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기로에 선 한국 ‘진보 정당’

입력 2012.05.16 (21:59) 수정 2012.06.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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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처럼 난장판이 된 통합진보당의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보정당이 그동안 우리 사회 민주화 등에 기여한 점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당선인을 내며 기대를 했지만 부정과 폭력으로 얼룩지면서 앞길이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진보정당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전망합니다.



먼저 진보정당의 어제와 오늘을 장덕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최초의 진보정당, 진보당.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56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봉암 후보가 2백만 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당수인 조 후보가 간첩으로 몰리면서 사형당하고 당은 강제 해산을 당했습니다.



1960년엔 한국사회당이 민의원 참의원을 각각 한명씩 당선시켰습니다.



진보정당은 이후 1967년 통일사회당, 1990년 이우재 장기표 이재오 등이 주도한 민중당 등으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원내 진출에 실패하면서 정당 등록이 취소됐습니다.



그러던 진보정당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건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되면서부텁니다.



민노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0석을 얻는 기염을 토하면서 원내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종북주의 논란이 벌어지면서 2008년엔 민노당과 진보신당으로 갈라집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그리고 국민참여당은 올 4월 총선을 겨냥해 통합진보당을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진보정당 사상 최다인 13명을 국회에 진출시켰지만 경선 부정과 그 후폭풍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진보정당이지만 다양한 세력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권력 다툼 양상까지 빚고 있는데요,



홍성철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통합진보당 내의 세력구도에 대해서 정리해 드립니다.



<리포트>



통합진보당 당선인은 모두 13명입니다.



이들은 크게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로 나눠집니다.



구 당권파는 모두 6명, 민족해방, 이른바 NL입니다.



핵심은 경기동부연합으로 비례대표 2번 이석기,3번 김재연, 이상규, 김미희 당선인이 NL계로 분류됩니다



또 김선동, 오병윤 당선인은 광주전남연합 출신입니다.



신 당권파는 4명으로 민중민주,이른바 PD계열이 주류입니다.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신당 탈당파와 국민참여당 출신 강동원 당선인입니다.



비례 1번 윤금순은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비례대표 정진후,김제남,박원석 3명은 영입인사입니다.



또 이정희 전 대표는 구당권파, 조준호 전 대표와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당권파로 분류됩니다.



<앵커 멘트>



이번 통합진보당 갈등의 이면에는 운동권 내부의 오랜 이념 논쟁도 깔려 있습니다.



핵심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인데요,



강민수 기자가 이른바 NL과 PD계의 30년 논쟁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통합진보당 행사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 순서가 없습니다.



이른바 운동권의 이 같은 이념에 따른 행동에 대해 문제 제기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유시민(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 : "우리 당 행사에서 애국가를 거부하는 것이 그렇게 가치 있는 일이냐. 왜 이런 것이 금기시 돼 있냐."



심지어 구 당권파 인사들은 북한의 3대 세습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NL계의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인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종북보다 종미가 더 큰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구 당권파 상당수가 주사파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인은 민혁당 사건에 연루됐었고, 15번 황선 씨는 노동당 창건일에 평양에서 출산했습니다.



18번 강종헌 씨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3년을 복역한 바 있습니다.



구 당권파는 철지난 색깔론이라고 반박하지만 지난 2006년, 간첩단 일심회 사건을 놓고 심상정,노회찬 등 이른바 PD계열과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별했던 과거도 있습니다.



<녹취> 김종철(진보신당 부대표) : "해방 이후 독립 운동 정당성이 남한보다 북한에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건데, 이제는 다른 목소리를 내야할 때가 된거죠."



지난 30년 동안 운동권 내부에서 치열했던 종북주의 논쟁이 이번 사태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통합진보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안팎으로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고, 진성당원의 절반이 넘는 민노총은 중대 결심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로에 선 진보정당이 갈 길은 어디인지 곽희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선 부정과 폭력에 대해 진보진영이라고 너그럽지 않습니다.



"진보는 죽었다", "민주주의의 적" 등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은 쇄신이 없다면 탈당도 감행할 태셉니다.



<녹취> 김영훈(민주노총 위원장) : "혁신 비대위는 봉합 비대위가 아닙니다.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존립 근거가 없다."



거센 압박에 구 당권파도 혁신을 얘기하고 있지만 ’경선부정’은 모함이라면서 여전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미희(통합진보당 당선인/구 당권파) : "2012년 진보세력의 최대목표가 마치 당권파 제거인 것처럼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태인 교수가 최근 입당하면서 ’진보 시즌2’를 주창했고, 서기호 판사는 대중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자정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국민들의 실망이 깊은만큼 당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쇄신과 개혁을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진보 인사들은 특히 등돌린 민심을 되돌릴 시간이 별로 없다며 기득권 포기와 소통 강화, 투명한 당 운영 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희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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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기로에 선 한국 ‘진보 정당’
    • 입력 2012-05-16 21:59:18
    • 수정2012-06-01 13: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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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처럼 난장판이 된 통합진보당의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보정당이 그동안 우리 사회 민주화 등에 기여한 점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당선인을 내며 기대를 했지만 부정과 폭력으로 얼룩지면서 앞길이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진보정당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전망합니다.

