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美, ‘과잉 진료’ 제동 지침 발표…우리는?

입력 2012.04.0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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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 가면 받아야 할 검사가 왜 이리 많을까요?

큰 병 걸리는 것보단 낫지, 해서 검사를 받긴 하지만 다 받고 나면 꼭 해야 했을까,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의사들이 스스로, 필요 없는 검사, 치료가 무엇인지 지침서를 내놨습니다.

워싱턴 이춘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의 권유로 정밀 검사를 받고 있는 환자들입니다.

미국인들의 의료 검진 건수는 한해 평균 10억건.

세계에서 가장 검사를 많이 받는 국민들입니다.

이 과잉 진료의 악순환을 멈추자는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미국 9개 전문의 협회와 유명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리포트는 오늘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의료 검진 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의례적으로 이뤄지는 심전도 검사와 단순한 허리 통증이나 실신 환자에 MRI 또는 CT 촬영 축농증이나 호흡기 질환에 예외없는 항생제 처방 등 45 가지가 그 대상입니다.

<녹취> 섀넌 브라운리(뉴아메리카 보건 정책 계획) : "지나치게 잦은 의료 검진과 치료는 매우 해롭습니다."

최첨단 진료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 의료계의 이런 움직임은 고가의 검사나 진료가운데 상당수가 불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한해 지출되는 의료비 2조 6천억 달러 가운데 3분의 1이 낭비라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막대한 의료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는 의사들의 자발적인 과잉진료 자제 캠페인이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춘호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나라 상황은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건강보험 진료비를 따져 보니까 지난 십년 동안 2,5 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건강보험 재정이 휘청거릴 수 밖에 없겠죠.

노인인구가 늘어서 그렇다지만 검사 받을 때마다 돈 내는 방식도 문젭니다.

박광식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릎이 아파 병원을 찾은 60대 여성입니다.

혈액검사에, 엑스레이, MRI 검사까지 의사의 처방한 만큼 돈을 냅니다.

<인터뷰> 이춘식(무릎 통증 환자) : "이 검사, 저 검사 한 군데 검사하려면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검사가 많아요."

의사가 처방을 많이 내야 병원수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병원은 과잉진료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과잉진료 판정을 받아서 삭감되거나 환수된 건수만 지난 2010년에도 천팔백만 건을 넘었습니다.

이런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당국은 포괄 수가제를 도입했습니다.

<인터뷰> 고선혜(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포괄수가관리실 실장) : "검사를 한번 해야 할 것을 서너 번 하셨다면 한 번 정도로 줄여야 하는 이런 내용을 심사하게 되는 거고, 포괄로 묶게 되면은 병원에서는 꼭 필요한 진료만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줄어듭니다.)"

실제로 포괄 수가제를 시행하는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면 환자가 내는 비용은 18만 원에 불과하지만,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된 병원에서는 5-60만 원을 내야합니다.

<인터뷰> 구명섭(포괄수가제 적용 백내장 수술 환자) :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저렴해서 기분 좋습니다."

오는 7월부터는 7개 질병 군에 대해 포괄 수가제가 의무적으로 확대 적용돼 과잉 진료를 줄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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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美, ‘과잉 진료’ 제동 지침 발표…우리는?
    • 입력 2012-04-05 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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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 가면 받아야 할 검사가 왜 이리 많을까요? 큰 병 걸리는 것보단 낫지, 해서 검사를 받긴 하지만 다 받고 나면 꼭 해야 했을까,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의사들이 스스로, 필요 없는 검사, 치료가 무엇인지 지침서를 내놨습니다. 워싱턴 이춘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의 권유로 정밀 검사를 받고 있는 환자들입니다. 미국인들의 의료 검진 건수는 한해 평균 10억건. 세계에서 가장 검사를 많이 받는 국민들입니다. 이 과잉 진료의 악순환을 멈추자는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미국 9개 전문의 협회와 유명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리포트는 오늘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의료 검진 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의례적으로 이뤄지는 심전도 검사와 단순한 허리 통증이나 실신 환자에 MRI 또는 CT 촬영 축농증이나 호흡기 질환에 예외없는 항생제 처방 등 45 가지가 그 대상입니다. <녹취> 섀넌 브라운리(뉴아메리카 보건 정책 계획) : "지나치게 잦은 의료 검진과 치료는 매우 해롭습니다." 최첨단 진료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 의료계의 이런 움직임은 고가의 검사나 진료가운데 상당수가 불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한해 지출되는 의료비 2조 6천억 달러 가운데 3분의 1이 낭비라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막대한 의료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는 의사들의 자발적인 과잉진료 자제 캠페인이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춘호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나라 상황은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건강보험 진료비를 따져 보니까 지난 십년 동안 2,5 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건강보험 재정이 휘청거릴 수 밖에 없겠죠. 노인인구가 늘어서 그렇다지만 검사 받을 때마다 돈 내는 방식도 문젭니다. 박광식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릎이 아파 병원을 찾은 60대 여성입니다. 혈액검사에, 엑스레이, MRI 검사까지 의사의 처방한 만큼 돈을 냅니다. <인터뷰> 이춘식(무릎 통증 환자) : "이 검사, 저 검사 한 군데 검사하려면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검사가 많아요." 의사가 처방을 많이 내야 병원수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병원은 과잉진료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과잉진료 판정을 받아서 삭감되거나 환수된 건수만 지난 2010년에도 천팔백만 건을 넘었습니다. 이런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당국은 포괄 수가제를 도입했습니다. <인터뷰> 고선혜(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포괄수가관리실 실장) : "검사를 한번 해야 할 것을 서너 번 하셨다면 한 번 정도로 줄여야 하는 이런 내용을 심사하게 되는 거고, 포괄로 묶게 되면은 병원에서는 꼭 필요한 진료만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줄어듭니다.)" 실제로 포괄 수가제를 시행하는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면 환자가 내는 비용은 18만 원에 불과하지만,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된 병원에서는 5-60만 원을 내야합니다. <인터뷰> 구명섭(포괄수가제 적용 백내장 수술 환자) :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저렴해서 기분 좋습니다." 오는 7월부터는 7개 질병 군에 대해 포괄 수가제가 의무적으로 확대 적용돼 과잉 진료를 줄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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