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중소 조선사, ‘줄도산’ 위기…대책은?

입력 2012.04.0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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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재(신아 SB 노조지회장) : "더 많은 고통도 분담을 할 수 있는 각오가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척이라도 수주를 받는다면, 우리는 일을 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멘트>



세계 조선시장에서 한국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중소 조선사의 생산 비중은 韓. 中. 日 3국 가운데 우리가 낮습니다.



더 큰 문제는 중소 조선사의 줄 도산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먼저, 오종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형 조선소 3곳이 밀집한 경남 통영의 조선단지, 최근 조선업계 불황으로 수주 난을 겪던 이 회사는, 지난 2월, 결국 파산했습니다.



<녹취> 파산 조선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모든 근로자가 해고되고, 자산 매각을 해서 채권자들에게 돌려줄 계획입니다."



나머지 2곳도 벌써 4년째, 일감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8~9월쯤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



수주를 해야 회생할 수 있지만, 채권단이 선수금 지급 보증을 꺼려, 폐업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때, 5,700여 명에 달하던 근로자는 절반 가까이나 일터를 잃었습니다.



조선업 불황은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져, 문닫는 식당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희자(조선소 인근 식당 주인) : "진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말도 못해요."



지난 2004년 120여 곳이던 중소 조선사는 최근 70여 개로 급감했고, 그나마도 상당수는 부도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자재를 만드는 하청업체로까지 연쇄 파산이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앵커 멘트>



하지만 빅 3로 불리는 국내 대형 조선사는 불황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LNG 선에 이어 최근엔 해양 플랜트까지 끊임없는 변신 노력이 비결입니다.



계속해서 안종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1970년대 초, 울산 미포만 백사장에 세워진 조선소,



1년 3개월 만에 최초의 유조선, ’아틀란틱-배런호’가 탄생했습니다.



<인터뷰> 조상래(대한 조선학회 회장) : "인력이 있었습니까, 충분한 재원이 지원됐습니까? 그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와서..."



기술. 자본도 없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끊임없는 혁신과 변신을 무기로 세계시장 흐름을 선도했습니다.



첨단 LNG 선박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무려 80%,



올 1분기, 신규 발주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부동의 세계 1위를 지켰습니다.



수주 잔량에서도 1위에서 6위까지 싹쓸이하면서, 대형 조선 3사의 연매출만도 50조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박도근(현대중공업/72년 입사) : "그저 하겠다는 열정과, 도전 정신 하나만으로 이렇게 거대한 선박을 만들었습니다.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특히 최근엔 초대형 플랜트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원유를 시추하고, 정제하는 초대형 플랜트가 세계 조선시장의 대세인데, 기술력에서 크게 앞서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멘트>



그럼 조선업계가 겪고 있는 이 양극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최지영 기자!



지금 서 있는 곳이 국내 업체가 건조한 해양 플랜트죠?



<기자 멘트>



네, 1척에 1~2조 원을 호가하는 해상 원유 채굴시설인데요.



최근 고유가 속에 발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크선 등 중소 조선사가 의존하는 일반 상선 시황은 좋지 못합니다.



지난 2007년까지 치솟기만 하던 국제 선박 가격은,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급락했습니다.



당시 가장 많은 배를 발주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그리스였는데, 지금은 국가 부도에 처했습니다.



과잉 투자 거품이 꺼지면서 단 1척이라도 해외 선박 수주에 성공한 조선사 수가, 3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나 줄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불황을 감지한 국내 금융권이 수출 선수금 보증을 꺼리며 중소 조선사 자금줄을 압박했습니다.



더구나, 우리보다 30% 이상 싼 헐값에 중소 선박 등을 수출하는 중국의 저가 공세도 여전합니다.



그럼, 중소 조선업계를 위한 대책, 어떤 게 있을까요?



노준철 기자는 빅3와 중소 조선업체가 상생 노력을 해야된다고 말합니다.



<리포트>



대형 조선사들과 중소 부품업체들이 6년 전, 공동으로 세운 물류센터.



대형 조선사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고, 중소기업은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김영복(조선 기자재 조합 본부장) : "대기업이 적극 참여하고, 중소기업이 혜택을 보는 상생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똑같이 완성 배를 만드는 대형과 중소 조선사 간에도 이런 상생이 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해외시장 경험이 풍부한 대형 조선사가, 중소 조선사들의 회생을 도울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홍성인(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대형 조선의 마케팅 능력이라든지 기술 능력을 (중소업체와)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과잉, 중복 투자의 거품은 걷어내더라도, 될성부른 중소 조선사에는, 과감히 금융 지원을 하는, 정책적 배려도 필요합니다.