먼저 진보정당의 어제와 오늘을 장덕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최초의 진보정당, 진보당.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56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봉암 후보가 2백만 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당수인 조 후보가 간첩으로 몰리면서 사형당하고 당은 강제 해산을 당했습니다.

1960년엔 한국사회당이 민의원 참의원을 각각 한명씩 당선시켰습니다.

진보정당은 이후 1967년 통일사회당, 1990년 이우재 장기표 이재오 등이 주도한 민중당 등으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원내 진출에 실패하면서 정당 등록이 취소됐습니다.

그러던 진보정당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건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되면서부텁니다.

민노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0석을 얻는 기염을 토하면서 원내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종북주의 논란이 벌어지면서 2008년엔 민노당과 진보신당으로 갈라집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그리고 국민참여당은 올 4월 총선을 겨냥해 통합진보당을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진보정당 사상 최다인 13명을 국회에 진출시켰지만 경선 부정과 그 후폭풍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진보정당이지만 다양한 세력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권력 다툼 양상까지 빚고 있는데요,

홍성철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통합진보당 내의 세력구도에 대해서 정리해 드립니다.

<리포트>

통합진보당 당선인은 모두 13명입니다.

이들은 크게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로 나눠집니다.

구 당권파는 모두 6명, 민족해방, 이른바 NL입니다.

핵심은 경기동부연합으로 비례대표 2번 이석기,3번 김재연, 이상규, 김미희 당선인이 NL계로 분류됩니다

또 김선동, 오병윤 당선인은 광주전남연합 출신입니다.

신 당권파는 4명으로 민중민주,이른바 PD계열이 주류입니다.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신당 탈당파와 국민참여당 출신 강동원 당선인입니다.

비례 1번 윤금순은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비례대표 정진후,김제남,박원석 3명은 영입인사입니다.

또 이정희 전 대표는 구당권파, 조준호 전 대표와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당권파로 분류됩니다.

<앵커 멘트>

이번 통합진보당 갈등의 이면에는 운동권 내부의 오랜 이념 논쟁도 깔려 있습니다.

핵심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인데요,

강민수 기자가 이른바 NL과 PD계의 30년 논쟁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통합진보당 행사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 순서가 없습니다.

이른바 운동권의 이 같은 이념에 따른 행동에 대해 문제 제기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유시민(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 : "우리 당 행사에서 애국가를 거부하는 것이 그렇게 가치 있는 일이냐. 왜 이런 것이 금기시 돼 있냐."

심지어 구 당권파 인사들은 북한의 3대 세습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NL계의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인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종북보다 종미가 더 큰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구 당권파 상당수가 주사파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인은 민혁당 사건에 연루됐었고, 15번 황선 씨는 노동당 창건일에 평양에서 출산했습니다.

18번 강종헌 씨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3년을 복역한 바 있습니다.

구 당권파는 철지난 색깔론이라고 반박하지만 지난 2006년, 간첩단 일심회 사건을 놓고 심상정,노회찬 등 이른바 PD계열과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별했던 과거도 있습니다.

<녹취> 김종철(진보신당 부대표) : "해방 이후 독립 운동 정당성이 남한보다 북한에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건데, 이제는 다른 목소리를 내야할 때가 된거죠."

지난 30년 동안 운동권 내부에서 치열했던 종북주의 논쟁이 이번 사태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통합진보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안팎으로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고, 진성당원의 절반이 넘는 민노총은 중대 결심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로에 선 진보정당이 갈 길은 어디인지 곽희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선 부정과 폭력에 대해 진보진영이라고 너그럽지 않습니다.

"진보는 죽었다", "민주주의의 적" 등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은 쇄신이 없다면 탈당도 감행할 태셉니다.

<녹취> 김영훈(민주노총 위원장) : "혁신 비대위는 봉합 비대위가 아닙니다.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존립 근거가 없다."

거센 압박에 구 당권파도 혁신을 얘기하고 있지만 ’경선부정’은 모함이라면서 여전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미희(통합진보당 당선인/구 당권파) : "2012년 진보세력의 최대목표가 마치 당권파 제거인 것처럼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태인 교수가 최근 입당하면서 ’진보 시즌2’를 주창했고, 서기호 판사는 대중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자정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국민들의 실망이 깊은만큼 당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쇄신과 개혁을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진보 인사들은 특히 등돌린 민심을 되돌릴 시간이 별로 없다며 기득권 포기와 소통 강화, 투명한 당 운영 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희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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