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위기의 통합진보당 “총체적 부정”

입력 2012.05.0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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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통합진보당이 창당후 최대위기에 빠졌습니다. 첫째 진보세력의 생명이라할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는 점 둘째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책임진 사람은 없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임세흠 기자, 다양한 형태의 부정 행위가 있었다는거죠?

<답변>
네. 보름간의 자체 조사를 마치고 발표를 했는데, 작심을 한 듯이 표현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조준호 위원장 발표 내용 보시죠.

<녹취> 조준호(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원장):"진상조사위원회는 비례대표 후보 선거가 선거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 규정한다."

부정 행위의 내용도 다양했습니다.

먼저, 온라인 투표를 보면 같은 IP 주소에서 여러 명이 투표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진상조사위는 여기에 한 사람이 여럿 명의로 대리투표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고, 투표 중간에 당 직원이 투표 프로그램을 4차례 수정한 일이 있는데 이는 투표함을 미리 열어본 셈이라고 조사위는 밝혔습니다.

현장 투표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투표 마감 시간 이후, 선거권이 없는 '유령 당원'이 투표하거나 투표자와 투표함 속 투표 용지의 수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는 게 조사위의 발표입니다.

여기에 적정한 능력도 없는 온라인 투표 업체와 수의 계약하고 앞서 청년 비례대표를 온라인 투표로 선출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등 같은 문제가 있었는데도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똑같은 오류를 반복한 것도 관리 부실로 지적됐습니다.

조사위는 그래서 이번 선거가 정당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며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다만 조사위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부정이 저질러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질문>
경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결국 현재 당권파인 옛 민주노동당계에게 잘못이 있다는 얘기겠죠? 당권파 반발하고 있죠?

<답변>
네. 선거 실무를 담당했던 당 상임선대본부장이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온라인투표의 문제점으로 제기된 동일 IP 문제는 무선 공유 IP를 쓰거나, 개인 컴퓨터가 없는 노동자들이 한 컴퓨터에서 투표한 때문이고 현장 투표의 문제점은 이미 선거 당시 제기돼 6백여 표를 무효처리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당권파 일각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진상조사해야 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의엽 선대본부장 말입니다.

<녹취> 이의엽(통진당 상임선대본부장/옛 민노당계):"조사위원이 누군지는 당 대표도 모릅니다.조사위원의 공정성 객관성도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질문>
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자연스레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죠?

<답변>
네. 그래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초점은 조사위가 부정선거라고 했던 그 선거 덕에 뽑힌 비례대표 사퇴 문젭니다.

통합진보당은 6명의 비례대표를 당선시켰는데, 이 가운데 5명이 당권파로 분류됩니다.

당권파, 그러니까 옛 민주노동당계는 비례대표 사퇴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참여당계의 유시민 진보신당 탈당파 심상정 대표 등 비당권파는 한 달뒤로 예정된 당 대표 선출을 미뤄서라도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현재 당내 구도는 구 민노당원 출신의 당권파가 유시민, 심상정 대표계인 비당권파보다 3배가 넘습니다.

숫적으로 열세인 만큼 비당권파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결단"을 할 수도 있고, 그 결단의 수준에 따라 "분당"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내일 공동대표단회의를 열고, 수습책의 수준에 대해 협의할 계획입니다.

오늘 진보당의 진상조사 발표에 대해 새누리당은 지도부와 비례대표 총사퇴를, 민주통합당은 선명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고, 검찰은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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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위기의 통합진보당 “총체적 부정”
    • 입력 2012-05-02 23: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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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통합진보당이 창당후 최대위기에 빠졌습니다. 첫째 진보세력의 생명이라할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는 점 둘째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책임진 사람은 없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임세흠 기자, 다양한 형태의 부정 행위가 있었다는거죠? <답변> 네. 보름간의 자체 조사를 마치고 발표를 했는데, 작심을 한 듯이 표현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조준호 위원장 발표 내용 보시죠. <녹취> 조준호(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원장):"진상조사위원회는 비례대표 후보 선거가 선거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 규정한다." 부정 행위의 내용도 다양했습니다. 먼저, 온라인 투표를 보면 같은 IP 주소에서 여러 명이 투표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진상조사위는 여기에 한 사람이 여럿 명의로 대리투표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고, 투표 중간에 당 직원이 투표 프로그램을 4차례 수정한 일이 있는데 이는 투표함을 미리 열어본 셈이라고 조사위는 밝혔습니다. 현장 투표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투표 마감 시간 이후, 선거권이 없는 '유령 당원'이 투표하거나 투표자와 투표함 속 투표 용지의 수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는 게 조사위의 발표입니다. 여기에 적정한 능력도 없는 온라인 투표 업체와 수의 계약하고 앞서 청년 비례대표를 온라인 투표로 선출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등 같은 문제가 있었는데도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똑같은 오류를 반복한 것도 관리 부실로 지적됐습니다. 조사위는 그래서 이번 선거가 정당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며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다만 조사위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부정이 저질러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질문> 경선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결국 현재 당권파인 옛 민주노동당계에게 잘못이 있다는 얘기겠죠? 당권파 반발하고 있죠? <답변> 네. 선거 실무를 담당했던 당 상임선대본부장이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온라인투표의 문제점으로 제기된 동일 IP 문제는 무선 공유 IP를 쓰거나, 개인 컴퓨터가 없는 노동자들이 한 컴퓨터에서 투표한 때문이고 현장 투표의 문제점은 이미 선거 당시 제기돼 6백여 표를 무효처리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당권파 일각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진상조사해야 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의엽 선대본부장 말입니다. <녹취> 이의엽(통진당 상임선대본부장/옛 민노당계):"조사위원이 누군지는 당 대표도 모릅니다.조사위원의 공정성 객관성도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질문> 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자연스레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죠? <답변> 네. 그래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초점은 조사위가 부정선거라고 했던 그 선거 덕에 뽑힌 비례대표 사퇴 문젭니다. 통합진보당은 6명의 비례대표를 당선시켰는데, 이 가운데 5명이 당권파로 분류됩니다. 당권파, 그러니까 옛 민주노동당계는 비례대표 사퇴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참여당계의 유시민 진보신당 탈당파 심상정 대표 등 비당권파는 한 달뒤로 예정된 당 대표 선출을 미뤄서라도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현재 당내 구도는 구 민노당원 출신의 당권파가 유시민, 심상정 대표계인 비당권파보다 3배가 넘습니다. 숫적으로 열세인 만큼 비당권파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결단"을 할 수도 있고, 그 결단의 수준에 따라 "분당"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내일 공동대표단회의를 열고, 수습책의 수준에 대해 협의할 계획입니다. 오늘 진보당의 진상조사 발표에 대해 새누리당은 지도부와 비례대표 총사퇴를, 민주통합당은 선명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고, 검찰은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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