다. <녹취> 00 건설사 대표:"어차피 농지법상 농사를 지어야 되는 거고 우리가 또 관상수 재배를 하고 있으니까 그거는 필요한 거죠." 건설사 대표와 친인척이 이 마을에 갖고 있는 땅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4만여 평입니다. 가리왕산에 올림픽 활강스키장을 만들 경우 결승점이 자리 잡는 곳을 지난 98년부터 2005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매입한 겁니다. 건설사 대표는 지난 2001년, 강원도에 활강스키장 예정지로 가리왕산을 제안하고 함께 답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민식(평창동계올림픽 대회지원국장):"정선군하고 협의를 해서 어떤 스키리조트를 건설할 차원에서 협의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거론된 지난 99년부터 지금까지 거래된 전체 토지 7만 2천 평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 사람이 5만 4천 평, 75%를 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농지를 취득한 뒤에는 나무를 심어 농지법을 피해 나가거나 불법으로 대리경작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현지 주민:"다 남을 줘서 남이 경작하고 있지 않나 직접 짓는 사람은 보지 못했어요." 정선군이 일제단속을 했다는 2천8년 이후 숙암리에서 농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타 시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녹취> 유홍균(정선군 북평면사무소):"불법 임대를 했는지 전수 세밀조사에 들어 가면 나타나겠는데 지금까지 보면 그런 게 아니라 현지 가서 농사를 지었으며 농사를 지었구나 그렇게 판단해 버리는 거죠" 땅값도 많이 올라 그 피해가 현지인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충일(정선군 번영연합회장):"현지 땅값은 엄청 올랐고요. 그러다 보니까 현지인들이 땅을 구입할래도 구입할 수가 없고 또 내놓는 땅 자체가 없습니다." 동계 올림픽 유치에 환호하는 사이 개발 호재가 있는 땅은 어디든 외지인들에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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