불황에 빠져 있는 세계 조선산업의 시황이 개선될 걸로 보이는 시점은 오는 2015년쯤,



미래시장의 성장을 나눌 조선업체 간 상생의 협력을 본격 시작돼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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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중소 조선사, ‘줄도산’ 위기…대책은?
    • 입력 2012-04-06 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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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재(신아 SB 노조지회장) : "더 많은 고통도 분담을 할 수 있는 각오가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척이라도 수주를 받는다면, 우리는 일을 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멘트>

세계 조선시장에서 한국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중소 조선사의 생산 비중은 韓. 中. 日 3국 가운데 우리가 낮습니다.

더 큰 문제는 중소 조선사의 줄 도산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먼저, 오종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형 조선소 3곳이 밀집한 경남 통영의 조선단지, 최근 조선업계 불황으로 수주 난을 겪던 이 회사는, 지난 2월, 결국 파산했습니다.

<녹취> 파산 조선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모든 근로자가 해고되고, 자산 매각을 해서 채권자들에게 돌려줄 계획입니다."

나머지 2곳도 벌써 4년째, 일감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8~9월쯤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

수주를 해야 회생할 수 있지만, 채권단이 선수금 지급 보증을 꺼려, 폐업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때, 5,700여 명에 달하던 근로자는 절반 가까이나 일터를 잃었습니다.

조선업 불황은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져, 문닫는 식당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희자(조선소 인근 식당 주인) : "진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말도 못해요."

지난 2004년 120여 곳이던 중소 조선사는 최근 70여 개로 급감했고, 그나마도 상당수는 부도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자재를 만드는 하청업체로까지 연쇄 파산이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앵커 멘트>

하지만 빅 3로 불리는 국내 대형 조선사는 불황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LNG 선에 이어 최근엔 해양 플랜트까지 끊임없는 변신 노력이 비결입니다.

계속해서 안종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1970년대 초, 울산 미포만 백사장에 세워진 조선소,

1년 3개월 만에 최초의 유조선, ’아틀란틱-배런호’가 탄생했습니다.

<인터뷰> 조상래(대한 조선학회 회장) : "인력이 있었습니까, 충분한 재원이 지원됐습니까? 그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와서..."

기술. 자본도 없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끊임없는 혁신과 변신을 무기로 세계시장 흐름을 선도했습니다.

첨단 LNG 선박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무려 80%,

올 1분기, 신규 발주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부동의 세계 1위를 지켰습니다.

수주 잔량에서도 1위에서 6위까지 싹쓸이하면서, 대형 조선 3사의 연매출만도 50조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박도근(현대중공업/72년 입사) : "그저 하겠다는 열정과, 도전 정신 하나만으로 이렇게 거대한 선박을 만들었습니다.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특히 최근엔 초대형 플랜트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원유를 시추하고, 정제하는 초대형 플랜트가 세계 조선시장의 대세인데, 기술력에서 크게 앞서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멘트>

그럼 조선업계가 겪고 있는 이 양극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최지영 기자!

지금 서 있는 곳이 국내 업체가 건조한 해양 플랜트죠?

<기자 멘트>

네, 1척에 1~2조 원을 호가하는 해상 원유 채굴시설인데요.

최근 고유가 속에 발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크선 등 중소 조선사가 의존하는 일반 상선 시황은 좋지 못합니다.

지난 2007년까지 치솟기만 하던 국제 선박 가격은,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급락했습니다.

당시 가장 많은 배를 발주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그리스였는데, 지금은 국가 부도에 처했습니다.

과잉 투자 거품이 꺼지면서 단 1척이라도 해외 선박 수주에 성공한 조선사 수가, 3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나 줄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불황을 감지한 국내 금융권이 수출 선수금 보증을 꺼리며 중소 조선사 자금줄을 압박했습니다.

더구나, 우리보다 30% 이상 싼 헐값에 중소 선박 등을 수출하는 중국의 저가 공세도 여전합니다.

그럼, 중소 조선업계를 위한 대책, 어떤 게 있을까요?

노준철 기자는 빅3와 중소 조선업체가 상생 노력을 해야된다고 말합니다.

<리포트>

대형 조선사들과 중소 부품업체들이 6년 전, 공동으로 세운 물류센터.

대형 조선사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고, 중소기업은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김영복(조선 기자재 조합 본부장) : "대기업이 적극 참여하고, 중소기업이 혜택을 보는 상생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똑같이 완성 배를 만드는 대형과 중소 조선사 간에도 이런 상생이 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해외시장 경험이 풍부한 대형 조선사가, 중소 조선사들의 회생을 도울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홍성인(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대형 조선의 마케팅 능력이라든지 기술 능력을 (중소업체와)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과잉, 중복 투자의 거품은 걷어내더라도, 될성부른 중소 조선사에는, 과감히 금융 지원을 하는, 정책적 배려도 필요합니다.

불황에 빠져 있는 세계 조선산업의 시황이 개선될 걸로 보이는 시점은 오는 2015년쯤,

미래시장의 성장을 나눌 조선업체 간 상생의 협력을 본격 시작돼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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